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의 5번째 영화이다. 2010년 상영. 원로배우인 윤정희 주연. 김희라, 안내상 출연.
예술영화로서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워낙 예술성이 강한 영화라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2 시놉시스
미자는 60대 초로의 여성으로서, 딸이 이혼하며 맡긴 외손자와 둘만이 살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생활보호대상자이기도 하며 중풍에 걸린 노인의 간병인으로 일하고 얻는 돈이 거의 유일한 수입이다. 그럼에도 큰 감수성을 가지고, 시를 써보고자 동네 문화센터의 시 창작 강좌에 등록을 한다.
손자는 불량하여 친구들과 한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큰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여학생이 충격에 자살하게 된다. 이때문에 가해자 학부모들은 합의금을 모아 물어주려고 하는데, 미자는 분담하기로 한 합의금을 마련할 수 없어 곤경에 처하게 된다.
한편 미자는 자꾸 기억력이 쇠퇴하는 증세때문에 병원에 가게 되고, 알츠파이머 초기라는 진단을 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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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시놉시스 상세
영화의 초반부는 강에 투신자살한 소녀의 시체가 강물 위로 떠내려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소녀는 영화의 주인공인 '미자' 라는 할머니의 외손자를 포함한 몇몇 남학생들에게 집단성폭행을 당하고 이를 견디지 못해 투신자살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영화 전체를 직간접적으로 관통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미자는 이혼한 딸이 떠맡긴 외손자와 단 둘이서 살아가는 노인이다. 그녀는 할머니답지 않게 소녀처럼 감수성이 풍부해서 시도 좋아하고 소녀풍으로 자신을 가꾸고 다니는 여성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계속 자신과 잘 대화도 하지 않고 자주 사고만 치고 다니는 손자를 (그래도 손자라고) 몹시 아끼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녀는 영화 중반부까지 외손자가 친구들과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걸 알지 못한다.
그녀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될 만큼 어려운 형편에서 자신과 손자의 삶을 어떻게든 지탱하기 위해 중풍에 걸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간병인으로 일하며 돈을 벌지만, 이 노인은 미자에게 자꾸 그거 하게 해달라고 추파를 던지고, 당연히 미자는 매번 이를 거절한다.
한편, 감수성이 풍부한 만큼 시도 좋아하고 그것을 직접 써보고 싶어하는 미자는 동네 문화센터 시 창작 강좌에서 김용탁[1] 시인에게 시를 배운다. 거기서 시와 시상을 배운 미자는 시상을 찾아 시를 쓰고 싶어하지만 시상을 찾을 수 없어서 시인에게 시상은 언제 오는지 있는지 묻고, 시인은 시상은 스스로 오는 게 아니라 자기[2]가 직접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3]
그 날 이후로 미자는 시상을 찾기 위해 동네 여기저기를 살피고 다닌다. 꽃도 관찰하고, 나무도 관찰하고, 주변 풍경도 관찰해보지만 그녀는 아무리 해도 시상을 찾을 수 없다. 그러던 중 미자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할머니와 멀어지며 어긋나던 외손자가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큰 사고를 쳤음을 알게된다. 즉, 외손자는 자기 또래의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는데 가담했고, 피해자인 여학생은 충격을 못 이기고 강에 투신자살했다.
아끼던 외손자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 일을 크게 키우기 싫다는 이유로 가해자 가정들끼리 피해보상금을 마련해서 피해자 가족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가해학생 학부모들과 학교의 행태, 그리고 '선량한 일반인' 에서 '가해자의 가족' 으로 돌변해버린 자신의 상황... 이런 복잡한 현실 속에서 '시상' 을 찾아야 한다는 혼란 속에 빠진 미자는, 설상가상으로 자꾸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자신의 이상증세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해결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자꾸 기억을 잊어가는 미자는 우연찮게 피해자인 여학생의 집을 몰래 방문하게 되고, 그녀는 자신이 자기 딸을 죽게 만든 가해학생 중 한 명의 가족인 줄 모르고 호의를 배푸는 피해학생의 어머니와 대화만 나누다가 도로 집으로 되돌아온다. 이후 그녀의 집안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피해보상금 문제로 인한 절망과 자꾸만 잊혀져가는 기억 속에서 괴로워하던 그녀는 시를 쓰는 데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그녀를 위로해주는 건 자신의 시를 음담패설처럼 썼던, 미자와 같은 시 창작 강좌에 다니던 경찰 한 명 뿐이었다.
결국 피해배상금을 마련할 길이 없음을 인지한 미자는 자신이 간병인으로 일하는 중풍 걸린 노인과 육체적 관계를 맺은 후, 그 사실을 노인의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노인을 협박[4]하여 노인에게서 돈을 받아낸다. [5] 보상금으로 쓸 돈을 받아낸 후 성당에 간 미자는 피해학생의 추모를 위해 그녀의 사진이 성당 중앙 제단에 놓여있는 걸 보고, 그것을 자기도 모르게 훔쳐온다.
배상금을 물어주기로 한 날, 미자는 자기가 마련하기로 한 몫의 배상금을 내고 집으로 돌아와 외손자에게 그가 성폭행한 여학생의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나 외손자는 이를 보고도 별다른 반응 없이 어물쩡 넘어가버린다. 손자의 이러한 태도를 본 미자는 결심을 굳힌다. 그리고 그 후 미자는 경찰서에 신고를 위해 찾아간다. [6]
참고로 미자는 자신의 손자가 저지른 죄에 대한 진실을 완전히 알게 된 후, 즉 자기 자신이 더럽고 부정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죄의 영역에 본의 아니게 들어가게 된 후, 자신의 손자가 저지른 죄를 속죄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상을 찾고, 자기 손자 때문에 죽은 여학생을 위한 시를 쓴다.
미자는 손자가 저지른 죄를 몰랐던 시절에는 아무리 해도 시상을 찾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보기 좋은 것,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에서만 시상을 찾아 해맸다. 그러나 미자는 가족의 죄를 인정하고 속죄하는 것, 즉 '세상의 더러움과 가족의 치부' 를 인정하고 이에 대해 속죄하는 데에서 시상을 찾았다.
처음에 그녀는 그녀가 시상을 찾았던 곳, 즉 '보기 좋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존재나 장소에서만 시상을 찾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과 편향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는 인생의 치부와 죄로부터도 시상을 찾았다. 바로 이것이 위에 나왔던 김용탁 시인이 한 말인 시상은 스스로 오는 게 아니라 자기가 찾아야 하는 것이라는 복선의 숨겨진 의미라 할 수 있다.
시 강습 마지막 날, 미자는 나오지 않지만 김용탁은 미자가 제출한 시를 읽는다. 시 제목은 "아네스의 노래". 이 시를 낭독하며 여러 화면이 흘러간다. 시가 후반부가 되면서 낭독하는 목소리는 소녀의 목소리로 바뀐다. 낭독이 끝난 후 소녀는 화면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미자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7][8]
3 기타
- 정부투자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는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할만한 작품에 대해 제작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원할 영화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가 심사위원 조희문 영진위 위원장이 독립영화제작 지원심사 과정에서 조 위원장 자신이 출연한 다큐물과 북한에 삐라를 살포하고 있는 반북단체의 영화를 선정해달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정작 이 영화는 0점을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규정에 의하면 최하점수는 0점을 줄 수없도록 되어 있었으며, 조씨는 또한 이전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0점을 준 적이 있었다. 조씨의 0점 채점으로 인해 "시"는 영진위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는 참여정부에서 장관직을 지낸 이창동에 대한 당시 정권의 반감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심사를 비웃듯이 칸 영화제 각본상을 타냈고, 조씨와 당시 문화부 장관이던 중견연기자 출신 유인촌은 구설에 올랐다. # 조씨는 여러 물의를 빚은 끝에 영진위에서 해임되었고, 2014년에는 교수채용비리로 구속되었다.
- 영화 끝에 미자가 지은 자작시인 "아네스의 노래"는 사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시가 아니냐는 평이 많았고, 이창동 감독은 "그런 주장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아네스의 노래라는 제목은 일본 개봉 당시 부제로 쓰이기도 했다.
- 대사의 상당부분이 시로 이뤄졌음에도, 영어 번역이 잘되었는지, 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 영화속의 문화센터에서 강의하는 김용탁 시인으로 출연한 김용택시인은 본인이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한 중견시인이다. 또 술에 취해 시는 죽었다고 주정부리는 황명승 시인은 황병승 시인으로 2000년대 젊은 시인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황병승 같은 경우 감독이 스태프에게 젊은 시인 출연시키고 싶은데 누가 좋냐고 물어본 결과 선정되었다고.
- 감독이 밝히길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 이 영화의 예술성이 너무 강해서 흥행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창동 감독은 이후 투자를 못받아서 후속작을 만들지 못한다는 후분이 있다. 그리하여 이창동 감독의 후속작을 기다리던 원빈은 2010년 이래 영화를 못찍고 있다.
- 간결한(?) 제목 덕분에 네이버 영화 연관영화에서 종종 보인다. 평가가 안 좋은 영화에는 영화 시를 붙인 다음 선정 이유에 발을 붙이는 경우가 있고, 시빌워 연관영화에는 시 빌워 드립도 나왔다(...)
- 영화에서 시 수강생들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주제로 발표하는 씬이 있는데 2개 빼고 실제 해당 배우들의 사연이라고 한다.[9]
- ↑ 김용택 시인 본인이 이름 끝자만 살짝 바꿔서 연기하신 거 맞다. 참고로 거의 일상에서 시 강좌 할 때처럼 연기해달라고 부탁받았다고 한다.
- ↑ 시를 쓰고자 하는 사람
- ↑ 이 말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복선이 된다.
- ↑ 대놓고 "당신이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당신이 나를 범한 사실을 말하겠다."라고 한 것은 아니었고 가족들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인에게 찾아가서 노인에게 받아내야 할 돈이 있다고 한다. 미자가 해당 사실을 가족에게 알릴까봐 겁나기도 했고, 제 발이 저렸던 노인은 결국 미자에게 돈을 내어주고 만다.
- ↑ 사실 이에 대한 복선이 있는데, 그 전에 강 위에 난 다리를 거닐던 미자의 하얀 모자가 강물로 날아가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하얀색이 '순결', '순수' 를 상징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 ↑ 결심을 굳히는 모습,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아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GV에서는 사람에 따라 어떤 관객은 미자가 신고를 했구나 생각하는 반면, 어떤 관객은 미자가 신고를 했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손자가 잡혀갈 때 미자는 왜 아무런 행동도 하지않을까 하며 궁금해한다고 한다.
- ↑ GV에서 감독이 의도적으로 블랭크(빈) 처리했다고 밝혔다. 사람에 따라 자살했다고, 또는 자살은 안했을 것이라고 해석되게끔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
- ↑ 여담으로 주인공을 연기한 윤정희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절대로 미자가 자살같은 선택을 했을리 없다고 GV에서 말했다.
- ↑ 대본 2개는 미자의 이야기와 불륜을 저지른 주부 이야기. GV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