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리추얼라이즈드

Spiritualized

제이슨 피어스 배경이 적절하다

영국 슈게이징 뮤지션 제이슨 피어스의 솔로 프로젝트. 후일 시규어 로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슈게이징 장르를 다룰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밴드다. 원래 솔로 프로젝트가 아니라 밴드인데 (실제로 제이슨은 자신의 명의로 솔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3집 이 후 밴드의 리더인 제이슨 피어스가 너무 멤버들을 갈아치워서 지금은 솔로 프로젝트로 봐도 무방하다.

슈게이징 씬의 전설적인 밴드였던 스페이스맨 3가 소닉 붐과 제이슨 피어스 사이의 불화로 인해 해체되면서[1] 1991년 결성되어 이듬해인 1992년 1집 <Lazer Guided Melodies>로 데뷔하였다. 밴드는 데뷔하자마자 가스펠블루스 같은 고전적인 장르와 슈게이징과 거러지(Garage)록을 결합한 스타일로 평론가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밴드가 일반 대중들에게 유명해진 것은 리더 제이슨 피어스의 NTR 사건. 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키보디스트이자 제이슨과 동거 중이었던 케이트 래들리가 제이슨 몰래 남자를 만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남자가 별명이 "매드 리차드"일 정도로 악독한 성격으로 유명한 더 버브의 리더 리차드 애쉬크로프트였다. 결국 그녀는 제이슨과 헤어지고 리차드하고 결혼.

보다 자세히 적자면 Spacemen3 시절부터 연인이자 동거 중이었던 제이슨 피어스와 케이트 래들리는 그들 듀오가 중심이 되어 녹음한 앨범이자 Spiritualized의 2집 <Pure Phase>의 프로모션 투어가 끝나면 공식적으로 결혼식을 올리려고 계획을 잡는다.(양가 부모님이 결혼 후 둘이 거주할 주택까지 구입해 놓았다고 한다.)

둘은 1집 <Lazer Guided Melodies>와 달라진 음악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반응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고 1994년, 앨범의 프로모션을 위해 때 마침 2집 <A Northern Soul>의 녹음을 마친 직후였던 버브와 공동 헤드라이너로 투어를 돌기로 결정한다. 한편 아버지의 사망과 마약 중독의 후유증 때문에 2집 녹음이 끝나고 줄곧 집에서 칩거하고 있던 버브의 리더 리차드 애쉬크로포드는 투어 준비를 위한 미팅에 나온 케이트 레들리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이 후 리차드는 본래는 공동 해드라이너 투어로 계약되어있던 것을 "버브의 인지도가 더 높으니 버브가 공연의 중심이 되고 스피리추얼라이즈드는 서포트로 공연을 해야 한다"는 고집을 피워 스피리추얼라이즈드를 버브의 서포트 밴드로 만들고 공연 중 관객들에게 대놓고 케이트를 사랑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공연이 끝나고 케이트에게 선물공세를 하는가 하면, 투어 막바지에는 케이트에게 자신과 사귀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등의 언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투어가 끝나기 직전 케이트는 제이슨 몰래 리차드의 고백을 수락하게 된다. 이에 리차드는 제이슨과 케이트가 동거하고 있는 집에 다짜고짜 찾아와서 제이슨이 보는 앞에서 케이트와 대놓고 스킨쉽을 했으며 이후 제이슨이 집의 문들을 잠가놓자 케이트는 리차드가 너무 보고 싶어서 창문을 통해 집을 빠져나가서 리차드의 집으로 향하였다고 한다. 마침내는 스피리추얼라이즈드가 3집 녹음에 들어간 직후인 1995년 말, 케이트는 제이슨에게 3집 녹음에 집중하기 위해서 결혼을 미루자는 핑계를 대고 리차드와 비밀리에 혼인신고까지 하게된다.

한편 졸지에 네토라레를 당한 제이슨은 그 엄청난 충격과 상실감으로 1995년 여름부터 스튜디오에 틀여박혀 3번째 앨범 작업을 시작한다. 제이슨은 3집 앨범 녹음 중에 자살시도를 여러번 하는 등 깊은 우울증과 인간불신증에 빠진 상태였으나 이 때에도 아직 케이트와 리차드가 이미 혼인신고까지 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제이슨은 끝까지 케이트와의 재결합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3집의 프로모션 일정이 시작되기 직전이자 제이슨과 결혼식이 거행되기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인 1997년 5월 말, 케이트는 제이슨과 밴드에게 자신이 이미 리차드와 혼인신고를 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그대로 밴드를 탈퇴한다. 이 사실에 더욱 더 충격받은 제이슨은 앓아눕게 되고 케이트는 비밀결혼사실을 듣고 충격먹은 어머니에 의해 가문에서 제명당한다. 결국 3집 활동은 1997년 10월에 시작하게 된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리차드 애쉬크로프트 역시 2집 투어 시작 직전까지 아버지의 사망과 마약중독의 후유증 때문에 더 버브를 사실상 해체하고 집에 칩거하고 있었는데 케이트 레들리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우울증과 마약중독을 극복하고 투어를 마친 직후 전작들에 비해 밝으면서 팝적인 색채가 담긴 3집 Urban Hymns를 녹음, 발매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Space와 Urban Hymns의 발매시기는 거의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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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래들리(Kate Radley)와 제이슨 피어스(Jason Pierce)

케이트의 탈퇴 이후 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3집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Space이 3년의 제작기간을 거쳐서 공식적으로 발매된다. 이 작품은 같은 1997년에 발매된 더 버브urban hymns, 라디오헤드OK Computer와 함께 브릿팝 말기의 명반으로[2]꼽힌다. 앨범과 제목이 같은 1번 트랙은 바로 케이트 래들리가 Ladies and Gentleman We are floating in space를 나지막이 말하는 걸로 시작하는데 그 아름다움으로 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모든 곡 중 최고의 명곡으로 꼽힌다. 싱글 발매는 되지 않았지만...



필청.

제이슨은 다행히도 3집 활동에 집중하면서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한다. 참고로 제이슨은 3집 발표 직후 겪은 언론의 공세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3집에 대해 단순히 음악을 통한 정신적인 치유를 주제로 한 앨범일 뿐 자신의 사생활과는 전혀 관련 없는 앨범이라며 일련의 설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제이슨 피어스는 지금도 자신에게 2명의 자녀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생활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후 제이슨은 2001년, 오케스트라와 가스펠 합창단 등 115명의 세션을 고용하고 60년대 명 프로듀서 필 스펙터의 소리의 벽(Wall of Sound) 테크닉을 사용하는 등 4년에 걸쳐 녹음한 앨범 <Let It Come Down>을 발표한다. 2003년에는 정반대로 프리 재즈와 가스펠을 결합하여 단 3주동안 녹음한 앨범 <Amazing Grace>를 발표한다.

하지만 3집 녹음 중 부터 시작된 제이슨의 편집증에 가까운 완벽주의와 흡연 습관은[3] 그의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켰고 결국 제이슨은 2005년 투어 중 폐렴으로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어 한동안 음악 활동을 접게된다.

2008년 제이슨은 폐렴과 간염의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Songs In A&E>를 발표했다. 이 앨범이 Ladies... 이후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2012년 신작 <Sweet Heart Sweet Light>를 발표했다. Ladies... 앨범 전곡을 로열 알버트 홀에서 연주하는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 때 관객의 환호를 통해 받은 행복한 기분과 폐렴의 합병증으로 인한 간염 치료를 받을 때의 경험에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다소 매니악한 밴드지만, 칸노 요코 표절 논란에 다수의 곡이 표절 원본으로 지목돼서 잠시 일부 오덕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주로 공각기동대 SAC 쪽 곡. 애니에서 나오는 음악은 아니지만, 칸노 요코가 타치코마의 트리뷰트 음반으로 만들었던 앨범인 Be Human의 1,2번 트랙이 구성이나 분위기 면에서 Ladies...의 1,2번 트랙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 논란이 되었다.

그 외에도 지드래곤의 솔로앨범 <Heartbreaker> 앨범 디자인이 <Let it come down>앨범 디자인과 상당히 유사해서 잠시나마 기사로 뜨기도 했다.[1]

참고로 제이슨 피어스는 엄청난 독불장군으로 유명하다. 앞에서 언급된 스페이스맨3의 공동 리더였던 소닉 붐과 싸우고 밴드를 탈퇴하고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서로 쌩까고 있고[4] 보통 앨범 하나 만드는데 프리 프로덕션이나 다른것들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앨범 녹음만 1년 넘게 한다든지 등의 행보를 보면 아마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리더 케빈 쉴즈나인 인치 네일스의 트랜트 레즈너와 같은 과인 듯.
  1. 소닉 붐과 제이슨 피어스(당시에는 제이슨 스페이스맨 이라는 닉네임을 사용)의 콤비 체제로 운영되는 Spacemen3였지만 밴드의 프론트맨을 도맡아 하던 소닉 붐이 점차 밴드의 리더이자 음악의 핵심으로 여겨지기 되자 상대적으로 제이슨의 음악적 능력이 평가절하 되기 시작하였고 자연스럽게 밴드내에서 소닉 붐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둘의 사이가 안 좋아졌다. 그런 와중에 제이슨이 Spacemen3의 연습실에 자신의 여자친구 케이트를 초대하는 행동을 못마땅해하던 소닉 붐이 "연습실에 여자 출입 금지!" 푯말을 걸어놓자 소닉 붐의 행동에 폭발한 제이슨이 '그럴거면 너 혼자 음악 해!'하며 케이트를 데리고 Spacemen3의 나머지 멤버들과 함께 1991년 Spiritualized를 결성한 것이었다.
  2. 브릿팝 말기의 앨범이지만 브릿팝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브릿팝의 일부가 아니라, 영국의 밴드로서 브릿팝이 아닌 장르로 평론에서 성공하면서 브릿팝의 종말을 상징하는 앨범에 가깝다.
  3.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증언에 의하면 하루종일 담배를 손에 들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4. 소닉 붐이 제이슨과 화해하려고 자리를 여러번 마련했는데 제이슨은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