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주입기

1 설명

인류의 예의범절 교육에 혁신을 가져온 문명의 이기. 복잡한 대화나 설명, 암기권유 등을 통한 예절의 내재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 예절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인류의 걸작이다. 하지만 최초 창안자가 뚜렷이 누구라고 알려져 있지 않아 인류의 공동저작으로서 추앙받으며, 전 인류가 자국의 오래된 토양에서 고대의 예절주입기가 발굴되면 뛸듯이 기뻐하며 박물관에 영구보존처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피사용자의 정신에 관여하는 고차원적인 기능을 하는 툴답지 않게 형태나 구조에는 제약이 없다. 매우 단순한 형태부터 초정밀기기에 이르기까지... 단지 더 빠르게 많은 예절을 효과적으로 주입해 상대방이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공통사상 하에 만들어졌다면 모두 예절주입기로 명명될 수 있다.
모든 인간이 꾸는 평화라는 꿈의 집대성답게 효과는 대개 경이적이어서 인류 평화에 크게 기여해오고 있다. 가장 큰 예를 들자면 스스로가 신이라며 사람들을 괴롭히는 못된 악당에게 단 두 방울예절을 성공적으로 주입한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인간임을 깨닫고 정신을 차리게 만든 전공을 세운 바가 있다. 소소하게는 층간소음과 난폭운전, 같은 현대사회의 나쁜 그림자를 일소할 수 있는 좋은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예절주입기의 가장 큰 단점은 더 강력한 주입기를 가진 쪽이 자신이 바라는 예절을 상대에게 강요할 수 있다는 철저한 힘의 논리로 작동되는 도구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정신 제대로 박힌 정부는 개인의 예절주입기 출력 한도사용시기 또는 방법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특별히 강력한 주입기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리하도록 하고 개인이 정당한 목적으로 필요로 할 때 가져다 주는 사회적 약속을 맺음으로써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한다.

2 상세

...는 웃자고 하는 소리고, 진실은 두 가지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추태를 부리는 딱한 자들을 응징하는 (통쾌한) 영상 또는 이야기들을 묶어 부르는 유머 코드의 일종이다. 이런 유머 코드는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영어권 국가에서는 Justice served(정의가 배달되었습니다^^), Instant karma(순간의 깨달음!) 등의 용어가 유사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제목들이 붙은 게시물을 열어보면 길 가는 여자에게 추태를 부리는 남자, 을 뜯는 양아치, 왕따 주동자, 노상강도, 소매치기 등 상대적 약자를 괴롭히는 자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경찰이나 건장하고 정의로운 시민 A, 또는 총을 들고 약자를 구하러 접근하는 지나가던 사람[1]의 제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거나 혹은 응징을 당하고 공손해지는(!) 결말로 훈훈하게 마무리가 된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물론 이런 방식의 예절 주입이 가능한데, 예를 들어 4chan의 어느 채널에서 익명의 일본 IP가 911 테러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한 사진을 올리며 'O say can you see'[2]라고 고인드립을 한 일이 있었다. 이에 미국 IP를 가진 다른 유저가 히로시마에 핀 핵버섯 사진을 업로드하며 'By the dawn's early light'[3]이라고 역시 고인드립으로 맞받아치며 상대를 침묵하게 하였으니 역시 반박할 수 없는 팩트야말로 가장 강력한 예절주입기.

둘째 의미는 역시 그냥 모든 종류의 무기 또는 상대를 위력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모든 수단에 대한 인터넷 은어. '이웃집 개가 밤낮없이 짖는데 주인에게 말을 해도 조치를 안해요'라는 게시물에 '예절주입기는 그런데 쓰라고 있는 겁니다'같은 댓글이 달린다면 100% 이쪽. 이쪽 의미의 유래는 의 명대사인 "아 전기톱! 훌륭한 대화수단이지!" 정도로 추정해볼 수 있다. 유래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격언을 남긴 로마인 베게티우스도 있다.
  1. 물론 이런 상황이 합법인 나라는 많지 않다.
  2. 미국 국가의 첫 소절.
  3. 미국 국가의 두번째 소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