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배틀

line battle.

정식 명칭은 아니고, 각종 매체에서 쓰이다가 자리잡은 신조어다. 전열함간의 전투에서 구축한 전선을 뜻하는 Line of Battle이란 용어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나 구체적인 어원은 불명. 이러한 전투 형태를 가리키는 정식 명칭은 없지만, 굳이 가리키는 단어를 찾는다면 병사들이 일렬로 선 것을 가리키는 선형진(line)혹은 선형전술(linear tactics) 정도가 있을 따름이다. 서로 합의를 한듯(…) 양측이 선형진(line)을 유지한 채로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하고 무기 사정거리 내에서 전면전을 벌이는 형태의 전투를 의미한다. 주로 전열보병, 전열함 간의 전투에서 볼 수 있다.

전열보병들간의 전투의 경우 대규모 상비군 시대의 한계로 인해 나타난 어쩔 수 없는 전술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당시 화승총의 성능이 저열하여 조준사격이 불가능하고 사거리도 짧아, 적에게 유효한 타격을 주려면 다수의 화력으로 일제사격을 하는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전술이 발생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당시 화승총의 명중률은 알려진 것과 다르게 숙련된 사수의 경우 충분히 7,80m내에서의 조준사격과 저격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조선 시대 우리 조상들이 화승총의 높은 명중률에 강한 인상을 받아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의미에서 '조총'이라고 불렀다는 걸 생각해보자. 명중률이 그렇게 안좋다면 수많은 근대의 사냥꾼들이 어떻게 그걸로 사냥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나선정벌이 가능했던 것도 조총 덕분이었다. 프랑스의 샤쇠르, 독일의 예거 부대의 경우처럼 숙련된 사수들(대개 사냥꾼 출신들, 아예 이름부터가 해당 언어로 사냥꾼이라는 의미)로 부대로 편성하여 산병전을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먼저 봉건기사와 용병에 의존하던 체계에서 대규모 상비군 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군의 양적 팽창에만 집중하여 병사들 개개인의 자질과 훈련도는 극도로 저하됨으로써 화승총의 명중률을 충분히 살릴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머스킷의 성능 그 자체에 있었다. 전장식 머스킷의 특성상 아무리 사격에 숙달된 사수라고 해도 머스킷으로는 1분에 2~3발이 한계였다. 게다가 산업혁명 이전의 시대에서 화약과 총기는 매우 값비싼 화기였고, 당연히 사격 훈련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군의 질적 향상에 노력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었던 것. 이게 어느 정도였냐 하면, 근세 최대의 육군국이었던 프랑스는 막대한 규모인 자국군 병사들의 사격훈련에 사용되는 화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아예 실사격 훈련을 하지 않았다. 빈총으로 사격 훈련을 할때도 부싯돌이 아까워 나무조각을 끼워놓고 했을 정도. 동시대에 실사격 훈련을 한 국가는 해외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영국이 유일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개 진형을 운용하고 병사 개개인의 조준 사격 실력만으로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망상에 가까웠다.

그래서 사격에 대한 감도 없는 병사들을 가지고 최대의 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다보니 나온 것이 마치 팔랑크스를 재현하듯 밀집대형을 지어(또한 전장식이어서 장전 시간도 필요했으므로) 일정한 화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일제사격을 하여 명중 확률을 올리는 것이었고, 이러다 보니 병사의 수에 승패가 갈리게 되고, 이렇게 되니 또 이기기 위해 병력을 늘리고, 병사 수가 늘어나니 훈련비용은 더 감당이 안 되는 악순환을 통해 병졸 수와 확률적 명중률에 의존하는 라인배틀이 정착되게 되었다. 물론 실전에서는 몇 번 쏘고 한쪽 병사들이 자신들의 피해에 겁을 먹으면 다른 쪽이 착검돌격을 해서 모랄빵을 내고 백병전으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라이플이 주력이 되기 전인 미국 독립전쟁, 나폴레옹 전쟁 등에서 이러한 양상을 볼 수 있으며, 이는 게임 코삭시리즈와 엠파이어: 토탈 워, 그리고 나폴레옹: 토탈 워,어쌔신 크리드 3[1]에 잘 나오고 있다.

흔히 말하는 라인배틀의 양상에 대해서는 전열보병 항목 참조.

AOS게임에서 쓰는 라인전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1. 배경이 독립전쟁이다 보니 벙커힐 전투 시퀸스나 몬머스 전투 시퀀스에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