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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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9년 초판 단행본 사진.
《전쟁과 평화》(Война и мир)는 레프 톨스토이의 장편소설이다.

1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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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본 사진. 당연히 톨스토이 본인 글씨체.

1865년에 『1805년』 이라는 표제로 『러시아 통보 』에 실렸고 1866년에는 제 2부를 발표하면서 본제를 전쟁과 평화로 결정하였고, 나머지 부분은 1869년 단행본으로 일괄해서 발표되었다 . 이 작품을 위해서 톨스토이는 보로디노 전투의 옛 싸움터를 직접 견학하기도 했다. 전쟁과 평화는 역사적 사건을 기록한 역사 소설일 뿐 아니라 전쟁 상황을 통해 삶의 의미와 사랑을 깨닫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예술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1] 톨스토이는 인류의 운명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한 인격' 나폴레옹을 부정하고 '운명에의 유순한 순종'의 체현자, 즉 러시아 농민병사와 그 사령관 쿠투조프가 승리한 것이 바로 러시아의 승리라고 보는 것이다.

2 줄거리

1805년 나폴레옹 전쟁 당시 안드레이 볼콘스키와 니콜라이 로스토프는 러시아를 위해 전쟁에 참가했지만 아우스터리츠에서 러시아군은 크게 패하고 만다. 한편 안드레이의 친구 피에르는 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자기 아버지인 베주호프 백작의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다. 아우스터리츠 전투에 참가한 안드레이는 부상을 입고 인사불성에서 깨어난다. 곧 나폴레옹의 목소리를 듣고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그는 눈에 비치는 끝없는 가을 하늘에서 영웅적 행위의 덧없음을 깨닫고 귀향하지만, 아내를 산후병으로 잃게 된다. 한편 나폴레옹의 찬미자인 전도양양한 피에르는 부정한 아내 옐레나와의 결혼 생활에 좌절하여, 결투 사건 뒤 프리메이슨 교리에 끌리기도 하고 영지농민 해방사업에도 참여해 보았으나 인생에 대한 회의는 더욱 심해진다.이러한 역경 속에서 인생에 대한 불신에 빠지는 두 주인공에게 다시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 로스토프가의 나타샤[2]이다.

그녀는 태양과 같은 광원으로서 이야기에 등장하여 다양하고 비약적인 힘을 구사해 삶의 순간에 무한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른 봄 여행 도중 로스토프가에서 하룻밤을 묵던 안드레이는 그날밤 계단 아래에서 들려오는 나타샤의 노래 소리에 매혹되고, 이튿날 아침 뜰에서 멀리 달려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엿보고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삶의 약동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생활의 의미를 완전히 잃었던 안드레이는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안드레이는 반대하는 아버지의 조건인 일년후 결혼을 나타샤에게 약속하지만 그 동안 나타샤는 바실리 공작의 파렴치한 아들-이미 기혼자로써 결혼을 속인 바람둥이-인 아나톨리의 유혹에 빠져 그와 도망가려다가 실패하고 약혼이 깨진다.

그후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침공하고 안드레이는 다시 전쟁에 참가해 싸우다가 끝내 큰 부상을 입고 나타샤의 간호속에서 생을 마감한다. 한편 피에르는 전쟁포로로 나폴레옹군에 붙잡혀 고생하게 되는데 그동안 삶에 대한 개혁적 긍정주의의 면모를 갖게 된다. 그 후 피에르는 포로로 끌려가다가 구출된 후 다시 만난 나타샤와 결혼한다. 한편 안드레이의 여동생인 마리아 볼콘스카야는 가난해서 몰락의 지경에 있는 니콜라이 로스토프 백작을 사랑하게 되어 결혼한다.

3 고증성 논란 떡밥

전쟁과 평화는 흔히 그의 일생최대의 대작으로 설명되지만 역덕이나 밀덕들이 보기엔 눈에 거슬린다. 실제로 19세기 전쟁과 평화 프랑스어 판이 발간되자 '나의 나폴레옹은 이렇지 않아!! 라며 프랑스에선 러시아인의 편향된 기록이라고 비판했었다.
(서유럽 중심의 편향된 시각 작품은 "뭐 지네가 쓴거니 당연히 그렇겠지.."하면서 유독 러시아나 동양권에는 엄격하다)

우선 주인공 보정으로 러시아 쪽 인물들이 너무 미화되어있다는 비판인데 특히 쿠투조프를 비롯한 러시아 인물들은 지나치게 관대하게 서술한 반면 나폴레옹은 권력욕과 명예욕에 가득찬 부정적 인물로만 서술했기 때문인데 러시아 쪽 인물중에서도 외국계 혈통의 인물들에겐 평가가 박하다는 평이 있다. 실제로 러시아 장군 중에서도 현재는 올바른 전략적 판단으로 평가받는 바클라이 드 톨리는 외국계라고 겁쟁이 독일인(?)[3]이라 디스한 반면 반대편 바그라티온 장군은 고평가 한다. 그리고 전황과 관련하여 아우스터리츠는 오스트리아 때문에 망했어요[4] 징징에 프리틀란드는 다 이겨 놓았는데(?) 괜히 강화했다. 러시아 전역에선 역덕후들의 나폴레옹의 if 떡밥을 분쇄하며 뭘 하든지 프랑스는 졌다 식의 서술 때문...

그러나

애초에 톨스토이는 역사관을 위한 창작물[5]을 쓴 것이지. 밀덕용 전투 고증연대기를 서술한 것이 아니다. 물론 아우스터리츠 전투와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의 비중이 소설에서 큰 편이지만. 어디까지나 작가의 의도에 따라 소설의 장치로 쓰인것이지 역사교재나 고증의 목적이 아니다. 일단 주인공 둘 안드레이 볼콘스키 공작 부터 피에르(표트르 키릴로비치 베주호프 백작) 부터가 완전한 가공 인물에다가 조연급으로 전쟁에 나선 니콜라이 로소토프 백작 등도 가공인물이 많다.... 거기다가 두 주인공 볼콘스키, 피에르는 나중에 부정적으로 바뀌지만 볼콘스키는 나폴레옹을 흠모하는 사람이었고 피에르는 소년시절 10년간 프랑스에서 유학한 경험 때문에 아예 나폴레옹의 숭배자였다.

사실 전쟁과 평화에서 비중이 큰것은 볼콘스키 공작 가문의 노공작과 영애, 베주호프 백작 피에르의 이상주의자로써의 공상과 그에 모순된 방탕한 생활, 회심과 현실적인 좌절등이고 공상, 로소토프 백작가문의 노백작 부부와 딸 나타샤 등이 대화와 사건이 더 많다.

또한 러시아 인물의 고평가라는게 황제 알렉산드르 1세는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온화한 모습으로 묘사하지만 경솔하게 젊은 신하들 말을 듣고 행동하다가 아우스터리츠에선 쳐발리고 전투중에 도망치다 나라잃은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약한 모습도 보여준다. 작전에 사사건건 간섭하여 똥별역할 한것도 역시 감추지 않고 나온다. 또한 가공인물이지만 자신의 가문으로 추정되는 톨스토이 백작[6]은 황제의 시종인데 아우스터리츠 전투중에 황제를 버리고 황제의 마차를 훔쳐타고 도망쳐서 황제가 도망간다는 소문이 퍼지고, 병사들이 황제가 도망간다고 동요하게 만드는 안습 활약도 써서 셀프 가문디스도 한다...

러시아 군인중 장군들은 바그라티온 장군과 쿠투조프를 제외하면 대부분 똥별로 묘사한다. 1812년 전역서도 알렉산드르의 궁정에 똥별들이 모여서 각양각색의 의견 전투 이론을 내세우며 중상모략과 뒷통수질 병신짓 하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노공작(안드레이 볼콘스키의 부친)을 비롯한 러시아의 선전설(?)과 나폴레옹 디스 대화는 어디까지나 국뽕(?)으로 당시 아우스터리츠나 프리틀란드에서 지고나서도 프랑스에 대한 분노와 정신승리 하는 여론이 오히려 사실성과 부합한다. 보로디노에서도 실제역사에도 초기에 승전으로 보고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황실 주최 승전 감사기도회(?)가 열릴 정도였다.

쿠투조프 평가에서도 실제로는 쿠투조프는 소설 내에서도 인물간 대화를 통해 투르크와 전투에서 다 이긴걸 평화조약서 호구잡히고 늙어빠져서 말도 못타고 장님(?)에[7] 호꾸벅꾸벅 조는 쓸모없는 노인네(?) 젊은 여성 이 나올때나 애꾸눈이 번쩍 떠지다~라는 디스도 나오고 음흉하고 호색하다는 소문도 필터링 없이 나온다. 바그라티온도 상관 바클라이 드 톨리 뒷통수를 여러번치고 항명에 황제에게 중상모략과 톨스토이가 집필시에나 현재 전문가들이 전략적으로 옳은 평가받는 청야전술을 밥통싸들고 반대하는 걸 여러번 보여줘서 전략적 견해가 부족하다고 간접 디스하고, 쿠투조프가 오판하고 적당히 무마한 전투보고서를 보로디노 전투에서도 병력 배치가 잘못돼서 처음부터 진 전투였다고 평가하고 작가가 직접 쿠투조프가 차르에게 보낸 보고서의 오류를 지적질 한다. 조상디스

나폴레옹의 군사적 재능을 폄하한 부분도 없고 쿠투조프는 지략보다는 약간 열외 탄 말년병장 같은 태도로 뚝심과 인내심의 덕장으로 그려진다. 작가의 의도는 애초에 목적이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그릴 장치이지 나폴레옹과 쿠투조프의 지략 대결과 전투 고증을 쓰려고 한것이 아니다. 나폴레옹과 같은 위대한 인간이라도 역사를 자신의 마음대로 이끌어 나갈 수 없다는 역사관을 서술 한 것이다.

4 톨스토이의 본래 계획

전쟁과 평화는 본디 크림 전쟁에서 패배한 러시아의 영광을 회복시키자는 취지로 쓰여진 것이 아니다. 원래는 프랑스 혁명 전쟁에서 자유주의 사상에 감화되어 돌아온 젊은 장교들을 중심으로 1825년에 일어난 데카브리스트의 난(12월의 난)에 대해 쓸 것이었고, 혁명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졌던 경험이 있는 지식인[8]의 이야기를 쓸 예정이었다.

그리고 혁명에 대한 배경 설명이 필요하니 데카브리스트 난의 전단계인 나폴레옹 전쟁에 대하여 초반배경을 작품에서 서술하기 시작했었다..[9] 하지만 톨스토이는 데카브리스트에 대한 작품의 초반 3 챕터 정도 쓴 다음 손을 놨다.[10] 3편 후반부에도 나오는 대사로 미루어 데카브리스트 지식인 몇명보다 러시아 민중이 더 중요했다고 생각을 바꾸고 전쟁과 평화에 집필한것. 그러니깐 데카브리스트 관련 소설을 쓰다 접고 쓴건 맞는데 프롤로그가 본편을 잡아먹은건 아니다. 애초에 생각을 바꿔서 해당 작품을 엎어버리고, 다른 소설을 쓴 것이다. 전쟁과 평화는 내용상 1813년에서 끝난다. 에필로그는 7년후 1820년 이야기가 잠깐 나오고 등장인물들의 뒷이야기와 시대상, 그리고 역사에 대한 작가 자신의 논문이 약간 나오는정도고 데카브리스트 난은 역사상 1825년 12월이니 당연히 작품엔 나오지 않는다.

5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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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폰다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1956년작인 미국 영화가 잘 알려져 있으나 당시 흥행에서 실패했다. 해당 영화의 전투신그래도 이 작품도 208분에 이르는 대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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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국영화에 대해서 악평한 본고장 러시아(당연히 당시에는 소련)는 우리 걸 저렇게 망쳐놓았다고 제대로 만든다고 마음을 먹고 나중에 워털루를 감독한 세르게이 본다르추크(1920~1994) 감독이 맡아서 1966년부터 1967년까지 4부작으로 나눠 제대로 만들었다. 모두 상영시간은 431분에 달하며 아직도 깨어지지 않아 영원히 깨질 거 같지 않은 영화상 최다동원 엑스트라 기네스북에 오른 75만명이라는 가공할 엑스트라를 동원하여 우라돌격을 그야말로 실감나게 묘사하며 해외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다. 830만 루블이라는 당시 가공할 제작비[11]로 만들었는데 소련 내 흥행만으로 5800만 루블을 벌어들였고 해외로 많이 수출되어 원작을 가장 잘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해당 영상 4분 15초부터 보면 된다...저 가공할 병력이 죄다 실제 사람이다.
해당 영화의 다른 장면.
여담인데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에서 사카모토 유우지키리시마 쇼우코에게 잡혀 억지로 이 영화를 2편이나 연속으로 극장에서 봐야했다. 무려 862분이니까 14시간이 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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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영국에서 1972년에 모두 15시간에 이르는 20부작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다. 앤서니 홉킨스가 주인공 피에르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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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러시아, 폴란드 합작으로 2007년 4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플뢰르 델라쿠르 역으로 출연했던 프랑스 배우 클레망스 포에시가 여주인공 나타샤 역을 맡았다.

이후 영국 BBC에서 폴 다노(피에르 역), 제임스 노턴(안드레이 역), 릴리 제임스(나타샤 역)를 주역으로 총 6부작으로 드라마화되어 방송된다.
현대 기술의 힘을 입어서 그런지 CG의 발전이 눈에 띈다. 또 러시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서 현지촬영해 영상미가 뛰어나다. 영국에서는 2016년 1월 3일부터 방영에 들어갔으며, KBS 특선에서는 6일 뒤인 1월 9일부터 방영을 시작했다.

6 기타

러시아인도 모르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일곱 가지 사실. 러시아 포커스의 해당 기사에 따르면 주인공 피에르와 옐레나의 첫날밤을 상세하게 묘사한 장면등이 검열을 우려해 삭제됐다고 한다.

이 책의 에필로그 2편은 저자 자신의 역사관에 대한 논문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저자 스스로가 이 작품을 소설만으로 치부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에필로그 때문인데, 읽는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내용이지만, 이 책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이니만큼 꼼꼼한 독법을 요구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요약하자면, 기존의 역사학이 지니는 한계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의 유래에 관한 논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 부분을 안 읽어도 딱히 스토리 전개를 파악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

  1. 러시아어 미르(мир)는 단순히 '평화'를 의미한다기 보다는 세계를 의미한다는 쪽에 가깝다. 이렇게 해석하면 미르는 인간의 '삶'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2. 니콜라이 로스토프의 동생. 여담이지만, 백석의 시에 등장하는 "나타샤"라는 인명의 유래가 바로 이 분이다.
  3. 실제론 스코틀랜드계 이고 발트 태생 러시아인이다.
  4. 차르 시절이라 대놓고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알렉산드르 1세의 실책도 써 놓긴 했다.
  5. 톨스토이 자신은 전쟁과 평화를 소설도 서사시도 연대기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창작물이라 평가했다.
  6. 문관 톨스토이 백작이라는 또다른 인물이 나오는데 역시 똥별이다. 조상디스
  7. 투르크 전쟁서 한 눈을 잃었다.
  8. 작품에서는 피에르.
  9. 한때 초판본이라고 해서 약간 다른 결말로 철학적 내용이 전혀 없는 축약판이 나온 적이 있고 한국에서도 번역되었다. 문제는 그 작품은 살아생전 톨스토이도 자기 작품으로 간주하지 않았던 습작이었고 그걸 소개한 학자도 자기가 발견한 초판본을 임의 삭제 했다는 의혹이 있다. 즉 공인된 판은 우리가 보는 바로 그 장편이 맞다.
  10. 당시엔 당연히 발표도 안되었고 사후 톨스토이 전집에서는 원고들을 모아 발매 되었다. 당연히 미완성으로 더 쓸 가치를 못느낀것
  11. 일각의 주장에 따르면 시세를 고려하였을 때 오늘날 가치로 무려 7억 달러(...!)의 돈을 들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