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Sigismund von Keyserling(ミヒャエル・ジギスムント・フォン・カイザーリング
1 개요
은하영웅전설 외전 <오명>의 등장인물.
외전 <오명>에서의 성우는, 주로 배우로 활동하는 카와쿠보 키요시.
은하제국 카이저링 남작가의 19대 가주이다. 제국군에 몸담아 여러 공을 세우며 중장까지 진급하였다.
2 무능한 지휘관
제국력 483년, 알레스하임 성역에서 벌어진 알레스하임 성역 전투에 카이저링 중장이 지휘하는 제국함대는 다가오는 동맹군을 기습하기 위해 소행성과 운석군에 매복하고 있었다. 작전대로만 진행된다면 승리는 보장된 것이나 다름 없었으나 너무 성급하게 모습을 드러내 버렸다.
더구나 무질서한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감행하며 작전은 크게 어그러져버렸고 이것이 패착이 되어 갑작스러운 제국군의 출현으로 동맹군은 잠시 당황했으나 곧 전열을 회복하고 침착하게 반격을 가해 제국 함선을 하나하나 격침시켜나갔다. 동맹군의 침착한 포격에 매복을 위해 숨어있던 운석들이 파괴되며 이리저리 파편이 튀어 제국군에 더 큰 피해를 입혔고 결국 카이저링 중장은 휘하 병력의 6할 이상을 잃고 패주하게 된다.
병력의 6할을 상실한 참패, 더구나 엉망진창으로 어그러진 작전과 한심스러운 전투 경과 등이 담긴 보고서를 받아든 제국군 수뇌부는 크게 분노하였고 카이저링 중장은 즉각 군사재판에 회부되었다.
이 재판에서는 '왜 카이저링 함대 장병들이 작전을 무시하고 멋대로 움직였는가'에 대한 원인규명이 이루어졌는데 재판부의 질문에 카이저링 중장은 어떠한 말도 하지않은 채 모든게 자신의 책임이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최악의 상황에서 4할에 달하는 장병을 생환시킨 공적이 있긴 했으나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카이저링 중장은 사형을 선고받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황제 프리드리히 4세가 앓고있던 병세가 나아지며 전국에 은사령이 내려졌고 이에 사형을 선고받은 카이저링 중장은 소장으로 강등과 불명예 퇴역되는 것으로 처벌이 마무리지어졌다.
카이저링 남작은 목숨은 건졌으나 군인으로써 지금까지 지켜온 명예, 직위 등을 모조리 잃어버린채 귀족 사교계에서도 완전히 매장당했고 이후 남작은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끊어버린채 은거생활에 들어갔다.
3 키르히아이스와의 만남
한동안 은거생활을 보내던 카이저링 남작은 오랜 친구인 바젤과 그 부인의 초대를 받고 행성 조스트의 궤도상에 위치한 인공위성도시 크로이츠나하3를 방문한다. 숙소를 잡기위해 방문한 호텔 로비에서 사이옥신 마약에 취한 중독자에게 습격당할 뻔 했으나 휴가차 크로이츠나하3를 방문한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나서서 중독자를 제압하여 참변을 면할 수 있었다.
카이저링 남작은 생명의 은인인 키르히아이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성의의 표시로 저녁식사를 대접하고자 초대장을 보냈다. 키르히아이스는 이날 대충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려고 노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걸 사온 다음에서야 식사 초대장을 봤기에 잠깐 고민했지만 주저없이 초대에 응했다. 더불어 호프만 총경을 만나서 사이옥신 마약 이야기를 전해듣었기에 정보도 얻을겸해서 초대에 응했던 점도 있었다.
이 저녁자리에서 카이저링은 내심 자신의 좋지 못한 평탄 덕에 키르히아이스가 자신의 초청을 거절할까 걱정했었고 키르히아이스가 초청을 받아들이자 반가워하며 솔직하게 자신의 걱정까지 털어놓았다. 최고급 술과 사슴고기같이 고급 요리를 먹으며 이야기도 나눴는데 마약쟁이가 왜 자신을 습격했는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방문 목적인 바젤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한때 구애했다가 보기 좋게 차이고 결국 친구 바젤의 부인이 된 요한나 폰 바젤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키르히아이스는 카이저링 남작과 대화를 나누며 세간의 평과는 매우 다르게 상당히 총명하고 뛰어난 인물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느꼈다. 알레스하임 성역 전투에서의 졸전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남작의 인품과 능력은 뛰어났으며 처음에는 유능한 사람이라도 역사적으로 큰 과오를 남기는 일이 있으니 남작도 이런 경우인가 싶었으나 남작과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이렇게 훌륭하고 유능하며 인품까지 완벽한 사람이 어째서 그런 과오를 범했는가라는 의문만 더욱 커졌다.
4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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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스스로의 명예를 저버린, 오명을 뒤집어 쓰는 것을 자처한 사람
카이저링 장군이야말로 기사 중에 기사였습니다.
알레스하임 성역 전투에서 카이저링 중장이 지휘하는 함대에는 중장의 부하이자 친구인 크리스토프 폰 바젤 소장이 보급 참모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젤 소장은 사이옥신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 적발해 헌병대에 체포되는 일이 있었는데, 카이저링 중장은 바젤의 죄질을 알고 있었음에도 바젤의 아내이자 자신이 사랑했던 요한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어 이를 묵인하고 바젤을 적극적으로 변호해 석방시켰다.
그런데 바젤이 밀매를 위해 보관해둔 사이옥신 마약이 사고로 기화되어 이것이 함선 전체로 흘러들며 병사들을 중독에 빠뜨렸고 마약 중독 상태의 병사들이 마구 폭주, 6할 이상의 피해를 내며 처참하게 패배하게 되었다. 카이저링 남작은 군사재판에서도 사랑했던 요한나를 위해, 또한 자신이 부하들을 통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기에 모든 책임과 잘못을 뒤집어쓰며 몰락하는 길을 택했다.
그렇다면, 그 전투에서 전사한 병사들은 어찌합니까.
자네 말이 맞네, 죽어간 장병들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슬퍼할 사람들이 있을텐데 난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그들은 생각해주지도 않았어.. 나는 결국 누구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네, 나 자신, 요한나, 그리고 수많은 부하들..
사이옥신 마약 사건과 키르히아이스의 활약으로 알레스하임 성역 전투의 진상이 드러나고 바젤의 죄가 폭로되었으나 카이저링은 요한나를 생각해 증언을 거부했고 키르히아이스의 설득에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증언을 약속하게 된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욕심때문에 죽어간 장병들을 잊지 못하던 카이저링 남작은 바젤의 지시에 따라 증거서류들을 불태우려던 요한나를 블래스터로 쏴 저지해 정의를 바로세우고 오명을 씻었으나 잃어버린 부하들도, 그로 인한 과오도 돌이킬 수는 없었고 사랑했던 여인마저 지키지 못했다는 마음의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게 되었다.
키르히아이스는 착잡하게 바라보기만 했고 바젤 중장을 체포할 증거를 잡고 나아가 사이옥신 마약 밀매에 대한 크나큰 수사를 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아질 호프만 총경조차도 숙연하게 대하며 키르히아이스에게 "오명을 쓴 카이저링 장군이 그야말로 기사 중의 기사였군요." 라는 말을 했다. 그저 키르히아이스는 그 오명을 그 분 스스로가 벗었다고 말했지만 카이저링의 마음에 남은 그 상처는 영원히 지울 수 없음을 알기에 어떤 말도 하지못하며 그 자리를 물러나야 했다.
일단 알레스하임 성역 전투 패전에 대한 억울함이 풀리고 중장 계급으로 돌아와 명예전역을 하게 되었을터지만 본인에게는 그런 것은 전혀 어찌됐을지 모를 일. 그 다음에는 등장하진 않지만 전역했고 조용히 고향에 내려가 은거하며 삶을 지냈을 듯 하니 로엔그람 왕조 체제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되지 않으며 사라졌을 듯 하다.
능력있고 개념있고 사람좋고 여러 모로 아쉬운 사람이었지만 사랑때문에 스스로 모든 오명을 쓴 비극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즉 사랑 때문에 개고생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