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즘의 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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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순정만화책 표지처럼 낸 게임 표지. 앙리 옆에 있는 안경 소녀는 친구이자 파트너인 텐쿄인 카나에. 앙리보다 1년 연상이다. 앙리의 설명에 따르면 육체 관계를 동반하지 않는 유일한 친구란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홈페이지.

1 개요

サフィズムの舷窓.

2001년 라이어 소프트사에서 만든 백합 에로게. 원화는 코우메 케이토가 담당. 당시에는 K TEN이라는 예명을 썼다. 탐미와 추리 요소도 도입되어 있으며 부분 음성을 지원한다. 백합 게임 중에서는 나름대로 명작으로 손꼽히지만 라이어 소프트사 게임들이 흔히 그렇듯이 취향을 많이 타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아는 게임 취급을 받고 있다. 주인공인 앙리가 이미 레즈비언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하게 내린 상태인 데다가 애인을 열 명 가까이 거느리는 카사노바(...)인지라 여러모로 진입 장벽이 높다. 일종의 하렘물이라고 볼 수도 있으니..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부잣집 아가씨들이 모인 학원선(船) 허밍 바스켓 포레스타호. 남성의 승선은 절대로 허락되지 않는 이곳에서 어쩐 일인지 연쇄 강간 사건이 일어난다. 덕분에 주인공이자 늘 남장하고 다니면서 연하 소녀들을 귀여운 고양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과시하면서 학원선에서 인기가 많던 여학생 앙리 앙리에트는 뜬금없이 학원장한테 불려가서 '님 퇴학임ㅋ' 소리를 듣는다.[1] 이유는 평소 행실이 불량하며 네가 용의자 1호라는 것(...)무죄 추정의 원칙 따윈 어따 팔아먹었냐

앙리가 해명의 기회도 없냐고 항의하자 학원장은 대뜸 그럼 3주간 시간을 줄 테니까 네가 대신 진짜 범인을 찾아내라고 대답한다. 앙리는 그길로 친구이자 천재 발명가인 텐쿄인 카나에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카나에는 예비 피해자 후보를 3명 뽑아서 보여준다. 앙리는 예비 피해자 후보 중 한 명을 지키는 동시에 3주 동안 사건의 단서를 찾아서 연쇄 강간 사건을 저지른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참고로 남자가 단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2]물론 연쇄 강간 사건 범인도 당연히 여자. 단지 황소연 루트의 범인은 좀 애매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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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저 중 아주 어린 여학생들도 서브이긴 해도 이벤트 캐릭터... 심지어 3P H씬도 있지만 마리는 안 끼어든다. 마리에겐 너무 어린 여학생은 귀여워할 대상이지만 연애대상은 아니라고 보기에 자기들끼리...

2004년에 보강판이 나오기도 했다. (사피즘의 현창 an epic) 참고로 이 당시 이 장르에서 드물게 한국인 캐릭터가 나온 게임이다. 바로 한국인 소녀 황소연인데 당시 게임 제작사 집계 인기 캐릭터 순위에서 주인공을 제치고 카나에에 이어 인기 순위 2위를 차지했다. 다만 그녀의 의상이 한복이라기보다는 옷고름만 단 하카마처럼 보이는데다, 색조합도 류관순 교복] 같아서 한국인에게는 좀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3]게다가 커피랑 잘 어울린다면서 막무가내로 카나에한테 김치를 권하는 장면이 있는데 한국인에겐 그저 손발이 오글거릴 뿐(..) 설정 설명을 보면 한국 이천 출신으로 대대로 군인이던 집안 태생이며 대한민국 육군 장군인 아버지에게 엄격하게 자라난 소녀이지만 매우 정이 많고 선후배를 아껴 평판이 좋다고 나왔었다.

2 등장인물

황소연, 알마, 아이샤 이 셋이 메인 히로인이며 앙리가 누굴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각 루트의 내용은 물론이고 범인마저 달라진다. 여담이지만 이 메인 히로인들이 참 매력이 없는 편. 오히려 서브 히로인들이 캐릭터성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등장 캐릭터들이 다양한데 엄청난 롤리타 캐릭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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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리 앙리에트
주인공. 늘 남장을 입고 다니면서 남성은 절대로 사귈 생각이 없고 오로지 여성들만 애정으로 대한다고 스스로 자랑한다(...) 그것도 오로지 연하의 여성만 사랑한다. 자기보다 1분 1초라도 먼저 태어난 여자는 연애 감정은 고사하고 아예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담임 선생인 레이첼의 이름을 못 외워서 매번 물어보며 심지어 클래스메이트의 이름도 자기보다 생년월일이 빠르면 기억하지 못한다.

e0006522_4e34b856c1c84.jpg 한복?

  • 황소영
설정상 황소연은 태권도 고수(게임 설정집을 보면 입은 태권도 도복도 ITF 도복이었다)임에도 게임을 진행하면 전혀 태권도 고수로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그녀를 공략하면 앙리에게 뿅가죽네처럼 순순하게 따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지제작사 홈페이지에 가서 캐릭터 소개에서 "안뇽하세요. 환소연 데스."란 일본 성우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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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자면 세 루트 중 가장 추리물다운 루트이다. 트릭, 범인의 정체, 코로네를 이용한 추격전 등등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다. 나머지 두 루트는 인물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일종의 심리극에 더 가깝다. 영문 표기가 Fan Soyoung인데 소영 혹은 서영으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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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샤 스칼렛
말레이시아, 영국, 화교 피가 섞인 집안 태생이자 동남아 대무역상의 딸인데 성격이 섬세하고 말이 서툴어 남의 앞에 나서길 꺼려하여 늘 홀로 지내고 있다. 덕분에 루트 자체도 꽤나 어두운 분위기다. 참고로 카나에와 같은 서드 클래스이다. 이 때문에 아이샤를 고르게 되면 연상인 아이샤한테 관심이 안 간다면서 조사도 제대로 안 하고 미적대는 앙리를 볼 수 있다. 참고로 메인 히로인 3명 가운데 가장 몸매가 쭉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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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마 해밀턴
유럽출신 큰 부잣집 출신으로 곁에 가정 교사가(물론 여자다) 붙어있다. 삼림 개발업자인 아버지에 의해 거의 감금되다시피 해서 자라난 덕분에 세상 물정을 지독히도 모른다. 게다가 그 아버지란 작자는 환경 단체는 다 테러리스트라는 식으로 이상한 지식만 주입했다. 가정 교사란 여자도 말이 가정 교사지 실제로는 감시역에 가까울 정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모 캐릭터가 워낙 존재감이 큰 탓에 메인 히로인인데도 들러리처럼 느껴지는 비운의 히로인(...)

3 기타

에로게치고는 특이하게 2회차 요소가 있다. 모든 히로인 루트를 다 끝내고 나면 나오는 '사피즘의 환상'이라는 항목이 그것이다. 보강판에서 이 항목의 에피소드가 대폭 추가되어서 거의 본편에 맞먹는 플탐을 자랑한다. (참고로 일본어로 '현창'과 '환상'은 발음이 같다) 해금 조건은 탐정 랭크 하이로 클리어, 특정 이벤트를 볼 것,모든 플래이버 시나리오를 다 모을 것 등등이 있다. 세이브-로드 노가다를 반복하면 대부분 해금할 수 있지만 귀찮으면 그냥 공략집을 보고 하도록 하자. 단순한 개그성 에피소드에서 제법 진지한 에피소드까지 다양한 에피소드가 존재한다. 특히 본편에서는 조연이었던 앙리의 새끼 고양이들(애인들)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도 있으며 그녀들의 과거사 내지는 속마음도 엿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본편 이후의 시점으로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소연, 아르마, 아이샤 루트의 내용을 모두 긍정하고 있다. 후속작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정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

참고로 오프닝에 나오는 게임 주제가가 인상적이다. 완전히 교가다... 그런데 오프닝 영상 후반으로 갈수록 교가는 건전한 데 비해서 나오는 영상은 죄다 H씬 모음집이라 상당한 괴리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흠좀무.
  1. 앙리를 퇴학시킨 정확한 이유는 나중에 작중에서 일라이자의 입을 통해 지나가듯이 언급된다. 전세계 재벌가의 영애들이 모인 만큼 자칫하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할 수 있어서 일단 앙리를 희생양으로 삼아서 일시적으로 사건을 무마시켜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학원측에서 자체적으로 진짜 범인을 찾아낼 예정이었던 듯하다.
  2. 남자는 없지만 수컷은 있다! 니콜의 애견 코로네가 수컷이다. 이것 때문에 승선 당시 문제가 좀 있었다고 한다.
  3. 일본인들이 한복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게 , 조선학교 여학생들의 교복인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라서 그렇게 된 듯 싶다. 오죽하면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일본 여자가 결혼식 한복을 입어보더니 '한복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면서 감탄한 적도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