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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장갑. 균질압연장갑과 비교하면 알루미늄 합금 장갑은 같은 방어력을 얻는데 1.6배의 두께가 필요하며 그 무게는 강철의 약 1/3이다. 하지만 두꺼워지기 때문에 같은 무게라면 강성이 높아져서 알루미늄 합금 장갑이 더 방어력이 높아지게 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균질압연장갑과 같은 방어력을 가지면서 중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알루미늄을 대량생산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함께 시설투자가 필요하므로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될 때까지는 알루미늄이 필요한 항공기등에 밀려서 장갑으로까지 쓸 생각은 못 했다. 그 이후의 경제발전에 의해 빛을 보게 된 셈.
장갑재로 개발되고 나서는 M113, BMD-1, M2 브래들리와 같은 장갑차나 M551 셰리든같은 공수전차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 군함의 상부구조물에까지 사용되는 등, 사용기간은 짧았어도 널리 사용된 물건이다.
2 빠른 몰락
알루미늄 합금의 본질적인 문제 때문에 장갑재로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아래는 그 이유들.
- 알루미늄은 강도가 부족하고 표면의 경도도 작은 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장갑은 튕겨낼 수준의 포탄과 총탄이 장갑에 그대로 박힌다. 게다가 일반적으로는 형상때문에 튕겨야 정상인 뾰족한 모양의 탄두가 마치 송곳처럼 장갑에 박히기 때문에 상정된 방어력 이하의 방어력을 내는 경우가 흔했다. 그래서 APFSDS 탄두에 취약했다.
- 녹는 점이 낮고 메탈제트같은 것에 매우 취약하다. 그래서 성형작약탄을 사용하면 쉽게 관통이 가능하다. 심지어 용접기를 갖다 써도 장갑에 구멍을 낼 수 있다.
- 피탄 등으로 인해 화재가 벌어지면 장갑이 녹아내리거나 심지어 알루미늄의 반응성때문에 불이 붙어 타는 등의 상황이 벌어진다. 따라서 일반적인 장갑처럼 화재가 발생한 지역을 소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격리할 수 없고 오히려 화재를 확대시키기 때문에 피탄당해서 화재가 발생했다가 불이 안꺼진다 싶으면 탈출밖에 방법이 없다. 이 문제는 특히 함선에게 치명적인데 배 한척이 사소한 화재만 벌어져도 폐함까지 가버리면 여간 아까운 게 아니다. 결국 함선들은 다시 강철장갑으로 돌아왔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전차 셰리든과 영국의 구축함 셰필드가 있다.
- 파손시 수리가 힘들다. 녹기는 무지 잘 녹으면서 용접은 또 잘 안되는 등의 이유로 현장수리가 힘들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파손은 그냥 공장 등으로 보내 회수한 다음에 통째로 교체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다.
- 알루미늄 자체가 갈수록 비싸진다. 알루미늄 합금 장갑이 탄생할 때만 하더라도 알루미늄의 용도는 항공기용으로 국한되었으나 그 이후에 알루미늄을 필요로 하는 곳은 음료수 캔 같은 것들이 생기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알루미늄 생산 과정이 원체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는 등의 이유로 생산이 힘든 탓에 시간이 흐를수록 생산비용도 크게 높아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두꺼운 장갑을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것은 비경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3 평가
일반적인 균질압연장갑의 중량문제를 해결해보려는 과정에서 나온 과도기적 장갑이다. 하지만 결점투성이라는 게 드러나자 알루미늄은 금방 자취를 감췄고 대신 복합장갑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경장갑 차량의 장갑재 목적으로는 계속 연구되고 있다. 그래도 경도가 낮은 것은 어쩔 수 없어서 2인치 두께 장갑의 방호력은 통상 50구경 철갑탄을 500m 거리에서 절반만 간신히 막는 정도에 그친다. 그 외에 슬랫아머를 경량화할 목적으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