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솥

pressure co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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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수증기 압력을 상당히 높게 유지하면서 음식을 익힐 수 있게 만든 조리 기구. 압력이 높아질수록 물은 더 높은 온도에서 끓게 되므로, 보통 솥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재료를 끓이거나 데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압력솥을 쓰면 더 짧은 시간 내에 재료를 익힐 수 있게 되는데, 물의 끓는 점이 오를 뿐 아니라 수증기의 밀도가 더 높아져서 음식재료에 닿는 수증기도 많아지게 되고, 그에 따라 열도 더 많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높은 산에 등산을 하면서 취사하는 경우 아무리 오래 익혀도 밥이 설익는데, 냄비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두고 요리를 하면 제대로 된 밥이 나오는 것과 동일한 원리이다. 과학적으로 보면 지상은 1기압이라 100도에 물이 끓지만, 높은 곳은 기압이 낮아지므로 100도 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물이 끓고 더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되므로 음식이 설익거나 불어터지게 된다. 반대로 압력이 1기압보다 높으면 물이 끓는 최대온도가 100도를 넘을 수 있어 훨씬 뜨거워지므로 고온+고압에서 단시간에 조리되기 때문에 밥이나 음식이 더 잘 익게 된다.

서양 요리에서도 자주 쓰이고, 우리나라 요리에서도 을 짓는다든가 을 하는데 많이 쓰인다. 사실 기름에 튀기는 요리를 제외하면[1] 거의 모든 요리를 압력솥으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스타도 압력솥으로 만들 수 있다. 밥 짓는데 쓰는 전기밥솥도 압력솥 버전이 나와 있다. 그런데 압력솥으로 밥을 하면 미묘하게 다른 식감이 나는 것이 특징.

2 역사

처음으로 발명된 것은 1679년 프랑스의 드니 파팽(Denis Papin)이 고안한 '디아제스퇴르(Diagesteur)'였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과학적 도구로서 취급되었고 실생활에 도입 되지는 않았다. 최초로 상용화 된 것은 1864년 독일에서였다. 1938년 뉴욕에서 최초로 가정용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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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B사의 Super Cocotte와 첫 출시 당시 포스터

그러나 현대적인 형태의 압력솥은 1948년에 다시 한번 프랑스에서 개량한 것이 시초이다. 1948년 Roland Devedjian이라는 사람이 고안해 낸 'Cocotte-minute'가 그것으로,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압력솥 그 자체를 뜻하는 단어로 통하고 있다[2]. 이후 1950년 부르고뉴[3] 금형 가공회사(현 SEB)[4]에서 특허를 사들인 뒤 개량한 'Super Cocotte'라는 이름의 압력솥을 내놓으면서 프랑스와 주변 국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압력솥이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에 세광알미늄이 알루미늄 주물 방식의 풍년압력솥을 출시하면서 국내에 급격하게 보급되었고, 풍년압력솥은 국민압력솥으로 등극하여 지금도 큰 변화 없이 롱런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3 특징

편의성에서는 전기밥솥에 한참 뒤지는데다, 안전성도 떨어지고[5] 맛내기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밥 짓는데에 익숙해지고 물의 조절을 잘 가늠할수만 있다면 전기밥솥으로 지은 밥은 돌아보지 않을 정도로 밥맛이 좋다. 고렙전용템

육류요리를 쪄낼때도 가끔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대략 몇시간정도 쪄야할 까다로운 것을 대부분 1시간 이내로 단축시킬 수도 있다.[6] 물론 내부를 확인할 수는 없으니 맛있게 조리하려면 더욱 더 정확한 재료이해와 시간조절이 관건. 이외에도 부드러워야 하는 음식(이유식이라든가)에도 쓰일 수 있다.

때문에 백색가전이 아니라고 우습게 보다가, 가격[7]을 보고 기겁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압력밥솥으로 밥을 짓고, 보관은 전기밥솥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은 양쪽의 장점을 취한 하이브리드인 전기압력밥솥도 많이 팔리고 있다.

4 과학 원리

압력솥 안의 압력은 솥 안의 물이 끓으면서 생기는 수증기로 만들어진다. 즉 일정 압력 이내에서는 수증기를 내보내지 않도록 함으로서 솥안의 압력이 얻어지는 것. 수증기가 새면 압력이 유지 안되니까, 새지 않도록 뚜껑과 몸체가 닿는 부분에 고무실리콘으로 된 링을 붙여 놓는 경우가 많다. 반면 뚜껑 윗 부분에는 증기가 빠져 나갈 수 있는 작은 구멍이 마련되어 있다. 한없이 증기를 가둬두면 압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솥이 폭발하게 되기 때문이다.[8] 이 구멍, 즉 증기배출구로 증기가 빠져나가는데, 처음부터 빠져나가면 압력이 안 생기니까 적절 압력이 되기까지는 빠져나가지 못하게 장치가 되어 있다. 보통 무거운 추나 스프링에 연결된 마개가 배출구 구멍을 막고 있다. 증기의 압력이 일정 압력 미만이면 마개가 막혀 있고, 점차 압력이 커져서 증기의 힘이 충분히 세지면 마개를 밀고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일정량의 증기가 빠져나가면 압력이 떨어지므로 다시 마개는 막히고, 압력은 다시 점차 증가해서 충분히 세지면 밖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이 반복된다. 압력솥에서 규칙적으로 나는 칙칙칙칙 소리가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나는 것. 그리고 이 구멍이 막힐 때를 대비해서 대부분의 압력솥은 별도의 안전 장치를 가지고 있다.
  1. KFC오리지널 치킨이 압력솥에서 쪄버리듯이 튀긴다.
  2. 물론 'Autocuiseur'라는 정식 단어가 존재하나 실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위키백과 표제어로 등록되어있는 정도일 뿐이다.
  3. 당시만 해도 이 지방의 특산요리인 뵈프 부르기뇽같은 스튜요리를 일반냄비로 하려면 꽤 시간이나 걸렸는데 압력솥을 쓰면 10~30분 내에 해결되었으므로 Minute라는 명칭이 붙게 된 것이다.
  4.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테팔, Moulinex등의 브랜드를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5. 물론 사용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긴 하지만...하라는 대로 하면 제품이 불량이 아닌이상 안죽어
  6. 최현석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고기스튜를 만들 때 써먹었다.
  7. 물론 전기밥솥만큼 가격대가 대동소이하지만, 비싼 것은 쿠쿠같은 최신 전기압력솥을 뺨칠 정도로 가격이 세다!!
  8. 사고사례를 보면 잘못된 사용과 조리중 강제로 뚜껑을 열어서 폭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점성이 있고 거품이 많이 나는 요리는 증기배출구를 쉽게 막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