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온 마스

1 곡 제목

데이비드 보위의 초창기 명곡. 앨범 Hunky Dory에 수록되어 있다.

작곡 과정이 묘하다. 보위가 <Comme d'habitude> 라는 샹송을 리메이크를 하려고 시도했는데, 이미 그 당시 유명한 가수 폴 앵카가 이 샹송의 권리를 사들여 리메이크 하는 선수를 쳤고 이 곡이 바로 프랭크 시내트라가 부른 <My Way>. 이 상황에서 보위의 버전은 자연스레 공개되지 못하고 사장될 수 밖에 없었고, 그 후에 자신이 만들었던 작업물을 변주하여 만든 곡이 바로 <Life On Mars?> 다.

실제로 두 곡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곡 진행 방식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내용을 비교해보면 전자가 고생 끝에 꿈을 이룬 중년 남성의 회고인 반면, 후자는 그런 아메리칸 드림 같은 성공가도를 열심히 까는 내용. 가사 내용은 이러하다. 어린 소녀는 아이를 임신한 채로 부모님의 화를 견디다 못해 집을 뛰쳐 나가고, 그녀가 보는 영화 속 장면은 자신이 수십번이나 경험한 것에 다름 없는 지겹고 따분한 삶에 불과한 세상. '미키 마우스'로 대변하는 미국의 부패한 자본주의는 썩어 빠졌고, 세상은 거지같고... 이런 화성 같은 곳에서도 삶이라는 게 있겠느냐 뭐 이런 내용. 한마디로 현실은 시궁창.

싱글은 1973년 6월에 나왔다.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흥행에 뒤입어 뒤늦게 발매된 경우.

2 영국 드라마 Life on Mars

라이프 온 마스 공식 홈페이지

2.1 개요

영국 BBC에서 2006년 방영을 시작하여 2007년에 2시즌(총 16화)으로 방영을 끝낸 드라마 시리즈. 영국의 음악가 데이비드 보위의 동명의 곡 "Life on Mars?"에서 이름을 따왔다. (애시당초 배경이 되는 시대인 1973년이 "Life on Mars?"의 싱글이 나온 해다.)

2006년 맨체스터 경찰청의 경찰 샘 타일러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우연히 1973년으로 떨어진 후 겪는 일을 그리고 있다. 영국 드라마 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주연은 닥터후마스터 역으로 국내에 알려진 존 심이 샘 타일러를, 타임로드라서 과거로 시간 여행 한건가 그리고 필립 글레니스터가 1973년 샘 타일러의 상관 진 헌트를 맡았다.

영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지라 요즘 영국에서 드라마 하나 떴다하면 잽싸게 리메이크하는 미국에서 결국 이 드라마까지 리메이크를 했는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1]

종합편성채널 JTBC 개국 당시 BBC와의 드라마 제작 제휴를 통해 공식 한국판 리메이크 "화성에서 생긴 일"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보도 자료를 통해 공개되었으나, 2014년 3월 기준으로 JTBC 개국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그 이후로 전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없던 일이 된 듯.

2.2 줄거리

오프닝 영상. 주인공 샘 타일러가 드라마의 설정을 그야말로 1분 안에 다 설명하고 있다.

"내 이름은 샘 타일러다. 나는 사고를 당했고, 깨어나보니 1973년이었다. 내가 미친걸까, 혼수상태에서 보는 꿈일까, 아니면 정녕 시간을 거슬러 온 것일까? 어쨌든간에, 완전히 다른 행성에 착륙한 것만 같다. 내가 이유를 밝혀낸다면,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06년 맨체스터에서 DCI[2]로 일하고 있는 샘 타일러. 그는 어느날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형사인 여자친구 마야가 지시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이탈하여 범인을 쫓다가 오히려 붙잡혀 버렸고, 절망한 그는 데이빗 보위의 "Life on Mars?"를 틀어놓고 운전 중 잠시 숨을 고르려 차 밖으로 나왔다 그만 사고를 당한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여전히 맨체스터였기는 한데 문제는 1973년이었다. 당황한 그가 신분증을 살펴보니 계급은 런던에서 전근 온 DI[3]로 한단계 내려가 있었다. 아직까지도 무슨 상황인지 종잡지 못하는 샘이 맨체스터 경찰청 안으로 들어가서 쇼를 그만하라며 난동을 부리자, DCI 진 헌트가 갑자기 등장해서 이곳은 내 영역이라며 그를 패대기친다.

결국 샘 타일러는 1973년의 맨체스터에서 경찰로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의 눈에 1973년은 불합리로 가득찬 시대였다. 특히 진 헌트를 위시한 당시 경찰들의 수사법은 부조리 그 자체였다. 그냥 용의자를 조낸 패는 식이고 현장 보존이나 증거 보존 그런거 없다. 그래도 샘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힘겹게 시대에 조금씩 적응해 가....

...지는 않았다. 이것을 그저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수상한 점이 많았던 것이다. 가끔씩 21세기의 소리가 들려오고, 전화를 통해 그의 가족이 격려의 메세지를 보내고, 무전기에서 의사들이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들려오질 않나, TV 속의 인물이 말을 걸지를 않나... 사실 샘은 이를 앞서 제시한 가설 중 하나인 '혼수상태에서 꾸는 꿈'이라고 확신하는 중.

어쨌거나 이 와중에 샘은 1973년에 갑작스레 사라져버린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시작하고, 현실로 돌아갈 단서를 찾기 위해 분투한다.

2.3 주요 등장인물

샘 타일러 (존 심) 사실 마스터카멜레온 와치 썼다가 우는 천사에게 잡혀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진 헌트 (필립 글래니스터)
애니 카트라이트 (리즈 화이트)
크리스 스켈턴 (마샬 랭카스터)
레이 칼링 (딘 앤드류스)

2.4 반응

1시즌 방영 당시 평단의 엄청난 극찬을 이끌어냈고 시청률도 상당히 괜찮았던 편. 시즌 2의 평가도 여전히 좋았으나 방영 시간을 화요일로 옮기는 바람에 시청률에서는 조금 피봤다. 화요일에는 챔피언스 리그가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의외로 주인공인 샘 타일러보다 그의 상관인 폭력 경찰 진 헌트의 인기가 더 좋았다. 영국 내에서 드라마 캐릭터 인기투표를 하면 늘 순위권이었다. 심지어는 섹스 심볼 취급을 받았다나 뭐라나.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드라마의 전체적 맥락을 구성하면서도 굉장히 심도 있게 짜여 있다. 특히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

배우들의 명연기도 화제였다. 존 심은 정말 이세계에 떨어져 혼자가 된 남자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고깽이 아니다. 드라마는 단 한 번도 샘 타일러가 없는 공간을 찍지 않는다. 딱 한 번 찍는 것이 샘 타일러가 현실 세계의 약물 오투여로 극히 감각기관이 민감해졌을 때이다.

단순하고 과격해 보이지만 나름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튼튼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더러운 모습에 자조하는 진 헌트의 연기, 그외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볼만. 인물들이 내뱉는 걸죽한 대사도 압권이다. 그리고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까지

제목부터 음악에서 따온 것이다 보니 OST가 상당히 훌륭하다. 사실 1970년대까지 나온 명곡들을 뽑아 ost로 사용한 거니 안 좋을수가 없다. 당연하지만 데이빗 보위의 곡이 유독 많은 편.

2.5 조기 종영에 관한 논란

위와 같이 전체적으로 호평과 좋은 시청률을 통해 닥터 후처럼 많은 시리즈가 나올 것이라 예상한 사람도 많았고, 실제로 BBC도 그렇게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시즌2 만에 조기 종영되었다.

조기종영의 이유로는 여러가지 설이 제기되었는데, 주인공 샘 타일러 역의 존 심이 자신의 배우 캐릭터가 하나로 정해지는 것이 싫어 시즌2 만에 그만 두었다는 설이 있고 이 설도 신빙성이 없지는 않다. 다른 한편으로는 BBC의 스케줄이 너무 살인적이어서 존 심이 매우 힘들어했다는 설이 있다. 작중 샘 타일러가 아파서 거의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존 심을 쉬게 해주려는 작가들의 배려라는 말이 있다. 물론 확인된 것은 없으니 이후 정보가 나오면 수정바람.

2.6 스핀오프 시리즈 Ashes to Ashes

[4]

"내 이름은 알렉스 드레이크이다. 나는 총격을 당했고, 그 총알이 나를 1981년으로 데려왔다. 아마도 나는 삶에서 한 발자국 가까운 것일수도 있고, 죽음 쪽에 더 가까운 것일수도 있다. 내가 오직 아는 것이란, '나는 계속 싸워야만 한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 내 딸을 다시 만나기 위해, 집에 가기 위해 반드시 싸워야만 한다." (시즌 1의 오프닝)

"내 이름은 알렉스 드레이크이다. 나는 총격을 당했고, 그 총알이 내가 시간을 거슬러 오도록 만들었으며, 지금 나는 1982년에서 길을 잃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싸우고, 찾고, 살아 남는 것' 뿐이다. 왜냐하면, 어떻게든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테니까." (시즌 2의 오프닝)

"내 이름은 알렉스 드레이크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추측도 지금 당신 생각과 같다." (시즌 3 첫 화의 오프닝)

"내 이름은 알렉스 드레이크이다. 나는 총격을 당했고, 1983년의 나 자신과 만나게 되었다. 이것이 진실인가? 아니면 내 마음 속인 걸까? 둘 중 어느 것이든, 나는 이것이 가진 의미와 미스테리를 풀어야 하고,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 왜냐하면, 시간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3의 오프닝)

애쉬스 투 애쉬스 공식 홈페이지

2.6.1 개요

이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은 BBC는 스핀오프 시리즈인 애쉬스 투 애쉬스(Ashes To Ashes)를 제작했다. 역시 데이빗 보위의 곡 제목에서 따왔다.

애쉬스 투 애쉬스는 1973년의 맨체스터에서 1981년의 런던으로 배경이 바뀌었으며, 하차한 존 심과 리즈 화이트를 제외한 메인 멤버 전원이 그대로 출연한다. 그리고 존 심이 분한 샘 타일러 캐릭터를 대신할 메인 주인공으로 킬리 호우스가 연기하는 DI 알렉스 드레이크라는 캐릭터가 새로 등장하며 진 헌트와 같이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 스핀오프 드라마를 통해 라이프 온 마스와 애쉬스 투 애쉬스의 모든 세계관이 정리되며 이야기가 완결된다.

다만 ATA는 시대상황이 바뀜에 따라 여전히 메인 캐릭터인 진 헌트의 마초적인 수사방식이 좀더 순해지는 등 이래저래 1973년 때의 진 헌트 파워가 나오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팬들도 많다. 아무리 헌트라도 여자한테 막대하기는 좀 그런가 보다 샘 타일러가 그립다는 팬들도 많이 존재. 그리고 무엇보다도 LOM에서는 작중의 '1973년'이 결국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여러가지 암시만 던지며 여러 해석의 여지를 열어놓았고 드라마의 결말도 어느정도 열린 결말에 가까운 결말이었다면, ATA에서는 '1981년'의 정체를 확실하게 못박아놓아서 이 점에서 특히 평가가 갈린다. 그러나 어쨌든 세간의 평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아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3시즌이 나왔다.

2.6.2 주요 등장인물

진 헌트 (필립 글래니스터)
알렉스 드레이크 (킬리 호위즈)
크리스 스켈턴 (마샬 랭카스터)
레이 칼링 (딘 앤드류스)
섀즈 그레인저 (몽세랏 롬바드)
짐 키츠 (다니엘 메이즈) [5]

2.6.3 소설

2012년부터 2013년에 걸쳐서 소설 시리즈 4권이 새로 출간되었다. LOM 끝난 시점에서부터 시작하여 ATA까지 이어지는 내용이라고.

Life on Mars: Blood, Bullets and Blue Stratos
Life on Mars: A Fistful of Knuckles
Life on Mars: Borstal Slags
Life on Mars: Get Cartwright

2.7 작중에 등장하는 1973년

1973년은 BBC의 돈지랄로 훌륭히 재현되었다. 화면의 누런 색감이 일품.

드라마의 설정상 1973년과의 의도적인 시대적 불일치가 존재한다. 제작진은 샘 타일러의 상황을 생각하면 그런 것이 있어도 이상할 건 없다고 판단하여 딱히 수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남자들이 주인공이다보니 축구도 빼놓을 수 없는 소재. 일과가 끝난후 펍에서 맥주 마시면서 다같이 축구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수시로 나오고 배경이 맨체스터인지라 맨체스터 시티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훌리건간의 난투극도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

1973년 이후의 역사를 이용한 농담이 많이 나온다. 샘만이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 많이 나오는 떡밥은 역시 마거릿 대처 떡밥. 예를 들면 이런 거.

애니 카트라이트: 여자들이 총리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설마 남자들이 지금까지 한 것보다 못하겠어요?

샘 타일러: 언젠가는 그 말을 후회하는 날이 올 거에요.

  1. 스포일러 굳이 설명하자면 제목과 내용이 문자 그대로 일치하게 된다.
  2. 우리나라로 치면 형사계장 정도라고 한다.
  3. 이쪽은 형사반장 정도라고 한다.
  4. 시즌 3 첫 화의 오프닝이다.
  5. 시즌 3에만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