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긴 메달이다.
Медаль "За освоение недр и развитие нефтегазового комплекса Западной Сибири"
Medal "For the Tapping of the Subsoil and Expansion of the Petrochemical Complex of Western Siberia"
서부시베리아 유류공업단지개발진흥메달
1 설명
1978년 7월 28일에 제정된 소련의 국토개발/국가사업 기념 메달. 자격 요건은 석유와 천연가스 광구 개발, 건설과 생산, 전기, 수송, 고속도로, 인프라 분야에서의 적어도 3년 동안의 헌신적인 노동을 통하여 서부 시베리아의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와 개발에 큰 기여를 한 사람, 조직, 기구, 당, 소비에트, 콤소몰 조직 등등 [1]이었다. 25,000명에게 수여되었다.
왼가슴에 주로 착용하였다.
소련에서 이러한 메달을 제정하게 된 이유를 찾자면 역시 70년대 이후로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데 있을 것이다. 이오시프 스탈린의 강력한 중공업 정책으로 소련은 거대한 공업국이 될 수 있었지만 1960년대를 지나고 1970년대로 접어들어 첨단산업이 매우 중요해지자, 소련의 거대한 공업 기반은 이전처럼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소련과 같은 비효율적 계획경제 체제에서 첨단산업이 발전할 수도 없고 소련으로서는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1973년 서방에 오일 쇼크가 터지자, 소련은 쾌재를 부를 수 있었다. 유가가 확 오르자 소련은 별로 노력도 안하고 서방에서 들어오는 오일머니를 짭짤하게 만질 수 있던 것. 이 돈으로 소련은 경제가 침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사회복지 시설을 빵빵하게 돌리고 국방비에 좀 더 투자할 수 있었다. 이때가 소련의 최고 리즈시절이었으며, 현재 많은 러시아인들도 1970년대~1980년대 초반이 러시아 역사상 최고로 안정되었던 시절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렇게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의 비중이 높아지자 소련 정부는 더 많은 석유에 욕심을 내게 되었다. 캅카스의 바쿠 유전에서의 생산량이 팍 줄고 유통기한이 끝나가자[2] 소련 정부는 서부 시베리아로 눈을 돌렸고 그 개발을 독려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 이 메달이었다.
사실 소련 경제의 막장성을 (현 러시아 경제보다는 물론 좋다!) 고칠 시기는 70년대가 유일했다. 그 이전에는 돈도 여유치 않았고 나라 사정도 혼란했던 때이며 그 이후는 소련으로 들어오는 오일머니가 줄어 들은 데다가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릿 대처의 강경책으로 국방비가 폭증해버린 것. 70년대, 즉 오일머니로 적당히 자본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을 때 소장파, 혹은 유리 안드로포프와 같은 개혁가들이 브레즈네프를 족치고 들어와서 이전의 낡은 제도를 때려부수고 시장 경제적 요소를 약간이라도 도입했다면 소련은 지금까지도 살아있을 수도 있었다.
물론 그렇게 안해서 소련은 망했어요. 소련이 개혁에 착수한 건 돈줄이 다 끊긴 1985년이었고[3] 이 즈음 소련의 경제는 이미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막장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막장성이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서 현재 러시아 경제에서 석유/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근 60%를 넘나들며 사우디러시아로 변신했다. 2008년 경제 위기로 유가가 좆망하자 러시아 경제는 브릭스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하락세를 보여주었다. 경제성장률 -9%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푸틴 양반!
메달의 뒷면.
2 참고항목
- ↑ 대충 번역했으니 이런 느낌이다 라고만 알아두자.
- ↑ 물론 여기는 여전히 석유가 많이 난다.
- ↑ 일단 1980년대 전반기부터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인해 예산 상당수가 국방비로 지출된데다가 유가가 고점을 찍은 이후로부터 당장 전쟁자금이 필요했던 이란, 이라크 등 산유국의 무분별한 증산으로 유가가 서서히 떨어져나가기 시작하고 더군다나 마가렛 대처가 유가자유화를 선언하자 빡친 사우디가 석유생산량을 몇배로 올려버리면서 유가가 대폭락하였고 배럴당 30달러정도 되던게 1986년 1/3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영국과 미국의 석유업체가 망할위기에 처하자 미국에서 사우디에 사정해서 1986년 4월에 석유전쟁은 끝나기는 했고 유가가 다시 오르기는 했지만 최고점의 절반 수준도 못되었다. 거기에다가 석유전쟁이 끝나나 싶더니 운 안좋게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져서 사고 수습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었고 블랙홀처럼 국가예산을 잡아먹고 있었다 들어오는 돈은 줄고, 나가는 돈은 팍팍 늘어나고(그것도 전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는 분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