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김기영 감독의 1978년작. 주연은 김정철[1], 김자옥.
옴니버스식 전개가 특징이며 굉장히 난해하다.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불친절한 구성과 상징, 암시, 철학적이고 난삽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작품. 때문에 영화보다는 근대 환상소설이나 상징주의 연극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
2 줄거리
2.1 첫번째 에피소드
대학생 김영걸(김정철 분)이 친구 문호(김만 분)와 교외로 놀러갔다가 만난 여성이 건낸 오렌지주스 환타를 마신 뒤 이 여성이 자살시도 중이고, 자살동반자로 자신을 선택해 주스를 준 걸 알게 된다.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게 되고 경찰조사에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부검 결과 자살로 밝혀진다. 형사는 자살한 여자의 목걸이를 거리낌 없이 목에 거는 영걸을 보고 혐의를 풀고 석방하며, 결백을 알리고싶으면 목걸이를 걸고 다니라고 당부한다.
집으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먹던 영걸의 자취방으로 의지의 승리라는 책을 팔려는 외판원 노인이 방문한다. 여인에게 살해당할 뻔 한 이후로 삶의 의욕을 잃어가던 영걸은 화를 내며 노인을 쫓아내고 그날 밤 자살을 결심하고 대들보에 밧줄을 건다. 그 순간 낮에 왔던 외판원 노인이 나타나 삶의 의지를 역설하고 화가 치민 영걸은 우발적으로 노인을 살해한다. 그러나 몸은 분명 죽었을 터인 노인은 여전히 살아서 영걸에게 말을 건다. 살이 썩어 악취를 풍기고 구더기가 들끓고, 심지어는 살을 모조리 태워 백골만 남기고도 자신이 살아있는 것은 의지 때문이라며 의지에 대한 역설을 멈추지 않는다. 끝내 백골이 바람에 풍화되어 가루가 되고 나서야 노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된다. 영걸은 가루를 경찰에 가져가 자수하지만 흙으로 변한 뒤였고, 형사는 독에 중독된 상태에서 환각을 본 것으로 결론짓는다.
2.2 두번째 에피소드
이후 영걸은 문호와 같이 간 동굴에서 유골을 발굴한다. 문호는 유골을 잘 조립해서 저명한 고인류학자인 이박사(남궁원 분)에게 가져다주면 조수 일을 얻을 수 있을거라고 귀뜸해준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 영걸은 유골이 천장에서 새는 빗물에 맞아 여인으로 되살아나는 광경을 보게된다. 여인은 2천년 전 신라 공명왕 때 살던 처녀로, 아버지가 정해준 결혼상대가 싫어 무당이 일러준 비법에 따라 죽은 뒤 2천년 만에 되살아난 것이었다. 여인은 부활 후 10일 내에 인간의 생 간을 먹어야 육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영걸은 차마 인간의 간을 구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박사에게 보내기로 한 유골이 되살아난 까닭에 이박사의 아르바이트자리는 단념하고 대신 뻥튀기 과자 제조기계를 구해서 돈을 벌려 한다. 처녀와 함께 살 기대로 가득한 영걸과는 달리, 사람의 생간이 없으면 살 수 없었던 처녀는 영걸을 유혹해 죽이려하지만 단념하고 다시 백골로 돌아간다.
2.3 세번째 에피소드
예정대로 처녀의 유골을 이박사에게 가져다준 영걸은 문호로부터 "이상한 소포가 온다"며 그것 때문에 이박사의 조수 일을 그만둔다는 석연찮은 이야기를 듣게된다.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박사의 딸이자 미대생인 경미(김자옥 분)를 소개받는다.
3 기타
박찬욱이 이 영화의 팬인데[2], 디자인, 미술, 세트 등에 있어서 이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 특히 후반부에 나오는 남궁원, 김자옥의 집을 보면 알 수 있다.
후의 이야기는 직접 보아 보자. 유튜브의 한국영상자료원 페이지 및 한국영상자료원 VOD에서 감상할수있다. 어둠의 경로로는 찾기가 어려우니... 비디오 테이프는 고가로 거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