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알퐁스 도데)

만약 당신이 아름다운 별빛 아래에서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면, 당신은 모두가 잠든 시간에 또 하나의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정적 속에서 깨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작품으로 양치기아가씨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묘사했다.

알퐁스 도데가 당시 프랑스의 문란한 연애 문화를 비판하며, "이런 사랑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쓴 소설. 여담이지만 프랑스인의 역사와 문화가 별자리에 어떻게 담겼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산에서 외로이 을 치는 목동은, 하는 일 때문에 거의 사람과 접촉하지 못하고[1] 살아왔다. 2주일 단위로 마을 소식과 먹거리 등을 짊어지고 올라오는 마을 아낙이나[2] 농장 꼬마 아이가 유일한 말동무로,[3] 그 외에는 양들을 먹이며 별을 헤아리곤 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다. 그런 그에게 마을 소식 중 가장 관심이 가는 건 이 근방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인 스테파네트 아가씨로, 나이 스물. 양떼만 보고 살아온 그에게 그녀는 지금껏 보았던 사람들 중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며 마음 속의 여신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아가씨가 농장 마을 꼬마는 아파서 앓아누웠고 노라드 아주머니는 휴가를 얻어 자식들을 보러갔기에 마을 아낙,일꾼들을 대신하여 목동에게 찾아온다. 본인은 오는 도중에 길을 잃어 늦게 도착했다고는 하지만 꽃 리본과 화려한 스커트, 레이스로 치장한 아가씨를 보고 목동은 길을 잃고 헤맨게 아닌 파티에서 춤을 추다 늦은것 같다고 생각했다. 몰론 헬렐레한 상태로(...) 아직 다 익지 않은 듯한 풋사과 같은 목동은 당연히 기쁘기도 하지만 부끄럽고 당황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아가씨는 이를 아는듯 모르는듯 개의치 않고 매우 즐거워하며 광주리에서 먹을 것을 다 꺼내놓은 다음 목동에게 장난스런 질문을 해대고 목동이 사는곳을 구경한 다음 산 위의 여러 이야기를 듣고는 한참 뒤 서둘러 내려가려는듯 목동에게 잘있으라는 짧은 인사를 건네곤 산을 내려가 버린다.

목동이 아가씨를 만난 덕분에 멍해져서 정줄놓하고 목동은 이 꿈이 깨져버릴까 해가 질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꼼짝 않고 있을 때 돌연 날씨가 궂어져 소나기가 마구 쏟아지고, 미처 산을 내려가지 못한 아가씨는 무리하게 강을 건너려다 빠져 할 수 없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 다시 목동에게 올라온다. 당황하면서도 목동은 정중하게 아가씨가 몸을 말리고 쉬어갈 수 있게 모닥불을 피우고 크림 치즈와 양젖을 가져다 주지만 아가씨는 전부 말없이 거부했지만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혀있었다. 목동은 아가씨가 목장에 들어가 쉬길 바래서 밀짚을 새로 깔고 그 위에 또 새 양가죽을 핀 잠자리를 마련해 주고, 목동은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간다. 이때 사랑의 불길이 자신의 피를 끓게 했지만 자신은 조금도 옳지 못한 생각을 품지 않았다고 하느님께 맹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는 문 앞에 앉아 별을 바라보며 밤을 지새던 중 갑자기 문이 열리고 아가씨가 나와 목동의 옆에 앉자 목동은 당황스러워하면서 아가씨의 어깨에 양가죽을 걸쳐주고는 말없이 모닥불을 더 세게 피우곤 곁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나란히 앉아 별만 바라보던 중[4] 그리고 밤이 익숙치 않은 아가씨는 아주 조그만 소리가 나도 몸을 바들바들 떨며 목동에게 바싹 다가앉았고, 한번은 저 아래 반짝이는 연못에서 길고 구슬픈 소리가 목동과 아가씨가 앉아있는 곳까지 메아리쳐 왔고 바로 그 순간 별똥별 하나가 머리 위를 스쳐 연못 쪽으로 미끄러지듯 떨어져 내리는걸 보고 이를 본 아가씨가 저게 뭐냐는 말을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밤을 지새운다는 이야기. 왜 설명이 뚝 끊긴것같지 도중에 목동에게 기대어 잠든 아가씨를 바라보며 목동이 "밤하늘의 가장 밝은 별 하나가 나의 옆에 내려와 잠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작품의 백미인 동시에, 작품 전체의 관념을 하나로 압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춘기 소년의 풋풋한 짝사랑을 그린 플라토닉 러브의 교과서이자 경전급의 소설. 중학교고등학교, 혹은 초등학교 때 높은 확률로 거쳐가는 '성애를 완전배제한 순전한 사랑'에 집착할 시기에 이 소설을 접하게 되면, 그야말로 완벽한 사랑의 상징적 표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또한 '밤'이라는것에 대한 표현이 매우 좋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소설.

순수한 사랑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명작이지만, 플라토닉 그딴 거 다 없다고 하는 변태들의 탁해진 눈동자로 바라보면 여러 불순한 내용을 덧붙이고 싶은 짓궂은 욕망이 생기게 마련인지 모 만화에서는 양치기 고자설을 주장했다고 한다. 혹은 뒤에 한 문장이 빠졌다는 저질개그도. "…다음 날 아가씨는 옷이 찢겨진 채 울면서 산을 내려왔다."(…)[5] 본격 문학작품 디스. 반대로 아가씨 쪽에서 양치기가 자신을 덮쳐주길 노린 거라는 해석도 물론 존재한다. 이 경우 빠진 마지막 문장은 "아가씨는 여간 잔망스럽지 않았습니다."(...) 뭐 사실 양치기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양치기는 산적과 늑대를 무찌르는 건장한 청년인게 보통이고 사창가같은 위락시설 (..) 을 사용할수 없어 성욕에 굶주려 있는게 사실이니 만큼. 농담거리로 흔히 나오는 양의 생식기가 인간과 비슷하더라는 말은 과연 누가 퍼트렸겠는가? 아가씨와 양치기가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는것만으로도 추문이 퍼질 것은 거의 확실할것이다. 현실은 언제나 시궁창인법...

한 가지 재미있는 오류가 있는데, 작중에서 언급되는 남십자성은, 프랑스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북위 30도 이하인 지역에서만 보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자기 살던 지역에선 보이지 않았을 텐데 어째서 넣을 생각을 했을까?

국내 출간본에서는 판본에 따라 남십자성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양치기가 언급한 다른 별자리들이 전부 정규 88별자리에 속하지 않는 '지역적인' 별자리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바 '남십자성'도 정규 별자리가 아니라 프로방스 지역에서만 통하는 다른 별자리였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보이는 별들이 계절과 시간을 고려했을 때 전혀 맞지 않다. 가장 단순하게 답을 찾아보자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가오 잡으려고 썰 좀 풀었다. 맞는 말인데 표현이 썩은 듯한 느낌이야

황순원소나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순수한 사랑이란 주제의 유사성을 제외하면 관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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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껏해야 약초꾼이나 숯을 굽고 살아 얼굴이 시꺼먼 사람들뿐이다. 이 사람들은 똑같이 사람들과 떨어져 살아오기는 똑같은지라 말수가 없어서 대화도 못한다 지못미....
  2. 혹은 나이드신 노라드 아주머니라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3. 이때는 누가 세례를 받았고 누가 결혼을 했나 같은 마을 소식을 얘기하지만 제일 알고 싶은건 자신의 주인집 따님 아가씨의 근황이라 관심이 없는척하며 묻는다. 아가씨가 저녁 초대나 파티에 자주 가는가, 여전히 많은 젊은이가 환심을 사기 위해 모여드는가.
  4. 아마 양떼가 우는 소리나 부스럭 거리던 소리에 놀라 아가씨가 나온것 같다고 한다. 사실 양떼들이 목동이 너무 고마운 나머지 연애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그런거라 카더라.
  5. 1990년대에 전유성이 이 개그를 친 적이 있으니 최소한 그 때부터 있던 드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