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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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阿Q正傳
영어: The True Story of Ah Q
프랑스어: La Véritable Histoire de Ah Q
독일어: Die wahre Geschichte von A Q
몽골어: А-Кьюгийн үнэн түүх
일본어:阿Q正伝(あきゅせいでん)

중국 작가 노신(魯迅, 루쉰)이 쓴 찌질열전 소설로 중국 현대 소설에선 처음으로 유럽이나 여러 나라로 번역, 수출되면서 중국 문학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아구이(아Quei, 줄여서 아Q[1])라는 인물의 인생을 그린 단편 소설로 성밖 낡은 사당에서 살며 낮에는 마을로 들어와 노가다를 하고, 번 돈을 술과 도박에 꼴아박는다. 툭하면 깡패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잡역부 아Q가 성안을 드나들며 인생역전...을 할 뻔하다가(그나마도 성 안의 도둑 패거리와 결탁한 것) 나중에는 혁명과 연루되어 총살당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아Q는 당시 중국인들의 패배근성, 노예근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루쉰이 중국 인민들을 깨어나게 하기 위해 쓴 글이다. 청말에 서구열강에게 쥐어 터지면서도 천조국이라는 타이틀을 고집하며 근대화를 거부, 중체서용이니 동도서기니 하는 피상적 모방을 비판한 작품이다.

아Q는 깡패들에게 얻어 맞아도 "나는 아들놈에게 맞은 격이다."라고 하며 육체적으로는 졌지만 정신적으로는 저들이 나보다 수준이 떨어지므로 내가 정신적으로는 저들을 이겼다고 생각하는 정신승리법을 사용하며, 그 정신승리법이 깨질 때마다 새로운 정신승리법을 만들어 낸다.그러나 인간의 두뇌에는 한계가 있는법. 아무리 거짓말을 거짓말로 숨기려고 해봤자 결국 거짓말도 극단에 다다르면 '이건 다 내가 꾸며낸 거짓말일 뿐이구나.' 라는 당연한 진리에 도달한다. 합리적 회의의 끝이자 극단이 '적어도 생각하는 나는 존재하는구나. 세상이란 그렇게 거짓말 투성이인건 아니구나.' 라면 비논리적 자기합리화의 끝은 '결국 난 자기합리화를 했던것뿐. 다 나의 뇌내망상이였을뿐, 물질세계는 내 생각과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구나.'를 깨닫고 자살하는 것이다. (...)징하다 하지만 여승이나 어린 아이 같은 "약자"에게는 강한척 하며 폭력을 휘둘러 그들을 괴롭힌다. 우리가 말하는 정신승리법, 정신승리란 말은 이 작품에서 나온 것이다.

게다가 아Q는 피해의식도 엄청 강했는데 특히 대머리끼가 조금 있었던 것에 대해 엄청난 컴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처음에는 직접적으로 대머리라는 말을 할 때에만 발끈하다가, 점점 뇌내망상이 심해져 나중에는 '빛나다', '밝다' 등등의 말까지 자신의 대머리를 욕한다고 생각하여 그 말을 하는 사람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니가 무슨 주원장이냐 이 대목에서 대한민국의 조작왕 모 BJ가 생각난다면 그건 기분 탓일 게다.

아Q정전에서 루쉰은 아Q나 소D 등의 인물상을 통해 중국인의 우매하고 꽉 막힌 성향을 풍자한다. 미장 마을의 하층민들 모두는 깨어날 줄 모르는 중국 인민들을 대변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소D로, 아Q가 조씨 댁에서 식모를 건드리다 쫒겨난 후 아Q 몫의 품팔이를 하는 인물이다. 소D는 '아Q에서 정신승리만 뺀' 인물로 아Q처럼 왜소하고 별 볼 일 없는 하층민이며 아Q처럼 피해의식과 노예근성에 사로잡힌 자였다. DC에서는 이런 특성으로 루쉰은 그 당시부터 찌질이의 특성을 알고 있었다.라고 하며 극찬했다. 아Q는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비판, 혹은 비하할 때 즐겨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루쉰이 워낙 중국에서 대접받는 작가인지라 중국인의 부정적인 모습을 그린 이 소설 역시 중국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한다. 극복해야 할 인간상, 반면교사의 의미로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교육되는 듯하다.

이전에 중국에서 나온 영화《아Q정전》의 마지막 장면에는 "아Q는 자손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은 자손이 아주 많이 있는 것이 밝혀졌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아Q의 자손이 있다." 라는 씁쓸한 말이 나온다. 요즘에는 normal majority라고 불린다. 아무것도 하는것이 없이 남을 욕하거나 남을 따라하거나 하는 깨인 대중을 욕보이는 멍청한 대중을 뜻한다. normal이란 평범하다는 긍정적 뜻 외에도 아무런 특색이 없다는 부정적인 뜻도 있다. 아Q는 종잡을수 없이 아무 특색이 없다는것을 풍자한 이름이므로 얼추 들어맞다.

프랑스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로맹 롤랑(1866~1944)은 이 작품을 엄청나게 호평했는데, "가련한 아Q를 생각하면 눈물이 났다. 보통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상대도 못하는 중국인들을 다루었다고 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어디 중국인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아Q란 모습은 현대인들, 많은 사람들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하다."라고 평했다.

왕가위의 영화 아비정전(아B정전)의 제목은 바로 이 소설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알려져있다.
  1. 루쉰 시대의 로마자 표기법 Quei는 현재의 한어병음방안의 gui(kuei)(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구이")에 해당하는 표기이다. 아Q정전 초반부에서 여기에 대응시키려 한 글자들이 "桂貴"(모두 guie)에 해당됨을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