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웨이스

Milliways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등장하는 식당.
일명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이라고 부른다.
위치는 프로그스타 B 행성 위에 있다... 아니, 있게 될 것이다(…).

타임머신이 달린 식당을 건축한 뒤 통째로 우주가 끝나는 시점으로 보내 버렸다. 거기서 "우주가 끝나기 조금 전"으로부터 "우주가 끝나는 순간"까지가 한 끼 식사 코스 시간이며, 타임머신으로 이를 반복한다. 손님들은 우주가 멸망하는 광경[1]을 투명한 천장을 통해 감상하며 만찬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안내서에 따르면 요식업계 역사상 가장 특이한 경험 중 하나라고.

이 때문에 (애초에 시간여행이 일상적 개그소재인 정신나간 소설이니 별 의미도 없긴 하지만) 영원히 영업이 가능하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 식당에 오는 방법 또한 사실상 시간여행 밖에 없다. 사실상을 강조한 이유는, 시간여행을 이용하지 않고 이 식당에 온 인물(?)이 딱 하나 있기 때문. 마빈은 현세의 프로그스타 B 행성 위에서 우주가 멸망하는 순간까지 5조 7600억 년 동안 기다렸다. 뭐 나중엔 계속된 시간여행으로 결과적으로 우주의 나이보다 서른일곱 배나 오래 살았으니 이는 별것도 아니긴 하다.

또한 존재만으로 의 재림을 믿는 모든 종교들[2]을 까고 있다. 소설에서는 위대한 선지자 자쿠온의 재림을 믿는 독실한 신도들이 우주의 멸망의 순간에 있는 이 식당에 왔다가 자쿠온이 아직 재림하지 않은 걸 보고 잔뜩 실망하는 묘사가 있다. 엄밀히는 재림하긴 했는데, 애매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바람에 소감을 발표하려는 순간 우주와 같이 증발해버렸다. 하긴, 지저스 크라이스트 본인이라 할지라도 최후의 심판 내리려고 나타난 바로 그 자리에 웬 라스베가스스러운 디너 쇼가 펼쳐지고 사회자가 갑자기 인터뷰를 요청한다면 버벅대는 게 당연할 것이다....

인테리어는 대단히 호화로우며, 규모 또한 테이블이 적어도 천 개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메뉴 또한 최고급으로, 스스로 먹히기를 바라는 아메글리안 요리[3]와 알데바란 을 비롯한 온갖 진귀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다만 홍차는 없다. 지못미 아서...) 각종 들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자주 방문하며, 전은하적 유명 MC인 맥스 쿼들플린의 진행 하에 각종 공연도 이뤄진다. 분위기는 딱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자주 나오는 라스베가스 디너 쇼 스러운듯. 참고로 이 맥스 쿼들플린은 밀리웨이스의 반대 개념인 빅뱅 버거 바에서도 사회를 맡고 있다.

이토록 엄청난 식당임에도 예약이나 식대에 대해서 일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예약은 식사를 마친 뒤 과거로 돌아가서 언제든 할 수 있으며(…), 식대 또한 어느 은행에든 단돈 1 페니만 저금해 두면 복리 이자에 의해 우주가 끝나는 시점에는 막대한 거금이 되어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우주의 끝이라는 것은 분명 단일한 시각일텐데 이 식당에 몇 번을 찾아와도 또 다른 자기 자신과 마주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이쯤되면 왠지 존재만으로 타임 패러독스 그 자체인 것 같지만 원작이 평행우주 개념을 내용에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

원작에서는 때마침 프로그스타 B 행성 위에 있던 자포드가 우주선에게 "여기서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하는 바람에 공간적으로는 가장 가깝지만 시간적으로는 가장 먼 이 식당에 오고 말았다.
  1. 자포드의 말에 따르면 별 거 없고 그냥 뱅빅(...)이라고 한다
  2. ...라고 하지만 작가의 문화적 배경인 서구권에서 이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3. 이는 성경에 나온 솔로몬과 관련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비꼬는 것. 리처드 도킨스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더글라스 본인이 인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