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자연선택(自然選擇, Natural Selection)은 자연계에서 환경에 적응한 종이 살아남는다는 원리다. 자연도태라고도 한다.
2 원리
다윈의 진화론을 아직도 ‘자연선택설’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금년을 기해 그런 실례는 더 이상 범하지 않길 바란다. 다윈의 자연선택에 관한 설명은 더 이상 가설(hypothesis)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지난 150년 동안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쳐 당당히 이론(theory)의 지위를 획득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반드시 ‘자연선택론’ 또는 ‘자연선택의 원리’라고 부를 것을 주문한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조건만 갖춰지면[1] 진화란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면 자연선택은 사물에 근거하여 성립하는 근본 법칙 즉 원리(principle)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자연선택은 진화를 일으키는 주된 원동력으로, 찰스 다윈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다. 그 내용은 주어진[2] 환경에서 번식하지 못하는 종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성질을 가진 종들이 (마치 자연에게 선택되듯) 자신의 성질을 후대로 전달하며 생태계에 퍼진다는 원리이다.
자연선택이 종 분화를 유발한다는 것은 과학적인 방법[3]으로 증명되었으며,[4] 그에 의거하여 지구상의 생물이 어떤 방법으로 지금과 같이 여러 종으로 나뉘고 다양화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하는 이론이 진화론이다.
이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5] 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는 표현도 이 이론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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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선택의 예시로써 항상 거론되는 기린 목의 예시. 하지만 최근 자연선택 원리의 관점에서는 위 예로만 자연선택을 설명할 수 없다.[6] 게다가 기린 목이 길어진 이유는 먹이경쟁 때문만이 아니다! 기린의 목은 먹이보다는 성선택의 영향으로 길어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만 기린 목이 왜 길어졌는지는 아직까지 아무도 모른다.링크1
기린을 예로 들자면 옛날 어떤 지역에 기린의 공통 조상으로 이루어진 어떤 집단이 있었다고 하자. 그들은 지금보다 목이 짧았고 당연히 높은 곳의 나뭇잎을 먹는데 불편함이 존재할 것이다. 그 집단의 유전자급원(=유전자 풀, Gene pool) 안에는 약간이나마 목이 긴 개체도 있을 것이고 목이 짧은 개체도 있었을 것이다(즉, 집단 내에 다양성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 중에 목이 긴 개체는 높은 곳에 있었던 나무를 더 먹기 쉬웠을 것이고 아주 미세하게나마 다른 목 짧은 개체들보다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을 것이다.
그 개체가 자식을 낳으면 당연히 자식도 목이 길 것이고 그 자식들도 마찬가지로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다른 목 짧은 개체들과의 먹이 경쟁에서 유리하단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집단의 유전자급원은 (생존에 유리한) 목이 긴 개체들로 점점 채워지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 관여한 변수는 환경, 변이,[7] 시간이다. 환경이 달라지면 자연 선택의 방향도 달라진다. 기린의 긴 목이 다른 환경에서는 생존 및 번식에 불리한 요소일 수도 있고 그런 환경에서는 기린의 목이 눈에 띄게 길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기린의 목이 길어지면서 기린의 되돌이후두신경[8][9]과 같은 이상해보이는 해부학적 구조들도 나타나지만, 그러한 요인들보다 긴 목을 갖고 있다는 게 그 환경에서 더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또다른 적절한 예로 갈라파고스 섬에 서식하는 다윈 핀치의 자연선택이 있다. 1976년~1978년 갈라파고스의 중간땅핀치(G, fortis)의 개체수, 몸의 크기, 먹이인 씨앗의 양, 씨앗의 크기와 단단함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 그래프를 종합해 보면 중간땅핀치의 먹이인 씨앗이 줄어들었고, 씨앗은 생존을 위해 더 커지고 단단해졌다. 따라서 이것을 먹는 땅핀치의 개체수가 감소하였고, 큰 씨앗을 먹기에 알맞게 몸 크기가 커진 것이다. 갈라파고스의 핀치는 현재까지도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먹이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엘니뇨나 라니냐 등)도 자연선택에 영향을 미친다.(출처 영어판 위키백과)
이처럼 자연선택에서 선택압을 가하는 주체는 자연, 즉 환경이다. 이 환경은 말 그대로 날씨나 지형같은 요소가 될 수도 있고, 다른 포식자나 피식자 혹은 공생관계의 종들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언급한 대로 갑작스런 기후 변화 역시 요인이 될 수 있다.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 및 번식에 유리한 형태로 진화하기 떄문에, 간혹 고립된 장소에서 전혀 다른 계통의 두 종이 서로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도 한다. 이를 수렴진화라고 한다.
또한 긴 시간도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의 뇌와 같은 복잡한 기관이 우연히 나타났다고 하기엔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절대적인 설계자의 개입을 주장하는 자들이 있다. 하지만 한 유전자(의 표현형)에서 조금이나마 생존에 유리한 요소가 있으면 그 유전자가 퍼지는 데 도움이 되고, 그 미세한 차이가 긴 시간을 거치면서 복잡한 기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일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을 참조.
사족으로 정작 찰스 다윈 자신은 기린을 예시로 들어 자연선택을 주장한 적이 없다.[10] 기린 목의 예시는 라마르크가 주장했는데, 후대의 생물학자들이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에 대조되는 예시로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3 관련 항목
- ↑ 1. 한 종에 속하는 개체들은 각자 다른 형태, 생리, 행동 등을 보인다. 즉 자연계의 생물 개체들간에 변이(variation)가 존재한다. 2. 일반적으로 자손은 부모를 닮는다. 즉 어떤 변이는 유전(heredity)한다. 3. 환경이 뒷받침할 수 있는 이상으로 많은 개체들이 태어나기 때문에먹이 등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competition)할 수밖에 없다. 4.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형질을 지닌 개체들이 보다 많이 살아남아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자연선택 natural selection).
- ↑ 비유적인 의미다.
- ↑ 유전학, 계통학, 고고학 등 여러 학문적인 수단이 사용되었으며, 미시적인 진화는 심지어 실험적으로도 증명 가능하다.
- ↑ 아래 항목의 기린 그림을 보면 알듯이 생물 교과서에서는 아직도 자연선택설로 나와 있는데,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이 되었기에 설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이론으로 번역하는 게 맞다. 이에 대해서는 설 항목 참조
- ↑ 물론 살아남은 자가 무조건 강한 것도 아니다. 그저 더 생존에 적절할 뿐.
- ↑ 최근에는 분자생물학을 이용한 세부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생물의 진화를 연구하기 때문에 위의 그림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맞지 않는 점이 매우 많다. 이 그림이 나오는 설명은 자연선택이 개체간의 생존경쟁으로 인한 결과라고만 표시하기때문. 알다시피 자연선택에서는 환경변수도 개체군의 진화에 많은 영향을 준다. 자연선택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해서 그 형질이 바뀌지 않고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 ↑ 돌연변이도 이 안에 포함되지만 여기서의 변이는 한 가지 종 내에서 개체들이 갖는 서로 다른 특성, 즉 다양성을 의미한다.
- ↑ 미주신경의 갈래로서 뇌에서 내려오다가 대동맥궁을 우회해서 다시 올라와 후두에 분포하는 신경이다. 다른 동물들에서는 기껏해야 몇 십 cm 우회하지만 기린에서는 4~5미터나 우회한다.
- ↑ 인간에게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눈에 존재하는 혈관은 오징어의 눈보다도 좋지 않은 위치에 존재한다. 하지만 그 단점을 커버할 만큼 다른 요인들이 유리했기 때문에 그런 구조를 갖게 된 것.
- ↑ 종의 기원에도 기린 목 얘기는 안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