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하 노래

1 일본어 50음도의 노래

1.1 개요

원어 발음으로는 이로하우타(いろは唄). 영어에서의 ABC 송과 비슷한 부류로, 7.5조를 4번씩 반복하면서 일본어 48자 중 ん을 제외한 47자를 1번씩만 써서 만든 일본어 대표 팬그램이다. 단, わかよたれそ의 부분에 원래는 あ행의 え가 쓰였다고 해서 본래는 わがよたれそえ였을 가능성도 주장되고 있다. 이 추정대로라면 けふこえて 부분의 え는 원래 や행의 え[1]였다는 추론을 할 수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당시에는 ん이 쓰이지 않았다.

지금의 아이우에오 순서로 나열하기 전에 50음도를 나열했던 방식이다. 이 노래로 인해 '이로하'라는 단어는 '첫걸음, 기초, 순서' 등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가나다' 정도로 번역해도 대략 맞아들어갈 정도.

1.2 상세

누가 이 노래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는 헤이안 시대 초기의 승려 쿠카이(空海)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이 가장 유명하다. 이 이야기가 와전되어 쿠카이가 히라가나를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일본 내에서는 꽤나 유명한 이야기. 그러나 이 노래의 문법은 헤이안 시대 후기의 것이므로 초기 사람인 쿠카이가 지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설도 있다. 워낙 쿠카이가 유명해서 대충 유명한 사람이 지었다고 와전되었다고 한다.

이로하자카의 유래도 이 노래에서 왔으며, 이로하(사무라이 스피리츠)의 이름도 여기에서 왔다. 닌타마 란타로의 이반/로반/하반도 이 노래에서 왔으며, 향기로운 꽃도 언젠간 지는 법도 이로하 노래 첫 구절의 한자표기를 그대로 가져 왔다.

조선시대에 나온 일본어 교재에도 이로하 노래가 등장한다!

1.2.1 용례

  • 일본 법률 조문에서 목(目)을 나열할 때도 이로하 순서대로 나열하며, 음 이름을 나열할 때 대한민국에서 가나다식으로 하는 걸 일본에서는 이로하식으로 한다.[2] 이렇게 이로하 순서로 소분류를 매기는 것이 일본에서는 흔히 있는 일로, 특히 일본군 해군에서 잠수함을 분류할 때 이로하 순으로 분류한 이래 해상자위대에서도 이로하 분류를 문서상으로 계속 활용하고 있다. 또한 함대 컬렉션에서 사용하는 심해서함일반 함종 클래스 명칭 또한 이로하 노래의 순서를 따르고 있다. 그 유명한 97식 전차가 '치하'가 된 것도 중(ュウ)전차 중 세 번째(イロ)로 개발됐기 때문.
  • 슬레이어즈 TRY의 1화부터 24화까지의 각 에피소드 제목의 첫번째 발음과 마지막 발음을 순서대로 모아서 청음으로 바꿔 나열해보면 이로하 노래의 순서가 된다.(25, 26화는 제외. 24화는 마지막 발음이 ん이기 때문에 첫번째 글자만)[3]
  • 지옥소녀 2기에 해당하는 '후타코모리' 엔딩곡의 가사에 이로하 노래 가사의 일부가 차용되어 있다. 원문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니고 약간 변형되어 있다.

1.3 노래 가사

맨 윗 줄은 히라가나, 그 다음은 한자를 사용한 당시 표기, 아래 가타카나는 현대 발음이다.

いろはにほへと ちりぬるを
色は匂へど 散りぬるを
イロワニオエド チリヌルオ
아름다운 꽃도 언젠가는 져버리거늘

わかよたれそ  つねならむ
我が世誰そ 常ならむ
ワガヨダレゾ ツネナラン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누군들 영원하리

うゐのおくやま けふこえて
有為の奥山 今日越えて
ウイノオクヤマ キョーコエテ
덧없는 인생의 깊은 산을 오늘도 넘어가노니

あさきゆめみし ゑひもせす
浅き夢見じ 酔ひもせす
アサキユメミジ エイモセズ
헛된 꿈 꾸지 않으리 취하지도 않을 테오.


쿠카이가 지은 이로하 노래.
현재는 쿠카이가 지은 종파인 진언종(真言宗;신곤슈)의 종가(宗歌)로 불리고 있다.

1.4 암호설

옛 문헌 중에는 한 행에 7자씩 끊어서 쓰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렇게 써서 마지막 글자만 읽으면 '억울하게 죽는다(咎(とか)なくて死(し)す)'라는 말이, 또 같은 방식으로 마지막 행 이외의 5번째 글자를 읽으면 '책을 나루터의 소녀(本(ほ)を津(つ)の小女(こめ))'가 되어,이 두개를 합하면 '나는 누명을 쓰고 살해당한다. 이 책을 나루터에 있는 나의 아내에게 보내라.' 정도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ㅎㄷㄷ

いろはに
ちりぬる
よたれそ
らむうゐ
やまけふ
あさきゆ
  ゑひもせ

1.5 열반경 설

각 행이 같은 헤이안 시대 말에 유행했던 불교의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을 뜻한다고도 한다. 이로하 우타에는 有為の奥山 같은 불교 용어가 섞여있다.


色は匂へど 散りぬるを
향기좋고 색이 아름답게 한창 피어있는 꽃도, 결국에는 져 버린다.
=제행무상(諸行無常)

我が世誰そ 常ならむ
(지금) 이 세상에 살아있는 우리도, 언제까지나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생멸법(是生滅法)

有為の奥山 今日越えて
이 무상한, 유위전변(세상사의 덧없음)에 헤메이던 깊은 산속을 지금 벗어나
=생멸멸이(生滅滅已)

浅き夢見じ 酔ひもせす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면, 이제는 덧없는 꿈을 꾸는 일 없이, 실제와 가상의 세계에 사로잡힐 일 없는 편안한 심경일 것이다.
=적멸위락(卽滅爲樂)

1.6 이로하 이전의 팬그램

참고로 헤이안 말에 이로하우타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아메츠치노고토바(あめつちの詞)순으로 히라가나를 외우기도 했다. 이건 삼행시처럼 각각의 히라가나를 시작으로 하는 시들이 50행 가량 이어져 있는 형식인데, 이 순서는 あめ/つち/ほし/そら/やま/かは/みね/たに/くも/きり/むろ/こけ/ひと/いぬ/うへ/すゑ/ゆわ/さる/おふせよ/えのえを/なれゐて이다. え가 두 번 들어가는 건 あ행의 え와 や행의 え가 구분되던 시절의 노래여서 그렇다나. 처음에는 하늘(あめ)/땅(つち)/별(ほし)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외우기 간편하다.

2 銀サク의 카가미네 린 오리지널 곡

이로하 노래(카가미네 린) 문서 참조.
  1. 27px 𛀁 지금은 이 글자가 사라졌다. 오늘날 외래어나 방언 등의 ye 음가는 いぇ(イェ)로 표기된다.
  2. C장조의 경우 대한민국에서는 다장조가 되고, 일본에서는 하장조(ハ長調)가 된다.
  3. 이를 위해서 2개 에피소드는 첫번째 발음을 동일한 발음(い, え)의 고어표기(ゐ, ゑ)로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