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우스의 창의 등장인물.
유리우스와 이자크의 동급생. 얼굴도 잘생기고 머리도 좋으며, 무엇보다도 그 마을에서 가장 부유한 베르크 집안의 막내아들이다. 한 마디로 엄친아. 다만 어머니가 지나치게 애착을 하며 키워서인지 약간 이기적이고 사람을 깔보는 경향이 있었다.
원래부터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고 그 실력 또한 탁월해서 만인의 주목을 받고 있었으나, 갑툭튀한 고학생 이자크가 그 천재적인 피아노 실력으로 인정받기 시작하자 그를 라이벌로 의식하여 사사건건 괴롭히고 시비를 걸어댄다. 눈싸움을 하다가 의도적으로 눈덩이에 돌을 넣어서 이자크에게 던져서 다치게 한 일도 있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만 보면 찌질하기 그지없는 악역 도련님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무개념인 것은 아니다. 나중에 이자크가 음악회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을 때 모리츠의 어머니는 사람들까지 동원해서 훼방을 놓으려 했다. 하지만 모리츠는 오히려 그런 어머니를 호되게 다그쳐서 함께 집으로 돌아갔는데, 이자크의 연주를 등뒤로 하고 가는 그의 쓰디쓴 속마음이 의외로 간지.
'그래! 사실은 할 수만 있다면 돌이라도 집어던져서 다 망쳐놓고 싶어.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는 걸 알아. 한번 시작된 예술은 그런 식으로 망쳐선 안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그 외에도 이자크의 여동생인 프리데리케를 짝사랑하여 그녀에게 열렬히 구애하지만, 그녀는 이자크만을 사랑해서 모리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자크가 생계를 위해 술집에서 피아노 연주 아르바이트를 하는 걸 우연히 알게 된 모리츠는 프리데리케에게 학교에 이를 알려서 자기와 사귀지 않으면 이자크를 퇴학당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그녀는 눈오던 날 모리츠를 찾아갔으나,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긴 모리츠의 어머니는 문을 열어주지 않아[1] 결국 폐결핵이 악화되어 사망.
이 일은 모리츠라는 인간 자체를 송두리채 바꿔버리게 된다. 오만한 응석받이 소년이던 그는 슬픈 눈빛을 지닌 청년이 되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도 아는 성인으로 탈바꿈한다. 결국 그는 피아노는 자신의 운명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음악학교를 자퇴, 가업인 베르크 상회를 이어받아 번영시키게 된다. 이자크와도 사이가 오히려 좋아져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기도 하는 등 그 뒤로는 오히려 개념인의 면모를 보인다. 실연 하나로 사람이 다 변했다.(...)
하지만 나중에 베티나와 결혼하여 자식들까지 둔 유부남이 된 후에 이자크를 통해 알게 된 하이델 가문의 어린 차녀, 마르비다와 불륜을 저지르기도 한다. 이유는 그녀가 죽은 프리데리케와 너무나도 닮았기 때문. 결국엔 가정으로 돌아간다.
....사실 따지고보면 두 여자의 인생을 망쳐놓은 나쁜 남자.
본편 완결 후, 외전에도 조연으로 나온다. 당시 한창 기승을 부리던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세력이나 툴레 협회가 정치적 올바름을 갖추지 못했음을 간파하고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 이때 모리츠는 하필이면 프리데리케 줄 선물을 사러 시내의 모든 드레스 가게를 죄다 휩쓸던(...)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