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瀋陽王
원나라 간섭기 당시 심양(瀋陽, 만주 지역, 요동 반도 북쪽 인근)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랴오닝성(遼寧省) 일대에는 고려의 전쟁포로, 이주민 등의 집단이 많아 고려의 영토와 같은 특수지역이었는데, 이들을 다스리기 위해 설치한 직위이다. 원나라 코리안타운 한인회장
고려 왕족이 임명되었는데, 고려왕이자 심양왕이었던 충선왕 이외에는 모두 고려왕을 노렸다. 원나라가 고려에 대한 외교정책에서 주도권을 쥐고 군림하기 위해 때때로 정쟁을 일으키기 위한 자리로도 이용하였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여기 제목은 심양왕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 심양왕은 초기의 작호이고 급이 높아진[1] 심왕으로 불린 기간이 길다.
2 창설
원래 안무고려군민총관(安撫高麗軍民摠官)과 같은 비슷한 역할의 직위가 있긴 했지만 심양왕은 이보다 격이 높은, 최초로 창설된 왕급의 직위다.
창설되고 처음으로 봉해진건 충선왕이다. 충선왕은 황위 계승 분쟁에서 무종 카이산과 그 동생인 아유르바르와다(훗날의 인종)를 지지한 대가로써 이 직위를 얻었다. 그래서 고려왕과 심양왕 양쪽의 직위를 가지게 된 충선왕은 일단 명목상으로는 만주와 한반도 양쪽 모두의 통치자가 되었다. 충선왕이 고려왕으로 복위한지 1년 후인 1310년, 심왕(瀋王)으로까지 올라간다. 몽골 제국을 포함한 중국의 역대 왕조들은 두 글자 왕보다 한 글자 왕을 더 높은 격으로 처준다. 따라서 단순한 개칭이 아니다.
사실 심양왕은 몽골 제국 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동방 3왕가에 대한 견제용으로 설치된 왕 직위이다. 동방 3왕가란 칭기즈 칸의 동생들이 분봉받은 영지를 시작으로 하는 동북방의 보르지긴씨 분가들을 일컫는다. 만주 일대의 영지에 더해 북중국, 남중국 일대에도 많은 영지를 지니고 원 황실의 권력투쟁에 깊이 개입했다.
- 옷치긴 왕가 - 칭기즈 칸의 막내동생 테무게 옷치긴이 시조.
- 카치온 왕가 - 칭기즈 칸의 둘째동생인 카치온이 시조. 단 카치온은 일찍 죽어서 그 자식이 분봉받았다.
- 카사르 왕가 - 칭기즈 칸의 첫째동생인 카사르가 시조.
고려가 항복시 예외적으로 후하게 대우받은 이유 중 하나가 고려왕과 원나라 공주의 사이에서 태어난 차기 고려왕에게 왕급의 지위를 줘서 동방 3왕가를 견제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2015년 현재 학계의 견해. 즉, 후방 견제용으로 설치한 것이다.
게다가 충선왕 대에는 그가 원나라 조정에서 끗발 날리던 시기다. 충선왕은 원 인종에게 심지어 원나라 승상직을 제안 받기도 했으나 너무 잘나가면 견제를 받아 몰락할 수 있기 때문에 사양해야 할 정도로 잘나간 적이 있었다. 때문에 심양왕이라는 새로운 칭호를 하나 더 받게 됐고, 얼마 뒤에는 1자왕인 심왕으로 격상되었다. 동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동군연합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충선왕이 고려왕과 심왕을 겸하던 시절에는 그의 두 왕작을 한데 합쳐서 고려심왕(高麗瀋王)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3 그 후
충선왕은 아들 충숙왕 왕만이 아니라 이복형 강양공의 차남 연안군(延安君) 왕고(王暠)에게 심양왕위를 물려주었다. 이는 충선왕의 정책 때문에 고려 내에서의 권력을 잃은 이들이 고려왕이 심양왕을 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탓인지 왕고가 심양왕이 된 후로 실권은 없어졌고 명예적인 봉작에 불과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원나라는 이 자리를 고려 내의 정쟁을 일으키기 위한 자리로 이용하기 시작한다. 그 때문에 그 자리를 차지했던 고려인들이 사실상 본국을 괴롭히게 만듦으로써 고려가 끝까지 원의 입김을 받게 만든 직위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심양왕 왕고는 고려왕위에도 욕심을 내어 사촌인 충숙왕을 참소하기도 하면서 괴롭혔고, 왕고 사후에 그 직위는 손자인 토크타부하(脫脫不花)에게 이어진다. 왕고 사후 고려왕이 겸직했다가 충정왕이 죽은 뒤에 왕고의 손자가 이어받았다는 말도 있다. 정확히 아시는 분이 수정바람. 토크타부하도 고려왕위를 노려서 고려왕위를 차지하기 위한 공작을 벌이기도 했다.
4 역대 심(양)왕 목록
순서 | 휘(이름) | 재위기간 | 생몰년도 | 비고 |
01 | 왕장(王璋) 이지르부카(益知禮普花) | 1307년 혹은 1308년 ~ 1316년 | 1275년 ~ 1325년 | 고려 충선왕 |
02 | 왕고(王暠) 올제이투(完澤禿) | 1316년 ~ 1345년? | ? ~ 1345년? | 충렬왕의 손자 심양왕 → 심왕으로 격상 |
03 | 왕흔(王昕) 바스마도르지(八思麻朶兒只) | 1345년? ~ 1348년? | 1377년 ~ 1348년 | 고려 충목왕 |
04 | 왕저(王胝) 미스젠도르지(迷思監朶兒只) | 1348년? ~ 1352년? | 1337년 ~ 1352년 | 고려 충정왕 |
05 | 톡타부카(篤朶不花) 터터부카(脫脫不花) | 1354년 ~ 1376년 | ? ~ 1376년 | 연안군 왕고의 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