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바

a0100509_4d7e1305b9701.jpg
일본판 성우는 나츠키 마리, 더빙판 성우는 성선녀.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등장인물,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온천여관의 주인인 마녀로서 이등신의 쭈글쭈글한 할머니다. 이름인 유바바(湯婆婆)는 말 그대로 목욕탕 할멈을 의미한다.

주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사람들의 이름을 빼앗아서 지배한다. 이게 거의 창씨개명 수준으로 역사적 고증인가 이름을 빼앗긴 사람의 본명에 대한 기억까지 없앤다. 보이는 것처럼 성격은 괴팍하고 음험하며 돈을 밝힌다. [1]

하지만 엄청난 아들바보인지 치히로가 처음에 일자리를 달라고 할 때 절대 안 된다고 하며 위협까지 하더니 아들이 잠에서 깨 징징대자 바로 달려가서 어르고 달래느라 쩔쩔맸다.[2] 아들 앞에서만은 한없이 물러져서 응석도 받아주고 밖에는 병균이 득실거린다면서 방에서 못 나가게 하는 등 과잉보호한다. 하지만 언니의 마법으로 인해 쥐로 변한 아들을 못 알아봤다. 당연한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옆에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한 번에 알아맞히게 될 여자애가 있어서....

덕분에 치히로가 일하게 해달라고 했을 때 처음엔 거절하다가 아들이 갑자기 울며 난리치는 통에 치히로의 말에 "알았으니까 조용히 해!"라고 하는 바람에 치히로를 고용해주게 되었다.

하지만 꼭 아기가 난리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말에 따르면, 영화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그 세계에는 일종의 노동계약이 있다고 한다. 만약 치히로가 "싫어요"나 "돌아갈래요"라고 말했다면 유바바가 당장에 돼지나 석탄조각으로 만들어버렸을 테지만, "여기서 일하겠어요"라고 했기 때문에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일을 줘야 했던 거라고. 일을 하겠다는 건 그 세계에서 살아가겠다는 의미이고,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일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또 영화에서도 아예 언급이 안 된 것은 아니다. 치히로를 가마할아범에게 보내기 전 하쿠의 말[3]이나 계약서를 쓰게 한 뒤 마지못해했던 유바바의 말[4] 등에서 그 세계에 노동에 관한 마법적인 무언가가 있음을 충분히 예측해볼 수 있다.

쌍둥이 언니인 제니바가 있는데 사이는 별로 안 좋은 듯. 하쿠를 보내서 중요한 도장을 훔쳐오게 시키는 걸 보면[5] 평범한 자매지간은 아닌 듯 하다. 으리으리한 온천여관을 운영하며 포악하고 탐욕스러운 유바바에 비해 언니는 소박한 시골마을에 혼자 살며 성격도 다정다감하기 그지 없다.[6] 둘의 성격이 너무 달라서 힘을 하나로 합칠 수 없다는 설명이 후반부에 나온다.

뱀발로 마법실력은 대단한 것 같지만 싸움에는 별로인 것 같다. 흑화한 가오나시에게 에네르기파를 날리지만 오히려 가오나시는 이걸 삼켜버리는 바람에 별 효과는 없었고 곧바로 가오나시가 뱉어낸 토사물에 묻혀버렸다(...). 그 와중에도 뚜렷이 드러나는 코 윤곽

참고로 이 장면에다가 드래곤 슬레이브를 합성한 패러디도 있다. 물론 여관의 운명은...

치히로가 늪의 바닥에서 돌아왔을 때는 기존의 약속과는 달리 치히로를 안 풀어주려는 등 온갖 쪼잔한 짓으로 직원들의 야유를 받았으나, 정작 아들내미인 보우가 "엄마, 치사한 짓 좀 그만 해. 센을 울리면 엄마를 싫어하게 될 거야"라고 한 마디하자 상처받고 데꿀멍하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이 쪼잔한 짓도 이 세계의 규칙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유바바가 잘못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규칙대로 한 행동 때문에 욕먹는 걸 보면 보통 때의 유바바가 주위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이렇게 전반적으로는 악역의 이미지를 보이지만 딱 한 번 오물신을 대접할 때만큼은 누구도 뭐라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오물신이 목욕탕 건물로 들어오자 도저히 냄새를 참지 못한 치히로가 코를 막았지만 그 때 유바바가 한 말은 가히 압권. "그만둬, 손님께 실례야!"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오물신이 들어오기도 전에 지배인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꽁지 빠지게 도망가고 수건으로 입과 코를 꽁꽁 싸매고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게다가 오물신을 씻기는데 목욕탕의 모든 물을 싸그리 퍼부어 지배인은 발을 동동 구르는 와중에도 오물신의 정체를 알아내는 데에 집중하는 것에서 의외로 속물적이지 않은 모습도 보여준다.
  1. 그간 온갖 궂은일을 해왔음이 분명한 하쿠의 만신창이 모습에도 초 냉정하게 거참, 좋은 카펫을 더럽혀버렸군.
  2. 근데 이 아들이 엄청나게 커다랗고 힘도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아들은 갓난아기의 모습인데 유바바는 벌써 쭈글쭈글 할머니라는 게 아이러니.
  3. 네(치히로)가 계속 일하겠다고만 말하면 유바바도 별 수 없어.
  4. 일하고 싶은 자에겐 일을 준다고는 하지만...
  5. 미공개 자료에 의하면, 계약한 사람을 노예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마녀의 계약도장이라고 한다. 여관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것도 아까운 듯.
  6. 물론 호구는 아니라서 유바바가 언제든 도장을 훔쳐갈 것을 예상해 도장에 강력한 주문을 걸어놨었다. 이것 때문에 하쿠가 반죽음 상태가 되어 온천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