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Agora

1 고대 그리스의 광장

Ἀγορά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폴리스)에서 자유 시민들이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던 장소. 아고라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는 '집결지'(Gathering Place)이다. 아고라가 정확히 언제부터 폴리스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시기를 파악할 수 없지만, 폴리스가 그리스 전역에 걸쳐 형성되던 기원전 9~7세기 무렵에 시민권 보유자들이[1] 병역을 위해 집결하거나, 혹은 참주/위정자들의 연설을 듣기 위하 모인 것이 시초이다. 후에는 시장, 운동 경기와 같은 문화행사도 열렸다. 광장공포증(agoraphobia)라는 말에 남아 있다.

2 서울대학교의 랜드마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건물 앞에 있는 조그만 광장. 광장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작은 공터에 가깝다(…). 유래는 1의 아고라. 대학본부 - 중앙도서관 - 학생회관 사이의 큰 광장이 아크로폴리스로 불리는 것에 대응하여 지은 이름으로 보인다. 학생 자치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사회대 내 각종 공식/비공식 행사에 대한 플래카드가 걸리는 공간으로도 활용되었다.

2010년 9월 학교 측에서 후생관을 철거한 자리에 아시아연구소를 지으면서 아고라까지 같이 없앨 계획을 세웠으나, 사회대 학생들의 반대로 현재는 부분유지가 결정된 상태이다.

3 포털 사이트 Daum의 서비스

4 영화

떼시스, 오픈 유어 아이즈, 디 아더스를 연출한 스페인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2009년 영화.
레이첼 바이스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2009년 칸 영화제에서 첫 시사회를 가졌다.
아메나바르 감독의 초기작들을 보면 스릴러가 여러편 있고, 그나마 다른 장르에 눈을 돌린게 바로 전작인 <씨 인사이드>였기 때문에 그가 시대극을 찍었단 사실을 의외로 받아들인 팬들이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아고라의 궤적은 최근작 리그레션으로 이어지고 반종교 내지 종교비평적 주제에 대한 감독의 일관된 호감을 보여준 셈.
시대적으로는 서로마 말기, 지리적으로는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사극. 당대의 걸출한 여성 철학자 히파티아의 삶과 죽음을 다룬 영화이다.
기독교를 비롯한 유대교, 이교 등이 뒤얽힌 종교적 광기를 에둘러 까는 내용[2]인지라 우리나라에선 2009년작인 영화가 2011년은 되어야 겨우 개봉이 논의될 수 있었고 국내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 적은 있었지만... 결국 아예 개봉이 불발되어 버렸다. 실제로 몇몇 배우들은 민감한 주제로 인한 부담으로 캐스팅을 고사했다는 설.[3]

덕분에 인지도가 안습함에도 불구 아메나바르 감독 및 레이첼 바이스의 팬덤이 제법 두텁다 보니, 어둠의 경로를 통해 관람한 분들이 많고 영화 자체의 평가도 상당히 좋다. 헬레니즘에 근간을 둔 고대 문명과 헤브라이즘에 근간을 둔 중세 문명의 교차를 뛰어난 영상미와 연출로 잘 그려냈다는 평.
  1. 고대 그리스에서 시민권 보유자라는 표현은 바꿔 말하자면 자유민 성인 남성이라는 것이다.
  2. 히파티아가 과연 그러한 '종교적 광기'의 피해자였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수정주의 기독교도들은 주장한다. 히파티아 항목 참조.
  3. IMDB 아고라 관련 트리비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