브로크백 마운틴

1 애니 프루의 소설 브로크백 마운틴

<Close Range>라는 단편 모음집의 한 단편. 원서 제목은 <Close Range : Wyoming Stories>로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한 단편들을 함께 묶은 책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유명해진 후 번역본이 나와서 원제목 대신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약 40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는 단편이다. 미국 서부의 레드넥들과 카우보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한 편 한 편 우울하고 처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번역도 꽤 잘 되어 있고 우울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니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특히 문전박대당한 풍력 발전기 판매원이 그 집 아들[1]그 부분을 잘라(...)버리는 에피소드가 좀 충격적이다.[2] 아들이 고자라니

2 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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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개요

제이크 질렌할히스 레저가 주연을 맡았다. 이 외에도 앤 해서웨이, 미셸 윌리엄스 등 조연진도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감독은 대만 감독이안. 이안은 이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두 명의 카우보이 사이에서 싹트는 동성애를 소재를 하고 있어 논란이 많았던 영화다. 대략적인 내용은 거칠게 살아오던 두 카우보이 에니스 델 마와 잭 트위스트가 여름 한철 브로크백 산에서 머무르며 양치기 일을 하다가 함께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되고,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3] 평생 몇 년에 한 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슬픈 관계를 이어가다가 잭이 사망하고[4], 남은 한 사람이 평생동안 함께 머물렀던 브로크백 마운틴과 그 추억을 그리며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던 시대와 여러 이유가 겹쳐 평생 함께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하다 새드엔딩으로 끝난 한 연인의 이야기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없다면 애절한 멜로드라마로 감상하기 좋은 수작이다. 실제 그 과정이 상당히 납득이 가게 그렸을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호연과 감독의 뛰어난 연출,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5] 더불어 영상미 있는 작품으로 호평이었다.

여담이지만 잭과 에니스는 동성애자라기 보다는 양성애자에 가깝다고 보는 설도 있다. 잭과 에니스가 자신의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했는지 아니면 사회적인 이유로 결혼한 것인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부극의 시대 이래로 터프한 남성과 이성애자의 상징이었던 카우보이를 동성애자로 그려낸 것에 상당히 논란과 주목을 받았고, 또한 히스 레저의 사후에 그의 연기 변천사를 알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같이 출연했던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 커리어에서도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질렌할 본인은 이 영화가 언급되는 걸 싫어하지만, 베어 그릴스도 언급했고, SNL에서는 직접 언급하는 대신 객석에 두 명의 카우보이를 앉혀 놓는 걸로 질렌할을 놀렸다. 제이크 질렌할이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어디를 나가도 게이 카우보이 기믹이 되니 지겨워 하는 맥락. 보다 자세한 설명은 제이크 질렌할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인터뷰 기사 링크(히스레저#), (이안#)

BL팬들이 많은 성우 갤러리에선 오래전부터 준떡밥이 된 영화로 유명한데, '우리말 더빙이 되었으면 좋겠는 영화'로써 항상 화제가 된다. 간혹 이 때문에 호기심을 가져 영화를 보는 남갤러들도 있는 듯.

미국 개봉 당시 조지 워커 부시는 비난하지 않았지만 개신교 골수 신자라서 보지는 않았다고 한다.

2.2 잡다한 사항들

두 주인공인 히스 레저제이크 질렌할은 영화를 찍으며 매우 친해졌다. 극중에서 둘이 재회하여 격정적으로 키스하는 씬이 있는데 이때 히스가 제이크를 너무 세게 몰아 붙여서 제이크의 코가 부러질 뻔 한 일이 있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제이크는 이 일을 웃으며 회자했다.

히스 레저는 2008년에 개봉한 배트맨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를 연기했는데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자신의 연인을 맡았던 제이크 질렌할의 친누나인 매기 질렌할이었다. 따라서 히스는 생전에 질렌할 남매 모두와 연기 호흡을 맞춘 셈. 다크나이트 개봉 전에 히스가 숨져서 그에게는 이 영화가 유작이 됐는데, 다크나이트를 촬영하던 시점에도 히스는 제이크와 종종 만났다고 한다.

히스는 2004년에 이 영화를 찍다가 극중에서 자신의 아내인 알마를 연기한 미셸 윌리엄스와 실제로 교제했다. 둘이 사귀다 약혼한 사실이 알려지자 제이크는 농담삼아 "제작사에서 처음에 남녀 주조연 배우들을 위해 트레일러를 4개(히스 레저, 제이크 질렌할, 미셸 윌리엄스, 앤 해서웨이) 준비해 줬는데 나중에는 3개가 됐다."고 얘기하곤 했다. 미셸은 브로크백 마운틴 촬영 전 미팅에서 히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을 보였고 히스도 그런 미셸에게 역시 호감을 보여 브로크백 마운틴 촬영 중에 이미 교제하는 사이가 됐던 것. 그래서 히스가 미셸의 트레일러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2005년 12월에는 둘 사이에서 딸 마틸다가 태어났고, 제이크가 마틸다의 대부가 되었다. 그러나 히스와 미셸은 2007년에 파혼했다. 극중에서 에니스 부부가 딸 둘을 낳고 이혼한 것과 묘하게 겹치는 상황이라 더 안타까움을 샀다.

파혼 후에도 히스와 미셸은 마틸다 때문에 잘 지냈으나 2008년 초에 히스가 약물 오용으로 숨졌다. 당연히 미셸은 몹시 큰 충격을 받았으나 이후에도 계속 연기활동을 이어 가며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2010년에 개봉한 영화 셔터 아일랜드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테디 데니얼스의 아내인 돌로레스 샤넬 역을 맡기도 했다.

앤 해서웨이는 브로크백 마운틴에 꼭 출연하고 싶어서 프린세스 다이어리 2편을 촬영하던 중에 이 영화의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당시 하이틴 스타였던 그녀가 오디션에 참여하자 이안 감독이 놀랐다고 한다. 유명 배우를 캐스팅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 그러자 해서웨이가 직접 그를 설득해 합류했다는 비화가 있다. 그리고 해서웨이는 이 영화를 기점으로 연기의 저변이 넓어졌다는 평을 받는다. 처음에 등장할 땐 밝으면서도 저돌적인 카우걸이었지만 아버지의 농기구 사업에 참여하며 냉정한 사업가로 변해가는 루린을 완벽히 연기했다. 후반부에 잭의 사망 통보를 받고 전화한 에니스와 통화하는 씬에서 남편의 사망 경위를 침착히 설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아파하며 눈에 눈물이 고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 씬에서도 해서웨이의 뛰어난 연기력을 엿볼 수 있다.

질렌할과 해서웨이는 국내에선 2010년 초에 개봉한 영화 러브 & 드럭스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는 루린이 잭을 먼저 좋아했지만 러브 & 드럭스에서는 상황이 반대가 됐다. 파킨슨병을 앓는 여주인공 매기(해서웨이)를 남주인공 제이미(질렌할)가 정말로 사랑하게 되어 붙잡지만 매기는 아픈 자신이 제이미를 힘들게 할까봐 제이미를 밀어낸다. 그러나 제이미가 끝까지 매기를 설득해 붙잡고 매기도 결국 제이미의 마음을 받아들이면서 결국 해피엔딩을 맞는다.

구스타보 산타올라야(Gustavo Santaolalla)가 참여한 사운드트랙이 인기가 좋다. 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곡상을 받았다.

2.3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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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에 모두 고등학교를 중퇴한 시골 청년 된 잭 트위스트(제이크 질렌할)와 에니스 델마(히스 레저)는 각각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직업 알선소에 갔다가, 조 아귀레(랜디 쿼이드)의 소개로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떼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원래는 숙식을 하면 안되는 자연보호구역이지만 양떼를 돌보기 위해 편법으로 이곳에서 숙식을 하게 된 것이다. 양떼를 경계하는 일은 잭이, 식량을 받으러 가는 일은 에니스가 맡는다. 계절상으론 여름이지만 날씨가 추운 고도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눈과 차가운 비를 맞고, 양떼를 노리는 코요테도 잡으며 힘들게 일을 한다. 그 전에 이미 한번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떼를 돌봐 봤던 경력자인 잭이 에니스에게 일을 가르쳐 주며 배려해 주었고, 외딴 산 속에서 둘만 보내는 날이 늘어날수록 서로가 전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을 갖게 된다는 걸 깨닫는다.

그렇게 지내다 하루는 술을 심하게 마신 날 천막 밖에서 자던 에니스가 추위에 몹시 떨자 천막에서 자고 있던 잭은 에니스에게 안에 들어와 곁에서 자라고 한다. 같이 붙어 누워 자던 그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잭이 에니스의 손을 자신의 성기로 갖다대자 얼떨결에 섹스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모두 자신은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얘기했고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다 계속 성관계를 가졌고, 어느날 둘을 먼 발치에서 망원경으로 감시하던 책임자 조 아귀레는 결국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둘을 경멸스런 시선으로 쳐다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둘이 계속 사랑을 나누는 사이에 양들이 코요테 등의 습격으로 하나 둘 줄었고, 일하던 중에 태풍이 와 둘이 돌보던 양떼들이 다른 농장의 양떼들과 엄청나게 섞이는 등의 일까지 생겼기 때문에 양떼 돌보는 일은 비교적 실패로 끝나고 마지막 날에 두 사람은 서로 주먹질까지 하게 된다. 가족이 있는 잭과 달리 고아인 탓에 살 길이 막막한 에니스에게 잭이 장난을 치다가 싸움이 난 것. 에니스는 잭에게 맞아 코피를 흘렸고 놀란 잭은 에니스에게 다가와 자신의 셔츠 소맷자락으로 피를 닦아주었다. 어쨌든 둘은 함께 하산했지만 조 아귀레에게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구박받았다. 그 뒤에 작별 인사를 하고 각자 흩어지게 됐는데 에니스는 잭이 모는 트럭이 멀리 사라지자 창고에 숨어 들어가 벽을 잡고 꺽꺽대며 서럽게 운다.

그 이듬해 여름에도 잭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떼 돌보는 일을 하려고 조 아귀레를 찾았으나 조는 당연히 잭에게 일자리 주는 것을 거부했다. 잭은 안타까워하면서도 에니스가 왔는지를 물어본다. 한편 잭과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헤어지고 내려온 에니스는 약혼녀 알마 비어스(미셸 윌리엄스)에게 돌아가 그해 12월에 결혼을 한 뒤 두 딸 알마 주니어와 제니[6]를 낳는다. 생계 때문에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마지못해 인부로 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농장일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 딸들 때문에 도시에서 살고 싶어하는 아내 알마와 종종 갈등을 빚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그동안 잭은 로데오를 하러 와이오밍 곳곳을 순회하다 텍사스까지 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우연히 카우걸 루린 뉴섬(앤 해서웨이)을 만나게 된다. 승마 경기 중에 루린이 떨어뜨린 모자를 잭이 주워다 준 것. 로데오가 끝나고 바에서 루린을 다시 만난 잭은 그녀가 농기계를 판매하는 부유한 사업가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더 관심을 보이고, 잭을 본 순간부터 그에게 호감을 보인 루린도 잭의 관심에 적극적으로 호응한다. 둘은 바로 차에서 그날 밤을 함께 보내고 이내 결혼하여 아들을 낳는다.

그렇게 각자 결혼하여 애도 낳고 살다 몇 년이 지난 뒤에 에니스에게 잭이 보낸 엽서가 한장 날아온다. 잭이 에니스를 곧 방문한다는 내용이었다. 해후한 두 사람은 격정적으로 키스를 나누고 집에 있던 알마는 우연찮게 그 장면을 목격하고 심한 충격을 받지만 가까스로 숨긴다. 그날 둘은 알마의 양해를 구해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이후에도 두 사람은 낚시를 핑계삼아 여행을 떠나지만 실은 자신들의 밀월이었다. 이런 관계가 몇 년이나 계속되자 알마는 남편의 비밀을 더는 견딜 수 없었고 결국 이혼했다. 이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마는 자신이 일하던 마트의 지배인과 재혼했는데[7] 알마가 새 남편 덕분에 경제적 형편이 더 낫다는 이유로 딸들의 양육권을 다 가져가 버려서 에니스는 법원이 허가하는 기간에만 딸들을 만날 수 있는 처지가 된다. 한편 에니스가 자신 때문에 이혼했다고 생각한 잭은 에니스의 이혼 소식을 듣자마자 한달음에 그를 만나러 찾아오지만, 때마침 그때 딸들을 데리고 있던 에니스는 잭에게 "이번 주말은 내가 애들을 맡기로 했다. 오늘 못 보면 또 한참 못 보니 애들과 함께 있고 싶다."며 퇴짜를 놓는다. 이에 절망하고 실망한 잭은 눈물을 흘리며 다시 먼 길을 운전해 돌아가다가 상심을 달래기 위해 멕시코에 가서 하룻밤을 함께할 남창을 만나 버린다.

에니스가 이혼한 후에도 둘은 현실적으로 점점 더 만나기 어려워진다. 처가가 원래 부유한데다 아내인 루린도 장인 못지 않게 유능한 사업가라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잭과 달리 에니스는 이혼한 후에 양육비까지 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에 계속 여러 농장을 돌며 농장일을 하거나 간간이 막노동을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 가는 처지가 됐기 때문. 잭은 에니스에게 도와줄 수 있으니 자신의 곁에 와 살 것을 제안하지만 자존심이 상한 에니스는 거절한다. 나중에 잭은 둘이서만 농장을 차려 살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하지만 에니스는 자신이 어렸던 시절에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아버지와 이웃 사람들 몇몇이 동성애자로 의심되는 농장주를 처참히 살해하고 거세한 것을 얘기하며 거절한다.

이후 에니스는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 웨이트리스와 만나기도 한다. 에니스는 여자친구를 딸 알마 주니어에게 소개시키지만 아버지의 여자친구를 만난 알마 주니어는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에니스의 여자친구가 "아버지의 재혼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떠 보자 망설이다 고개를 떨구며 "재혼하실 것 같지 않다."고 답변했던 것.[8] 한편 잭은 우연히 알게 된 결혼한 목장 감독과 은밀한 관계를 맺게 된다. 나중에 만난 에니스에게는 목장 감독의 아내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했지만 목장 감독이 목장에 있는 호숫가에 오두막과 보트가 있다며 잭에게 같이 술도 마시고 낚시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잭 사후에 에니스가 잭의 부모를 찾아갔을 때 잭의 아버지는 잭이 이혼하고 어떤 목장 감독과 함께 여기 와서 목장을 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주 만날 수 없고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자신을 밀어내기까지 하는 에니스 때문에 생긴 외로움을 다른 남자를 만나면서 달랬던 듯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그들이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난지 거의 20여년이 다 되어 간다. 여느 때처럼 함께 산 속으로 캠핑 여행을 왔는데 헤어질 무렵에 에니스가 여름엔 일을 해야 하니 11월에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통보하고, 잭은 우리는 늘 충분한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며 서운해한다. 이에 에니스는 잭에게 네가 내 가난한 처지를 어찌 알겠냐며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잭이 여전히 싸늘하자 에니스는 잭에게 너처럼 동성애자가 많은 멕시코에 가 봤냐며 물었고 만약 갔다면 죽여버릴 거라고 한다. 이에 폭발한 잭은 멕시코에 다녀온 사실을 시인하며 어쩔 거냐고 뻗댄다. 그리고 나는 너처럼 일년에 한두번 짧게 만나는 걸로는 버틸 수가 없다며 항의한다. 참고로 이때 잭이 에니스에게 분통을 터뜨리며 "넌 내가 잠깐 만나는 친구일 뿐이지만 난 20년 동안 널 그리워했다! 나도 너랑 끝내는 법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며 언성을 높이자 에니스가 울먹이며 "내가 이러고 사는 건 다 너 때문이다! 너 아니면 난 아무 것도 아니고 내가 있을 곳도 없다!"고 하는데 둘이 진심을 터뜨리며 벌이는 이 언쟁씬과 여기에 나오는 대사는 극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씬과 명대사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장면은 20년 전, 젊은 에니스와 잭의 모습을 비춘다. 그 때에도 모닥불 앞에서 서서 조는 잭을 뒤에서 끌어안으며 에니스는 "우리 어머니는 말처럼 서서 자지 말라고 하셨다."면서 "나 가야 하니 나중에 보자."고 작별 인사를 건네고 떠난다. 이는 20년이 지나고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잭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여전히 잭을 사랑하기에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여자친구가 부담스러웠던 에니스는 결국 여자친구에게 원망을 들어가면서까지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그리고 잭에게 다시 만나자는 내용의 엽서를 보내지만, 엽서는 '수취인 사망'이라는 스탬프가 찍힌 채 돌아왔다. 결국 지난번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 된 것. 당황한 에니스는 어렵사리 잭의 아내 루린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그녀와 통화할 수 있었다. 이때 루린은 에니스에게 잭이 타이어에 바람을 넣다 타이어가 터지는 바람에 휠에 코와 턱을 세게 맞아 자신의 피에 질식해 숨졌다고 침착하게 설명해준다. 그러나 사고 정황을 들으면서 에니스는 막연히 잭이 자신이 과거에 봤던 그 살해당한 농장주처럼 동성애자 혐오 범죄로 살해당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루린은 잭이 생전에 브로크백 마운틴에 묻히고 싶어 했으나 거기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서 화장한 유골의 반은 여기에 묻어 비석만 세웠고 나머지 반은 잭의 부모에게 보냈다는 소식도 전한다. 시종일관 담담하게 에니스와 통화하던 루린은 에니스에게 그 소식까지 전하며 끝내 눈물을 흘리고, 이에 에니스는 그 길로 잭의 고향을 찾아가 그의 부모를 만난다. 잭의 아버지는 이미 잭과 그의 관계를 알고 있었던 듯 "잭은 늘 '에니스 델 마'라는 이름을 달고 살았다. 잭은 이혼하고 여기로 돌아와 에니스와 농장을 차릴 거라고 했다."고 했고 이에 에니스의 죄책감과 슬픔은 더 커진다. 그래도 에니스는 꿋꿋하게 죽은 잭을 위해 잭의 유골을 브로크백 마운틴에 뿌리는 일을 자신이 하고 싶다고 제안했으나 잭의 아버지는 잭을 가족 무덤에 묻을 거라며 그 제안을 끝내 거절한다. 성과 없이 떠나게 된 에니스에게 잭의 어머니가 "잭이 옛날에 쓰던 방을 들러봐라. 그 애도 좋아할 거다."라고 배려해 주었고, 에니스는 그 방 한켠에서 20년 전 자신이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보낸 마지막 날에 다툼으로 자신이 흘린 코피를 닦아 소매에 핏자국이 묻은 잭의 셔츠를 발견한다. 좀 더 살펴보자 잭의 셔츠 안에는 에니스가 그날 입었던 셔츠가 있었다. 잭은 에니스의 그 셔츠 위에 역시 그날 자신이 입었던 셔츠를 포개어 소중히 간직해 두었던 것이다. 잭의 어머니의 배려로 에니스는 그 셔츠들을 그녀에게서 받은 종이 봉투에 싸서 집으로 가지고 온다.

화면이 전환되고, 에니스가 살고 있는 트레일러에 에니스의 딸 알마 주니어가 약혼자 커트의 차를 타고 찾아온다. 알마 주니어는 아버지에게 커트와 6월에 교회에서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의 참석을 부탁한다. 딸이 약혼자를 사랑하고, 약혼자 역시 딸을 사랑한다는 얘기를 듣자 에니스는 6월에 타 지방으로 일을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참석을 약속한다. 그리고 알마 주니어가 떠나자 옷장을 열어 셔츠의 위치를 바꾸어 잭의 셔츠 위에 포개진 자신의 셔츠[9]와 그 위에 압정으로 꽂힌 브로크백 마운틴 그림 엽서를 본다. 에니스는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Jack, I swear."[10]라고 속삭인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이 올라온다.
  1. 역마살 때문에 집을 나가 여기저기 헤매다가 고생하고 사고도 당해서 몸도 불구가 되고 정신도 온전치 못하게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2. 그냥 단순한 장면은 아니고 당시 시대상황에 대한 풍자가 들어간 에피소드다. 음향과 분노에 나오는 거세와도 어느정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3. 에니스와 잭 모두 결혼했고, 아이도 낳았다. 다만 히스 레저가 맡은 에니스는 이 관계를 부인에게 들켜 이혼당한다.
  4. 잭은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다 갑작스레 생긴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에니스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에 잭이 '게이 배싱', 즉 동성애 혐오 범죄로 죽었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폭행당하거나 살해당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 원작 소설과 영화에서는 정확히 어떻게 사망했는지 나오지는 않는다. 실제로 한국 배급판에서도 몇몇 장면이 편집되었다. 그러나 unedited version에 수록된 에니스의 상상씬 속에서는 잭이 몇몇 남성들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짧게 나온다.
  5. 감독은 자연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해 CG 작업을 좀 했다. 배경에 산을 더 넣고 양도 더 많이 추가했다고.
  6. 여담이지만 원작소설에서는 에니스가 잭에게 자신의 딸들을 소개할 때 '알마 주니어, 프랜신'이라고 했지만, 영화에서는 둘째 딸 이름이 제니로 나온다.
  7. 여담이지만 알마의 두번째 남편은 알마가 에니스와 잭의 관계를 알고 의미없는 결혼생활을 하던 때부터 알마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엄마를 따라 마트에 온 알마 주니어가 진열장의 통조림을 모조리 떨어뜨리는 대형 사고를 쳐 알마가 몹시 당황해하며 사죄할 때조차도 화내기는커녕 알마에게 '괜찮다.'고 웃어 주며 안심시켰다.
  8. 앞에 나왔듯이 에니스의 이혼 소식을 듣고 잭이 에니스를 찾아왔던 날에 알마 주니어도 그 곁에 있었다. 그때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계부와 아이를 낳자 자신을 못 살게 군다며 아버지와 살고 싶다고 에니스에게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 씬이 있으므로 아버지마저 재혼하는 것이 싫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알마가 딸을 괴롭힐 때 딸의 친부이자 전남편인 에니스를 흉보면서 그의 비밀을 누설했을지도 모른다는 반박이 있다.
  9. 셔츠의 순서를 바꾼 것은 히스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생전에 잭이 겁 많은 자신을 지켜 주었다면 잭 사후에는 자신이 잭의 사랑을 잊지 않고 지키겠다는 뜻을 셔츠의 바뀐 위치로 표현한 것이라고.
  10. 무엇을 맹세했는지는 알 수 없으며 철저히 관객들의 해석에 달려 있다. 그러나 잭 생전에 세상의 이목이 무서워 그 무엇도 약속해 준 것이 없었던데다 현실적인 이유로 잭이 외롭게 느낄 정도로 방치해 두어야 했던 에니스를 생각하면 관객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기에 충분한 독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