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검복

Stab_Protective_Body_Armor%2C_Concealable_%28CSPBA%29.jpg
런닝구?

1 개요

Stab vest, 또는 stab proof vest. 방탄복이 총알을 막는 옷이듯, 따위의 날붙이로부터 착용한 사람을 보호해 주는 을 방검복이라 한다. 방탄복처럼 칼날이 잘 안박히게 조밀하게 짜서 미끄러지게 하는 특수한 섬유(스펙트라)를 사용하거나, 내부에 플라스틱 내장재나 금속 판을 넣어 사용자를 보호하기도 한다.
사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방검복, 초창기 방검복은 대부분 티타늄이나 강철 판재를 삽입해 막는 형태. 그냥 조끼 안에 얇은 철판 넣으면 되니까... 그냥 조끼 안에 엉성하게 주머니를 만들어서 얇은 철판을 덧대는 것으로도 만들 수 있다. 두정갑과 사실상 동일한 구조. 일부 제품은 체인메일을 쓰기도 하는데 상어 방어용 체인메일과 거의 비슷하다.

미국 경찰의 경우 용의자들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기 때문에 임무 수행에 있어서는 방탄복이 적합한 반면[1], 국내 경찰은 방검복이 방어용품으로 적합하다. 한국의 경우 총기가 민간에 거의 유포되지 않은 반면 칼 등의 날붙이를 이용한 범죄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 범인이 휘두른 나이프에 어이없이 순직하는 경찰들이 많은데도 이것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경찰관들이 사비를 모아 맞춰입는 안타까운 뉴스가 보도된 적도 있다. 간부급 조폭이나 조폭과 손을 잡고 일하는 특수업종 종사자들(주류도매상 혹은 사채업자)의 애용품이기도 하다. 공중전화번호책이 아니었던 건가?[2]

파일:Attachment/vestnpdp03-744869.jpg
군견이나 경찰견에게 이런걸 입히기도 한다

2 단점

섬유 소재 방탄복이 칼에 속수무책인 것과 반대로[3] 방검복은 총탄에 속수무책이다. 두 가지를 결합한 '방탄방검복'도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방탄복에 비해 비싸고, 방검복에 비해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상대방으로부터 오히려 목이나 고간 같은 급소에 대해 집요한 공격을 유발시키는 단점도 있다. 경호업체 종사자들은 너무 방검복을 맹신하지 말고 위험한 시기에는 차라리 경호원을 고용하던가 누군가를 대동하고 다니라고 조언한다. 호신술 항목과 비교해 보면 좋은데, 최고의 호신술은 호신술이 필요할 상황을 아예 안 만드는거다(...).

그러나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전에서 유행했는데 이는 베트남전 당시 부비트랩에 걸려 사망하는 미군의 사상사 수가 거의 정규 전투시의 사망자 수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는 부비트랩의 경우 보통 총 대신 폭탄이나 죽창, 칼 등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
이 부분은 좀 애매한게, 베트남전때 미군이 쓴 방탄복이 사실은 파편방호복이라서 총탄에 대한 보호효과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었지만, 플라스틱 패널을 넣기 때문에 방검복 효과는 충실하게 냈다. 이것이 베트남전에서 방검복이 유행했다는 말로 와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3 방검복의 기준

방검복의 보호 테스트는 미국의 경우 전통적인 "아이스픽" 방식이 쓰였다. 인간 성인이 아이스픽을 들고 내리찍었을때 관통하느냐 버티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로, 1980년대 중반 미 캘리포니아 교정갱생국(범죄자의 교도와 가석방 관리 기관)에서 만든 기준인데, 송곳을 7.3kg 무게추에 매달아서 153cm 높이에서 떨어트려서 109줄의 위력으로 찍는 형태다. 방검복 뒤에 진흙이나 발리스틱 젤라틴을 놓아서 인체에 어느정도 상해가 남는지 확인한다.
사실 인간의 신체능력을 지나치게 높게 잡은 기준이긴 하지만, 하여튼 한때 방검복 계를 풍미한 기준으로, 당시에는 아직 베기에 대한 저항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 테스트가 도입되고 초창기에는 티타늄 판, 강판을 삽입한 딱딱한 방검복만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으나 차차 매우 조밀하게 짠 유연한 섬유제 방검복도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섬유제 방검복 시대가 열린다. 전섬유제 방검복이 최초로 테스트를 통과한 것은 1993년 터틀스킨 베스트라는 제품.

미국식 테스트와 병행해서 영국에서도 나름대로 테스트 기준을 마련했는데, PSDB 스탠다드니 HOSDB니 하는 것은 영국식 기준이다.
미국식과 조금 다른 것은, 미국식은 무게와 중력으로 내리찍어 높은 에너지를 내는 방식이지만 영국식은 에너지 기준은 25, 35, 45줄로 낮게 책정하는 대신 나이프의 속도를 높게 잡는 방식으로 현실성을 가미했다. 테스트에는 흔히 파는 나이프 몇 종을 구매해서 공기대포로 쏘아날렸다.
또한 근래에는 커팅 레지스턴스 테스트도 추가로 하는데, 미국식 드롭 방식을 사용하되 상용 커터칼을 수평으로 매달아서 방검복을 측면으로 쭈욱 긋고 지나가는 형태. 섬유재 같은 것을 저미고 자르는데 특화된 칼날이 등장하면서 이런 베기 저항력 역시 크게 중시하게 되었고 현대적인 방검복 테스트는 찌르기와 베기 양자를 모두 한다.

미국식과 영국식 테스트 기준이 통합되면서 NIJ 기준 새로운 방검복 기준이 마련된다.

  • 레벨 1(24줄) : 한손으로 순간적으로 찌르는 동작의 위력
  • 레벨 2(33줄) : 한손으로 크게 휘두르는 위력
  • 레벨 3(43줄) : 양 손으로 잡고 내리찍는 위력

이 기준으로 찔렀을때 뚫릴 수도 있긴 하지만 인체에 치명적이지 않은 정도까지만 뚫리는 것(레벨 1에서 7mm 관통)을 합격으로 인정한다. 그러면 자기 레벨보다 높은 힘으로 공격받았을때는 쓸모 없느냐면, 그런 것은 아니다. 20mm 관통을 기준으로 잡았을때 레벨 1은 36줄, 레벨 2는 50줄, 레벨 3은 65줄까지 버텼다고 한다. 이정도 깊이면 큰 부상이기는 해도 빠른 처치를 하면 생명의 지장은 받지 않을 정도.

방검 등급은 방탄 등급을 나타내는 NIJ 방탄 등급과는 별개의 것이다. 현대적인 아라미드 방탄섬유로 조밀하게 짜서 만드는 시판 방탄방검복 중에는 NIJ 방탄 3A급이면서, 방검 등급은 NIJ 방검 1급밖에 안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프트스킨 방검복은 찌르는 칼날을 아주 얇고 날카로운 나이프 날을 힘껏 찌르면 뚫리더라는 유감스러운 결과가 나와서 아직 본격적인 방검복 레벨 2와 레벨 3에는 치명부위를 보호하는 부가적인 판금이 덧붙여지는 편이다. 그래서 방검복 세계에서 레벨 2, 레벨 3짜리를 막는 것은 어지간한 라이플 방탄복보다 귀하고, 대부분의 방검복은 NIJ 방검 1레벨 밖에 안된다.

세상에 냉병기 공격을 100% 보호하는 방검복은 없다. 포켓 나이프 공격 이상을 방검복으로 막는 것은 무리이고, 본격적인 방검 효과를 노리려면 플레이트 삽입이 가능한 것을 써야 한다. 소프트스킨 방검복은 도끼, 도검, 창, 총검, 곡괭이, 기타 등등의 냉병기에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보호효과가 없다. 문명 사회에서야 저런 대형 냉병기를 상대할 일이 실질적으로 없으며 저시인성도 중요하니 소프트스킨 방검복이 가장 적합하지만 본격적으로 냉병기가 사용되는 소설 등이라면 방검복을 갑옷처럼 묘사할 생각은 버리자. 현실에서 근접전투를 상정하고 방검복을 사지는 않겠지

4 방탄방검복

현대적인 방탄복과 방검복 효과를 겸하는 제품은 거리 순찰 중에 총 맞을 일과 칼 맞을 일이 모두 흔한 영국과 유럽 등지에서 요구되면서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주로 총맞는 일만 흔한지라 방탄방검복은 흔하지 않은 편. 일단 NIJ에서 방검복 테스트도 겸하기 때문에, 방탄복 업체가 제품 테스트하고 기준 매길때 방검복 테스트도 같이 해달라고 하면 해준다.

방탄방검복을 대놓고 입을 사람은 경찰 뿐인지라, 고객들은 겉옷 안에 입을 수 있는 저시인성 얇은 조끼형 소프트아머를 주로 원하기 마련이다. 시판되는 민수용은 NIJ 방탄 레벨 2~3A와 NIJ 방검 레벨 1정도다. 미군은 군인이 경찰 치안 활동을 할 때를 대비해서 저시인성 제품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 기준이 9mm 철갑탄과 캘리포니아식 아이스픽 기준을 통과하는 정도다.

5 국산 방검복

시판되는 국산 방검복은 크게 NIJ 방검 레벨조차 없는 싸구려 (10만원 미만) 방검복과, 방탄복 업체에서 만드는 방탄방검복으로 나눌 수 있다. 외산 방탄복, 방검복이 있긴 하지만 이 계통의 물건이 별거 아니긴 해도 전략 물자에 포함되는지라 수입, 수출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국산 외에는 딱히 수단이 없다. 다행히 국산이라고 딱히 성능이 떨어지지는 않고, 구하기도 쉽다. 수입 수출이 제한될 뿐이지 민간인도 레벨 III, IV짜리 방탄복을 구매하는데 제한은 없다.

보안용품을 판매하는 업체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렴한 염가품 방검복은 그냥 천으로(혹은 케블라 섬유로) 만든 조끼에, 알루미늄이나 단단한 플라스틱 판을 넣어서 칼질을 막는다. 형태상 언더셔츠로 입기는 어렵고, 조끼형을 사용한다. 일부는 사실상 방어력이 레벨 1도 안되지만 미약하나마 방검 효과가 있다고 방검복이라고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염가 방검복은 NIJ 테스트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아서 레벨 따지긴 좀 어려운 물건이지만 이거나마 아쉬운 사람들이 사입으며, 소프트 아머 방검복의 방어력도 어차피 시원찮기 때문에 그럭저럭 쓸만하다고. 청원경찰이나 경비업체, 보안업체 사람이 방탄복 비슷하게 두께가 있는것 같은데 방탄복은 아닌듯한 조금 추레한 조끼를 입고 있다면 이런 염가 방검복일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방탄복 업체에서 만드는 방검복과 방탄방검복은 스펙트라나 스타본드 등의 방탄, 방검 소재로 만든 유연한 것 또는 방탄소재 + 급소 부위를 가리는 방검판재 정도로 만들며, 전부 NIJ 방검 레벨 1짜리 뿐이다. 이쪽은 그래도 꽤 신경써서 만들고, 방탄효과가 있으며 보통 안에 입는 저시인성 디자인을 갖고 있다. 소프트스킨 방검복은 약 40~50만원대이며, 방탄방검복은 방탄 레벨에 따라 70~110만원대에 달한다.

그런데 방탄방검복을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NIJ 방검레벨을 강조하기보다는 방탄레벨을 강조하는 경향이 크다. 잘 모르는 사람은 NIJ 레벨 3라고 적혀있으니까 방검도 잘 되는줄 알고 살 수 있는데, 아무리 비싸게 샀어도 당신의 방탄방검복은 NIJ 방검 레벨 1이다. 그러니, 비싸게 산 방탄방검복이라고 안심하고 칼을 몸으로 받는 짓은 안하는게 좋다.

그러니까 얌전히 공중전화번호책이나 사서 바르자. 플레이트 아머라던지 [4]
  1. 대도시 경찰이면 근무중에 거의 필수 착용이다. 근무복 차림으로 보이는 경찰도 자세히 살펴보면 근무복 안에 방탄복을 입은 형태가 희미하게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
  2. 실제로 방검복이 널리 알려지기 전에는 조폭 간부급들이 호신용으로 책 등을 복대에 차고 다녔다. 90년대에 제작된 조폭 다큐멘터리에서는 보복 가능성 때문에 여관 방을 옮겨가며 자야하는 한 조폭 간부가 여관방에 도착하자 복대를 푸르는데 초등학생 자습서 등등이 쏟아져 나오기도... 2010년대에 MBC에서 방영한 조직폭력배에 다룬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행동대장급 부터는 필수품이라고 한다. 귀가한 조폭을 인터뷰하는데 옷을 벗은 다음 방검복도 벗어 자연스럽게 옷걸이에 걸어놓는다.
  3. 단, 방탄 플레이트를 삽입하는 방탄복은 도검도 충분히 막을수 있다. 또 그렇지 않더라도 방탄섬유 자체가 '매우 질긴 섬유'이고 두께도 두껍기 때문에 얼마쯤은 방어력을 발휘한다. 옛날에 형사들이 가죽 점퍼나 청잠바 입고 다니면서 약간의 방검 효과를 노리곤 했는데, 적어도 그런 것보다는 도움 된다.또한, 2012년 하반기 기준으로 사용되는 군-경 제식 방탄복 중에는 방검 효과가 같이 들어있는 것이 대다수라고.
  4. 그런데, NIJ 레벨3이면 7.62mm NATO탄을 막을 수준이다. 이 정도 오면 어지간한 칼은 박히지도 않을 단단한 재질이라고 봐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