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보안


1 개요

유독 한국에서는 자전거 도난이 심하다'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전세계에서 번번히 일어나는 일로 딱히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예를들어 영국에서만 매년 10만 대의 자전거 도난이 발생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12년 한해에만 약 4천대의 자전거가 도난당했고[1], 결국 경찰에서 자전거 도둑을 잡기 위해 GPS가 달린 미끼 자전거를 도시 여기 저기에 묶어두기에 이르렀다. 중국에서는 수시로 자전거가 털려서 도둑 맞으면 남의 자전거를 훔쳐쓰기가 당연시된다카더라.과연 대륙 그래서 자전거 관련 스타트업에서도 항상 보안은 최우선순위로 고려하여 만든다.

아무리 도난방지를 철저히 해도 가져갈 놈은 가져간다. 싸구려 자전거라도 도난 당하면 일주일 이상은 탈력 상태가 되므로 주의점을 숙지하고 최대한 조심하도록 하자.

2 왜 도난이 발생하는가?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기본적인 보안장치가 없다. 또한 등록제와 같은 법률적인 제도도 몇몇 국가에만 시행한다. 자동차 도난에 비하여 자전거 도난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유는, 훔친 후 도색을 하거나 혹은 시리얼을 지우면 원 주인이 누구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속제 자전거는 각인을 하지만 카본제 자전거는 시리얼 번호를 도장해버린다. 하여 자전거 시리얼 번호를 확인해서 이것이 지워져 있다면 장물일 가능성이 99.9%. 중고로 자전거를 구매할 때엔 차대번호를 꼭 확인하자.

많은 경우 자전거 구입 시 받는 케이블 자물쇠을 이용하여 야외에 거치한다. 그런데 많은 자물쇠들은 절단기로 한방에 절단되며, 심지어 잠금장치의 플라스틱 부위를 돌로 찍으면 개박살나는 망가지기도 한다. 이런 자물쇠의 목적은 자전거 보호가 아니라 자전거 절도를 '귀찮게' 해서 다른 자전거로 타겟을 옮겨가게 하기 위한 정도라고 한다. 통짜 쇳덩어리인 4관절 자물쇠나 U락같은 자물쇠 정도는 돼야 그나마 좀 안전한 축에 속하지만 이 또한 전문털이범들에겐 알짤 없다. "당신의 시야에서 벗어난 순간 이미 그 자전거는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라는 말을 명심하도록 하자.

자전거는 무거워 봤자 20Kg 가량으로 교통수단 중에서는 매우 가볍다. 고정된 곳에 거치하지 않고 바퀴와 프레임 간에만 자물쇠를 잠그면, 굳이 열지 않더라도 손으로 들어 탈취할 수 있다. 자동차는 차 안에 들어가도 시동을 걸어야하는 문제가 있다. 자전거는 부품이 온전하고 자물쇠만 없으면 바로 타고 도망갈 수 있다.

3 대책

무조건 4관절 자물쇠나 U락을 쓰도록 하자.[2] 만약 여기에도 돈지랄을 해야겠다면 독일 아부스(abus)社 및 미국 크립토나이트(kryptonite)社의 자물쇠를 쓰자[3]. 물론 2만 원대의 저렴한 물건도 있지만 이건 중국제 싸구려 제품과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 10만원 전후 물건을 고르면 평생 쓴다. 이 수준이 되면 그라인더 같은 극단적인 도구를 동원하지 않는 이상은 거의 안 잘리거나, 자르는데 굉장히 오래 걸린다. 게다가 이건 위엄 돋는 독일제/미제다!!! 하지만 열쇠를 잃어버린다면 어떨까? 그라인더도 저가형으로는 하루종일 잘라야 하고.. 수분 이내에 뚝딱 자르려면 그라인거만 수십만원대의 본격적인 물건에, 거기에 사용되는 날(절단석 이라고 한다)도 하나에 만원이 넘어간다. 그런데 이 절단석이 또 소모품이라서 좀 쓰다보면 갈아줘야 한다. 이정도까지 준비하는건 전문적인 도선생들이고, 이런사람들은 뭘로 자물쇠를 만들든 막기가 매우 어렵다.초경합금 덩어리로 자물쇠를 만들면 된다. 이러면 자물쇠가 몇백만원 할거다 자전거를 자르고 자물쇠를 가져가겠지 자전거가 더 비쌀수도 있잖아

반복하여 언급되지만, 전문 털이범은 자전거를 분해해서라도 가져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천하의 개쌍놈

하지만 자물쇠보다 안전한 방침 중 하나는 자전거를 절대 시야 밖에 두지 않는 것이다. 자전거 보관소는 보안대책이 허술하다. 안장이 없는 자전거라든가, 바퀴와 자물쇠만 남은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CCTV조차 없는 보관소에서 잃어버리면 하소연할 곳이 없다. 고가의 자전거는 절대 밖에 놓으면 안 된다. 건물에서 반입을 제지할 시 자전거 가격대를 말하며 양해를 구하자.

만약 자전거를 야외에 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잠그자. 앞바퀴를 분리하여 뒷바퀴와 겹친 뒤, 강력한 U락이나 4관절 자물쇠를 사용하여 바퀴와 프레임을 단단히 고정된 구조물에 묶는다. 마지막으로 긴 케이블 락을 이용하여 안장을 묶는다. 국내에선 이렇게 묶어놓는 경우를 보기 어렵지만 외국에선 흔하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자

전문 털이범은 4관절락 이상의 고급 자물쇠로만 방어할 수 있다. 이같은 전문 털이범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뜨내기에 지나지 않고, 이들의 몇 가지 심리만 알면 도난률을 극히 낮출 수 있다. 그리고 눈에 띄이는 곳에 표식을 그려 넣고 또한 눈에 띄이지 않는 안장 밑이나 페달, 프레임 등에 자기만 알아볼수 있는 표식을 해둔다. 이는 도난률을 낮추기 보다는 혹여 도난시 우연히라도 길가다 자기 자전거를 발견하였을때 확인을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자전거 절도범들은 앞서 말한대로 대부분 전문 털이범이 아닌 범죄자로 진화하는 새싹 초짜들이다. 훔쳐서 인터넷 등지에 파는 애들도 있으나 그냥 길가다 보이니까 훔쳐서 자기가 타거나 친구들끼리 타는 애들 수두룩이다. 길가다 우연히 자기가 도난당한 자전거를 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하는 야외에 세울 때 기본 방침이다.

  • 자전거가 무가치하게 보이도록 한다: 많은 도난이 충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가져가기 어렵게 하거나, 탈 수 없는 상태로 두면 도둑의 견물생심은 극히 줄어든다. 안장이나 앞바퀴를 빼서 따로 소지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구하기는 어렵지만 탈착식 페달도 있다. 간지는 안 나지만, 고의로 흙먼지를 덜 닦아도 도난 방지가 된다. 아니면 쌀집 자전거같이 정말로 무가치해 보이는 자전거를 타자. 철티비에 바퀴만 바꿔서 써도 좋다.
  • 인적이 많은 곳에 둔다: 안 보이는 곳에 꼭꼭 숨긴다? 자물쇠를 이용해 밖에 놓는 상황에서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인적이 적은 곳이라면 절단기나 공구를 이용하기 쉽다. 몇 분에서 몇 십 초면 끝날 작업이고 유심히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인적이 많은 곳에서 공구를 꺼내기는 부담스럽다. 잡히면 콩밥 먹는 사실은 도둑이 더 잘 안다.
  • 최소한의 도난방지장치는 반드시 휴대한다: 자물쇠를 아예 지니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다. 이러면 자전거에서 한순간도 떠날 수 없으므로 자연 도둑이 못 온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쓰다 화장실을 급히 갔다가 도난당한 사례가 있다. 형식적이나마 자물쇠가 있으면 도둑의 심리적인 부담은 몇 배가 되고, 충동적인 절도는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많은 돌발상황이 발생하는데, 최소한의 도난방지대책도 고려하지 않는 행동은 어리석다고 할 수 있다.
  • 자전거를 묶어둘때는 반드시 고정 구조물과 함께 묶어둔다: 묶을때 귀찮다고 바퀴랑 프레임끼리만 묶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위에도 나와있지만 이 경우에는 절도범이 따로 자물쇠를 해체하지 않고도 자전거를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가져 갈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묶어둘때는 가급적 나무, 전봇대, 자전거보관대 같은 고정 구조물과 같이 묶어두는게 좋다.설마 나무와 전봇대를 뽑아 가져가진 않겠지(...)

그 외 도난 방지책은 이렇다.

  • 정차시 최저단으로 둔다. 산악자전거 1단이면 밟아야 얼마 못 간다. 그 사이 틈을 노려 잡는 방법. 반대로 브레이크를 풀어두어 다른 방법으로 얼마 못 가게 할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가게할 수도 도둑도 자전거 전문가일텐데 기어를 올리지 않을까 만약 자전거가 픽시라면 브레이크를 풀어놔도 절도 위험이 있다! 허나 그 사람 능력에 따를뿐... 또는 기어비를 높게 설정한다
  • 가능하다면 공중에 띄워서 묶거나 높은 난간에 매달아서 묶는다. 어지간한 완력으로는 훔칠 수 없으며, 시간도 더 많이 걸린다.
  • 안장볼트로 단단하게 묶는다. 자물쇠로 안장과 본체를 묶는다. 록타이트를 사용하면 더 좋다.
  • 접이식 자전거를 산다: 접어서 식당이든 교실이든 당구장이든 들고 들어간다. 크기가 작은 미니벨로면 더 좋다.
  • 서브 자전거를 운행한다: 주객이 전도되어 보여도 괜찮은 방법이다. 10만원 안팎이면 주행성이 훌륭한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다. 평시에는 이것을 주로 이용하면 도난 당해도 데미지가 덜 하다. 손가락만한 부품이 수십만 원이 넘어가는 이 바닥에서는 충분히 고려할만 하다.
  •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가장 완벽한 방법) 이거 적은 씨끼 누구야?
  • GPS를 이용해 추적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는 구역이 자전거 등록제를 시행중인지 알아보고 시행한다면 등록해주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3.1 부품 털이

자전거 절도를 사실상 막을수 없는 이유. 아무리 잘 묶어도 부품 하나하나까지 다 묶을순 없고 특히 고가의 자전거는 작은 부품까지도 꽤 비싼 가격에 거래되어 도둑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덩치도 크고 거래도 어려운 프레임보다는, 쉽게 사고 팔 수 있으며 추적도 어려운 부품을 털어가기도 흔하다. 전문 털이범은 완성차보다는 부품 단위로 나눠서 매각한다고 한다. 이편이 수익이 더 높고 범행이 드러날 확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털어가는 유형과 방지법은 다음과 같다.

  • 앞바퀴 : 앞바퀴 떼고 가져간다. 가장 쉽게 가져갈 수 있다.
  • 뒷바퀴 : 뒷바퀴 떼고 스프로킷까지 덜어내야하므로 손이 많이 간다. 체인이 있어 손이 많이 가지만 어떻게든 털 수는 있다. QR레버고 요령만 안다면 몇초 안걸린다. 앞바퀴랑 별 차이가 없다. 밴드 브레이크라면 예외.
  • 드롭바 : 로드바이크, 픽시, 하이브리드, 미니 스프린터 등에 달려있는 드롭바만 빼가는 도둑이 많다. 자전거집에서 로드바이크나 하이브리드의 부품값과 조립비를 포함해 드롭바를 풀셋으로 달려면 10만원은 깨지기 때문에 드롭바를 훔쳐서 내껍니다 하고 자기 자전거에 다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픽시의 경우가 심하게 도둑맞는데, 픽시 대부분이 핸들바에 브레이크 레버만 달랑 달아놓고 스템도 육각렌치 한번만 돌려주면 분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드랍바 끝에 달아두는 테이프 마개도 절도의 대상. 사실 달려있는 부품이 많아서 와이어를 다 끊어버리고 가져가는게 아니라면 힘들다.
  • 무시고무 : 타이어 공기주입구를 막는 고무와 금속 핀. 이것은 전문절도범들보다 개념없는 초중딩들이 은근히 많이 떼어가는데, 가격 자체는 높지 않지만 당하면 바퀴의 바람이 빠지므로 공기마개 여분이 없을 경우 자전거 상회까지 끌고 가거나 비상조치를 하려면 힘들고 매우 골룸해진다. 더구나 그냥 돌려빼면 술술 빠지므로 의외로 물리적 테러방지가 쉽지 않다. 초중딩들 눈에 보이는 곳에 안 두는 게 해결책 잡으면 학교나 경찰서에 데려가 뜨거운 응징을 해 주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아니면 프레스타나 슈레더 방식의 밸브가 달린 튜브를 쓰자.
  • 안장 : 1분, 아니 30초면 털린다. 볼트로 조이면 드라이버로 풀고 가져간다. 대응법은 소형 자물쇠로 본체와 안장을 묶는 방법이다. 아예 안장을 뽑아서 따로 소지하는 방법이 좋다.
  • 짐받이 : 없어도 자전거 운행에 지장이 없지만 이것도 엿 바꿔 먹으려고 떼어간다.
  • 프레임 : 영 좋지 않은 곳(자물쇠를 비틀면 빠진다는 그런 곳) 말고 프레임과 묶어으면 절대안전지대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삼각형 안에 자물쇠를 집어 넣고 묶는 방식인데, 이렇게 되면 자물쇠를 잘라내지 않는 이상 털리지 않는다. 물론 자물쇠는 도둑놈들에게 쉽게 잘린다 애초에 프레임이 도난당했다는 것은 사실상 나머지도 함께 부품도 도난당할 확률이 높다.
  • 기타 악세사리 : 전조등이 단골 타겟인데, 전조등의 경우 보통 탈착이 쉬우며 수 초면 털 수 있기 때문. 분리해서 들고다니는 것 말고는 막을 방법이 없다. 그 외 스마트폰 거치대나 라이트 거치대, 속도계 등 돈 되면 무엇이든 떼어간다. 이런건 지나가는 아줌마들도 그냥 집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4 결론

아무리 도난방지책을 철저히 세워도 부품을 뜯어가거나 열받은 도둑이 발로 차서 바퀴살을 휘어놓는다던지 주변 돌같은 것으로 찍어버리는 등의 자전거를 테러하는 일은 막을 수 없고, 사례만도 매우 많다. 비싼 자전거를 밖에 묶어놓으면 낭패 볼 일이 수두룩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자전거는 무조건 시야 밖에 두는 순간부터 도난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싼 자전거라면 무조건 건물 안으로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가자.

심지어 지하실에 보관한 자전거를 문을 부수고 절도해 간 사례도 있다 관련링크 읽다보면 내가 다 시원해진다 집행유예인게 아쉬울뿐 더 황당한 사실은 절도범과 피해자가 같은 자전거 동호회 사람이라는 것. 중고거래 후 집과 자전거 보관장소를 알아낸 후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도구를 사용하여 묶여있는 자물쇠를 망가뜨리고 자전거를 절도하는 일은 형법상 특수절도죄에 해당한다. 기소되어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형이 없는 특수절도죄의 특성상 징역형 확정. 합의해도 소용없다. 혹 범인이 잡힌다면 처절한 법의 응징을 받도록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자.

자전거 절도를 완전히 뿌리뽑을 제도적 대안은 아직까지 없다. 다만, 자전거 구입시 대규모 커뮤니티에 차대번호 등록하면 좋은 보험이 된다. 절도가 발생하여 범인이 검거되었을 시에 자신의 자전거임을 손쉽게 입증할 수 있고, 인터넷 등지에서 도난물품이 중고로 팔려나가는 일 또한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다.

결론은 높으신 분들도 어쩔 수 없으니 자기 자전거는 자기가 지킵시다
  1. 참고로 샌프란시스코같은 대도시에서는 자전거 도둑이 극성을 부려서 사람들이 꼬박꼬박 자전거를 보안장치로 묶어놓는데도 이정도다
  2. 이런놈들은 자를려면 거치대를 자르는게더 빠를 수도 있다(...)
  3. 원가로 따지면 아부스가 크립토나이트보다 많이 비싸고, 대신 야외에 비치해 놓고 비를 맞추어도 녹이 덜 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