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헌용

1 서진 황후로서의 삶

羊獻容
(286 ~ 322)

서진의 상서우복사 양현지(羊玄之)의 이자 서진 혜제 사마충전조유요의 황후로 중국 역사상 유일하게 두 개 황조의 황후를 지낸 여인이다.[1] 서진에서의 시호는 혜헌황후(惠獻皇后), 전조에서의 시호는 헌문황후(獻文皇后)이다.

유명한 명문 집안인 태산(泰山) 양씨(羊氏)[2] 양현지의 딸로 태어났으며 사마충의 첫 황후였던 혜황후(惠皇后) 가남풍이 폐위가 된 후에 주살당하자 가남풍의 뒤를 이어 황후가 되었다. 하지만 이미 서진은 팔왕의 난 와중이라 16년 동안 황족들이 서로 권력을 주고받고 서로 죽이고 내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사마충이 사망하자[3] 이복동생 사마치가 회제로 즉위하였다. 그녀는 팔왕의 난 때 황후의 지위에서 열번 폐위되고 열 번 다시 복위되었는데 여기에 걸린 시간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일대의 국모가 황족들과 그의 심복에게 폐위와 복위를 반복했는데 심지어 낙양현령에 의하여 폐위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모든 굴욕을 신중하게 참고 지냈다. 회제는 그녀에게 혜황후라는 존호를 주었고 그녀를 홍신궁에 머물게 하였다.

2 전조 황후로서의 삶

그러던 중 영가의 난이 터져 수도 낙양이 함락되었다. 회제와 그녀는 포로로 잡혔는데 유총의 일족이었던 유요가 그녀를 부인으로 삼았다. 유요가 황제로 즉위하자 그녀를 황후로 삼았는데 유요가 어느 날 그녀에게 물었다.

"나와 너의 전남편을 비교하면 어떤가?

"어떻게 같이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폐하는 나라를 세운 명군이고 그 자는 망국의 암군이었습니다. 심지어 처자도 보호하지 못했고 황후마저 평민의 모욕을 받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폐하를 보고서야 비로소 천하에는 사나이 대장부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에 유요는 매우 기뻐했으며 그녀를 총애했다. 가남풍의 악행 때문에 묻혔고 망국의 황후로 오랑캐의 아내가 되었다는 점에서 불행한 여자로 여겨지지만 이 여자도 권력욕이 대단했다. 사마충이 죽고 시동생 사마치가 황제가 되자 태후로 권력을 잡지 못 할까봐 안절부절했으며 무엇보다 유요에게 전 남편이었던 사마충의 험담을 했고 나중에 다시 황후가 되자 매우 만족해 했다.[4]

그녀가 사망하자 유요는 헌문황후라는 시호를 올렸으며 한 번도 보지 못 한 장인 양현지를 위해 영원릉(永垣陵)을 만들어 이장시키고 그녀는 현평릉(顯平陵)에 장사지냈다. 유요는 그녀를 기리고자 엄청난 돈을 들여 그녀와 그 부친을 위해 능묘를 만든 것이다. 엄청난 수의 백성들이 동원되어 밤낮을 쉬지 않고 건설했는데 이 때문에 백성들의 희생이 많아지자 원망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신들은 상소를 올려 그 부당함을 호소했다.

두 묘는 만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여 하루 6만 명의 백성들이 동원되어 지금까지 6백만 명의 공력이 들어갔습니다. 벌써 3개의 연못을 만들었고 높이가 백 척이나 되는 산만한 언덕이 생겼습니다. 뼈들이 온 땅에 널려 있고 인부들의 탄식소리가 하늘에 닿고 있습니다. 또한 나라와 폐하와 황후에게도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요는 복지부동이었고 끝내 두 개의 능을 완성시켰다. 특히 현평릉은 황후가 이미 묻혔지만 나중에 자신이 합장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하지만 훗날 유요가 석륵에게 암살당하고 전조가 멸망할 무렵 그녀가 묻혔던 현평릉은 표적이 되어 도굴되고 철저하게 파괴당했다.

3 가족관계

사마충과의 사이에서는 자식이 없었고 유요와의 사이에서 유희, 유습, 유천 세 아들을 낳았다. 여담으로 할머니가 신비의 딸 신헌영이다.
  1. 북위 말기 이주영의 딸 이주영아(爾朱英娥)는 북위의 효명제 원후, 효장제 원자유, 고환 세 남편을 섬겼다. 하지만 이주영아는 첫번째 남편인 효명제의 황후가 아니라 후궁인 빈이었으며 세번째 남편 고환은 생전에는 황제가 아니었고 그나마 첩이었다.
  2. 양표, 양수 등으로 유명한 홍농(弘農) 양씨(楊氏)와는 무관한데 애초에 한자부터 다르다.
  3. 팔왕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동해왕 사마월에게 독살당했다는 설도 있다.
  4. 물론 전 남편 사마충이 별 볼 일 없는 위인이었고 자신도 팔왕의 난 와중에 여러 번 구금되고 폐비되는 등 고생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