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브레이크

1 개요

브레이크의 종류라기보다는 감속 방법중 하나이다. 엔진 내부의 마찰로 속도가 줄어드는 것.

넓게 보면, 기어가 중립N이 아닌 상태에서 엑셀 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량의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엔진브레이크이다. 단순히 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로 속도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기어가 중립이거나 클러치를 밟은 상태일 때만 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로만 차량의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기어가 중립이 아니라면 차량이 더 빨리 느려지며, 이것이 엔진 브레이크라는 뜻.

쉽게 말해 경사도가 대략 3~5% 내외[1]고속도로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엑셀 페달에서 발을 뗀 채로 기어를 중립에 두면 속도가 점점 빨라지지만(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력 < 중력), 중립에 두지 않으면[2] 속도가 그대로거나 점점 줄어든다(엔진의 마찰력+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력 > 중력)[3]. 즉, 중립N이 아닌데 엑셀 페달을 밟지 않으면 그것이 곧 엔진브레이크라는 것이다. 참 쉽죠?

하지만 엔진 브레이크의 의미를 좁게 보자면, 운전자가 임의로 기어를 저단(1~2단)으로 바꾸는 행위를 말한다. 이 경우 엔진 내부의 마찰이 극대화되어 차량이 꿀럭이면서말타기 속도가 팍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자칫 간과해버릴 수 있는 문제가 있는데, 엔진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페달이 아니므로, 제동등이 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넓은 의미의 엔진 브레이크라면 상관없지만애초에 엑셀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무조건 밟으라는 것도 앞뒤가 안 맞기도 하고 기어를 임의로 저단으로 바꾸어 급감속한다면 이는 뒷차에게 심각한 민폐를 야기할 수 있다. 아무런 위협요소가 없는 평지에서 뒷차와 충분히 차간거리가 확보되지 않았을 때 저단 기어를 통한 급격한 제동을 한다면 뒷차와의 추돌사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동승자에게 등짝 스매싱은 덤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에서 각각 엔진 브레이크의 작동 원리가 다르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엔진브레이크는 회생제동이라고 해서 역시 원리가 다르다.[4]

참고항목: 제이크 브레이크, 리타더 브레이크, 회생제동

화물차의 경우 풋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면 브레이크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고 심하면 화재의 위험도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브레이크를 잡을 경우 뒤의 화물이 흐트러질수 있기 때문에 화물차량을 운전하는 경우 적절한 기어 변속을 통한 엔진브레이크는 필수적이다.

페이드 현상 이나 베이퍼 록 현상 혹은 두 현상이 동시에 오는 경우 사실상 사용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5] 엔진브레이크마저도 여의치 않은 경우 비상정차대 같은 제동시설을 이용하거나, 차체 옆면을 가드레일에 서서히 스치도록 운전하여 정차하는 방법이 있다.[6]

엔진 브레이크로는 차량의 속력을 낮출 수는 있어도 차량을 정지시킬 수는 없다. 이는 자동변속기 차량의 기어를 D로 두면 차량이 5km/h내외의 속력으로 앞으로 움직이는 것만 보아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차량을 멈추게 하려면 풋브레이크나 주차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

여건이 안 돼서(...) 엔진 브레이크가 무엇인지 상상이 되지 않아 비슷하게라도 체험해보고 싶은 사람은 세발자전거를 타자. 여러분이 페달을 굴리던 다리에 힘을 빼면 자전거가 멈출 텐데, 이것이 다리가 움직이려하지 않는 것을 이용한 엔진브레이크 되시겠다. 물론, 두발자전거는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페달과 뒷바퀴의 동력 전달이 끊기므로(즉, 자동으로 클러치를 밟는 것과 같으므로), 이를 체험할 수 없다.

2 가솔린 엔진에서의 엔진 브레이크

가솔린 엔진은 회전수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디젤 엔진에 비해 토크가 낮다. 따라서 변속기도 높은 기어비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가솔린 엔진에서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면 엔진이 아주 높은 회전수로 돌아가게 된다.[7] 이때 발생하는 실린더의 마찰력으로 차량의 속도를 떨어트리는 방식.

단지 마찰력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고 실린더 내에 발생하는 진공의 힘 또한 사용한다. 엑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제어하는 스로틀 밸브가 닫히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흡기 행정에서 공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로 실린더의 용적이 늘어나면서 실린더 내부에 진공이 형성된다. 이 압력이 저항을 발생시킨다.

2.1 수동변속기

다운쉬프트 테크닉을 이용한다. 즉 현재의 속도에 알맞은 기어보다 더 낮은 단수의 기어를 강제로 넣어서 감속을 유도한다.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의 손상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한단씩 낮추어 변속하며 울컥임을 방지하기 위해 싱글클러치 혹은 더블클러치를 이용한 레브매칭 다운쉬프트, 그와 더불어 브레이크를 같이 조작하는 힐앤토등의 테크닉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엔진브레이크 사용중에는 스키딩(타이어 미끌어짐)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극단적인 기어 조작시(5단->1단 등) 미끄러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엔진의 회전수가 레드존위로 한참 올라가는 오버런 현상이 일어나면서 그야말로 파괴되는 수가 있다.

클러치가 고장난 차량이라도 엔진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기어를 중립으로 빼고 엑셀레이터를 쳐서 RPM을 끌어올린 뒤 아랫단 기어를 물려주는 식이다.

2.2 자동변속기

자동변속기 차량은 미션보호 프로그램으로 인해 원하는 수준의 급격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기 어렵다. 요즘 나오는 자동변속기는 수동으로 기어비를 지정할 수 있도록 돼있으므로 이걸 사용할 수 있고 이것이 없는 차종이라도 2나 L 등으로 모드를 선택하면 ECU가 알아서 엔진 브레이크를 건다.

미션보호 프로그램은 일정 rpm(차량마다 다르다) 이상 올라가면 미션 과부하를 막기 위해 윗단으로 강제 변속해 버리는 기능을 말한다.[8] 그렇다 보니 급한 내리막의 경우 100% 자동변속기로 엔진브레이크를 거는 건 무리지만 엔진브레이크와 약간의 풋브레이크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풋브레이크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쓰기도 한다.

CVT 역시 수동모드로 자동변속기처럼 엔진브레이크가 가능하다. 베어링이나 풀리벨트에 부하가 심하게 가서 수명단축의 원인이 된단 얘기는 있지만 100% 객관적으로 검증되진 않았다. 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망가질 이유가 없는게 당연히 주행중 토크가 엔진 브레이크 토크보다 더 클 것이기 때문. 토크가 걸리는 방향만 바뀔 뿐인데 이것 때문에 베어링이나 벨트가 망가진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9]

한편 자동변속기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쓰는 경우는 비교적 드문데 운전교육때 조작미숙으로 인한 파워트레인 손상을 이유로 엔진브레이크 사용(엄밀히는 수동모드 자체)을 쓰는 걸 자제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있고, 자동변속기 초기에 1~2단 수동모드만 됐을 때 이들의 엔진브레이크 상한속도가 낮은 편이라 산길 내리막이 아니면 실용성이 떨어지다 보니 안쓰게 된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다.

3 디젤 엔진에서의 엔진 브레이크

엔진 브레이크의 종류
배기 브레이크제이크 브레이크리타더 브레이크


크게 제이크 브레이크, 배기 브레이크, 리타더 브레이크로 나뉜다. 일반 가솔린 엔진처럼 실린더의 마찰 자체로 제동하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기어비 문제도 있고 트럭 자체가 워낙에 무거운 물건인지라 기대에 못미치는 성능을 보이므로 보통 디젤 엔진에서는 위의 세 방식의 브레이크만을 이야기한다.

3.1 제이크 브레이크

엔진을 공기압축기처럼 활용하여 감속한다. 소음이 심해 도심지에서는 절대 사용할 수 없고 도심이 아니더라도 야생동물을 놀라게 할 수도 있는 등 여러가지로 민폐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제동 방법이다.

3.2 배기 브레이크

제이크 브레이크와 같이 공기의 힘을 이용하지만 배기 브레이크는 배기라인에 밸브 등의 장치를 하여 배기가스의 흐름을 방해하여 실린더 내에 압축 저항을 발생시키는 원리로 차량을 제동시킨다. 소음은 작지만 제동력이 낮은 게 흠이다.

3.3 리타더 브레이크

참고 영상

유체, 터빈 및 라디에이터로 구성된 리타더라는 장치를 변속기에 부착한다. 제동에만 사용하는 부품이므로 사실상의 브레이크다. 끈끈한 유체 속에서 터빈을 돌릴 때 발생하는 저항력을 제동에 사용하며 제동으로 뜨거워진 유체는 별도의 방열기구로 식힌다. 마찰을 일으키는 부품이 없으므로 수명이 매우 길고 넉넉한 방열 성능을 가지고 있어 긴 내리막에서 사용하기 좋으며 무엇보다 페이드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리타더의 방열 성능을 초과해서 사용하면 이 브레이크도 파열하거나 제동 성능이 급감할 수 있지만 통상 브레이크(에어브레이크)가 남아있기 때문에 차를 세울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다. 브레이크 라이닝 수명연장에도 도움이 되고 소음이 적은 편이며 전자제어의 도움을 받기 용이한 구조로 최근의 대형 트럭들은 리타더 브레이크를 장착하는 추세이다.

4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의 엔진 브레이크

모터는 발전기로서의 기능을 겸용할 수 있다. 즉 모터의 동력을 끊으면 바퀴가 모터를 돌리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나 캐패시터 뱅크 등으로 돌려 저장하거나 저항기를 통해 열로 바꾸어주면 발전기가 된 모터의 발전 토크[10]로 인해 차량의 속력이 줄어든다. 회생제동은 내연기관의 엔진 브레이크와는 달리 깔끔하게 차량의 관성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에너지 소모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연비에 영향이 없다. 만약 축전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발전량이 올라가거나 완충 되었을 경우에는 더 이상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없으므로 저항기를 통해 열로 소모하여 제동력을 유지한다.

모터의 회전수가 일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회생제동을 수행하지 않으며 최종제동은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이는 단순한 효율의 문제로, 모터를 이용해 완전제동도 가능하긴 하나 별도의 브레이크를 사용하는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11]

5 엔진브레이크의 장점

  • 연비주행에 도움이 된다.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퓨얼컷이 일어나 연료를 소모하지 않는다.
  • 브레이크 라이닝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특히 트럭 등 대형 차량의 경우에는 이 수명 문제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
  • 타이어 수명 연장에 약간이나마 도움이 된다. 엔진브레이크로는 스키딩 등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 빙판길 등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제동을 할 수 있다. 엔진브레이크 사용 시 상대적으로 급격한 제동력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휠이 덜 잠긴다. 단 급격한 엔진브레이크 시에는 ABS의 도움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
  • 풋브레이크와 적절히 조합할 경우 매우 빠른 감속이 가능하다.
  • 긴 내리막길과 같이 장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속이 필요한 구간에서 브레이크의 과열 혹은 마모를 줄일 수 있다.

6 엔진브레이크의 단점

  • 브레이크 라이닝/패드 대신 엔진 부품들(실린더 등)이 마모된다. 물론 브레이크 수명보다 엔진 수명이 월등하니 크게 부각되는 단점이 아니다.
  • 10km/h 이내의 저속이라면 엔진 브레이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특히 엔진브레이크만으로는 차량을 완전히 멈출 수 없다.
  • 자주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부품 내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고갯길 주행을 즐기다가 3만 km에 타이밍 체인(!)을 끊어먹는 운전자도 있다.
  • 너무 급격한 엔진브레이크 사용시(시속 100km에서 1단으로 조작한다거나) 파워트레인이 파손될 수 있다.엔진 Break
  • 역시 너무 급격한 엔진브레이크는 클러치 디스크를 마모시킬 수 있다. 원래대로면 엔진이 감속을 걸어줘야 하나 저항이 너무 커지게 되면 클러치가 미끄러지기 때문.
  • 엔진브레이크는 풋 프레이크보다 조작해야 할 것이 많으므로 집중력이 분산된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레이서급 반사신경이 아니면 사용하기 곤란하다.[12]
  • 다운쉬프트중 RPM보정을 해주지 않으면 차가 울컥거린다.

7 엔진브레이크 사용시 주의사항

  • 클러치를 밟고 있으면 안된다. 클러치를 밟은 상태가 곧 기어 중립 상태이다.
  • 속도를 고려하여 적당한 단수로 변속 할 것. 급하다고 100km/h 5단으로 주행하는 차를 곧장 1단 이나 2단 으로 킥다운[13] 시켜버리면 미션이 말 그대로 개발살박살이 날 수 있다. 꼭 그렇지 않아도 차에 엄청난 부담과 손상을 야기하며 급격한 제동이 걸리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으므로 뒷차와의 충돌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니 부득이하게 엔진브레이크 사용시 가급적 한단계 미리 보고 판단하여 한단계씩 차근차근 내리도록 하자. 어차피 그정도 속도로 달리는 거라면, 최고단에 가만히 내비둔 상태로도 엔진브레이크는 적절히 걸린다.
  1. 고속도로의 경사도는 법으로 6%이내로 규정됨.
  2. 5단이니 6단 등 최고단이라 가정해도.
  3. 이 때, 대부분의 차량은 연료 공급을 일시 중단하여 엔진브레이크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바로 퓨얼컷.
  4. 회생제동은, 간단하게 말하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바퀴에 연결된 구동 모터를 발전기로 이용해서 차량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 감속하는 방법이다. 전기기관차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5. 주차 브레이크를 사용시 후륜이 잠기며 급격한 스핀이 생기므로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6. 운전면허 시험에도 나오는 정석적인 방법이다.
  7. 엔진브레이크 사용시에는 연료를 소모하지 않으므로 RPM이 높아져도 연비와는 상관이 없다. 물론 기계식 캬뷰레터를 적용한 차종은 엔진브레이크 사용시에도 연료를 퍼먹는다..
  8. 급한 내리막에서 풋브레이크 없이 엔진브레이크만으로 제동을 시도해보면 알 수 있다.
  9. 대신 CVT는 미션보호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낮은 rpm에서 작용한다. SM3(L38-PH2) 같은 경우 3000~4000rpm.
  10. 회전 방향의 반대로 역토크가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11. 요즘의 전기자동차는 기본적으로 모터 드라이브 인버터가 있고 모터는 회전 방향 상관없이 토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냥 회전수를 0으로 맞춰 제어해주면 그게 완전 제동이다. 하지만 차량이 언덕에 있다거나 하는 등으로 지속적인 부하가 발생할 경우, 브레이크야 한번 붙들어주면 그만이지만 모터는 계속 토크를 발생시켜서 힘으로 차량을 잡아 버티고 있어야 한다. 당연히 여기에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손실도 매우 커서 열도 많이 나며 신뢰성도 떨어진다.
  12. 그러나 조작할 수만 있다면 더 강력한 제동이 가능하긴 하다
  13. 단, 수동변속기인 경우엔 킥다운이라고 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