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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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한 작가가 쓴 대체역사소설. 14권 완결.

만약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1]으로부터 시작하여 한국의 역사를 바꿔나가는 내용의 소설이다.

주인공은 사학과 전공으로, 명상(...)을 하다가 타임슬립 당해 과거, 즉 1979년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역사를 바꾸자!'라고 결심하고 전략적으로 고위층에 접근, 12.12사태를 막아내고 내친김에 이상적 사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짜기 시작한다.(…)

사실 내용은 꽤나 그럴듯하며 읽다 보면 사람에 따라 눈물을 질질 흘리게 되는 내용도 많은 수작. 다만 개혁이 유신 헌법에 의해 무적보정(...)을 받은 최규하와, 장태완을 중심으로 한 군부에 의해 정부 주도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감이 없지 않다. 뭐 그 당시에 그거 말고 다른 방법이 없지만 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현실적이려고 노력한 작품. 하지만 일국의 참모총장이 아무리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해도 어린 학생의 말을 듣고 그 말에 따라 개혁을 하지 않나 약간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그래서 그런지 개연성을 위해 작중 초반에는 참모총장이나 주위 사람들이 주인공을 믿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온다. 하지만 주인공이 작고 소소한 사건까지 어느정도 기억하고 있는 기억력으로 작중에서는 도를 닦아 미래를 읽을 수 있는 예언가 비슷한 취급을 받게 된다. 실제로 이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단순히 큰 사건만이 아닌 사소한 사건[2]까지 예측하는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믿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전두환이 5.18을 듣고는 "아니 내가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니" 하고 개과천선하는 씬이 있는데 그럴 놈이면 애초에 하나회를 만들었을리가 없다. 작가가 성선설을 믿어서 일말의 양심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건지 뭔지. 전두환의 개과천선이라든가 여러가지로 인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역사를 위해 개연성을 상당히 희생시켜, '이고깽의 대체역사판'이라는 한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 한 소설로 보이기도 한다.

군사분야에서는 고증오류가 많다. 예를들어 한국군이 스퀼어뢰를 도입해서 해자대에 무력시위를 벌이는데 해자대측 군함이 어뢰회피를 위해 플레어를 투발한다던가(...), 하프늄 폭탄을 무려 가난한 자의 핵무기(!)라고 말하며 개발하려 든다던가.[3]

11권에서는 어느정도 개혁에 대한 역류라든가(기득권 세력의 반발) 희생을 통한 의식개혁 등 여러가지가 보인다. 이걸 보다보면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말을 매우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어느정도 환빠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초기에 나오는 역사 개혁에서 우리나라 환단고기라든가 적당한 필터링이 가능하다면 상당히 재미있게 볼수있는 소설.

사실 소설 진행상 5권을 넘어서면 보기에 따라서는 지리한 패턴이 반복되는 감이 있다.
예를 들자면 '개혁을 추진한다'->'기득권층의 반발'->'최규하,장태완이 노발대발'->'법적 조치'->'개혁 성공'

이 과정에서 희생이 나와서 김승필이 질질 짠다거나 하는 것은 정해진 패턴...
  1. 대체역사소설이 자기 개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바꾸는 내용으로 나가는 경우, 국내의 대부분 소설들은 적어도 조선시대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2. 며칠 어디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까지 맞춘다. 다만, 이런 것을 왜 기억하고 있냐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뒤에 언급할 개연성 부족이라는 불만을 사는 요인중 하나가 된다.
  3. 가난한 자의 핵무기라 함은 보통 생화학병기를 가리킨다. 싼값에 양산할 수 있고 손쉬운 대량살상이 가능하기 때문. 하프늄은 항목을 참고하면 알겠지만 보통의 핵무기보다 훨씬 비싸고 효율도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