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준비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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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나가기 전 군장(더플백) 싸는 거와 똑같은데 나갈수가 없다.[1] 나가긴 나간다. 훈련하러. 저 사진을 잘 보면 3군지사 예하부대에서 찍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상세

전준태 씨 오셨다 얘들아 준비하자~
말 그대로 전투를 준비하는 훈련. 보통 중대/대대전술훈련급 이상의 큰 훈련에서 실시하며, 군대에서 굉장히 짜증나는것 가운데 하나.

사이렌 소리나 방송, 구두 전파를 통해 상황이 걸리며 시작된다. 주로 기상 시간에 맞춰 상황이 걸리지만 1시간 정도 일찍 걸리기도 하고, 가끔은 일과 중에 걸리기도 한다. 심하면 하루에 두세번 반복해 상황을 걸기도 한다. 자다가 깨서 시간을 확인해봤더니 상황 걸리기 5~10분 전일 때의 그 거지 같은 기분을 느껴본 이는 절대 잊을 수 없다.

즉시 군장을 싸고[2] 등화관제 후 생활관의 모든 물자를 방치/후송/파기/적재/휴대로 분류를 해야 한다. 일부 인원은 판초우의에 군장결속품을 때려넣은 뒤(군장 가결속) 지휘통제실로가서 탄약(훈련시에는 카드로 대체)을 수령 후 자기가 가야할 선점진지로 가서[3] 그 진지에서 1명씩 교대로 군장결속을 한다.[4] 그런 다음 완전군장 상태로 각자 지정된 소산진지로 이동, 각종 물자를 보급받는데 카드로 간소화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와중에 여기서 임무형 보호태세까지 걸리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어쨋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몇분에서 몇시간 동안 소산진지에 박혀 있다가 상황 종료되면 주둔지로 되돌아와 원상 복구하는 것으로 끝. 다만 매우 큰 규모의 훈련이라면 진짜 작계에 따라 부대이동을 실시하기도 한다.[5]

이 훈련이 매우 짜증나는 이유는 물자분류에 있다. 말 그대로 생활관의 모든 물자를 빼내어 분류해야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노동량이 상당하다. 훈련 종료되면? 분류한 물자들을 다시 원위치(...). 보병은 그나마 시간을 많이 주고[6] 물자량도 절대적으로 많지는 않은데, 챙길 게 많은 부대들은 장비를 이동시키기 위해 몇 시간 내에 이걸 다 끝마쳐야 된다.[7][8]

그리고 행정병들의 육체적 고생이 전투병보다 심한 몇 안되는 경우중 하나. 행정병은 몇 명 안되는데, 각 처부 혹은 행정반/중대장실/행정보급관실의 물자분류까지 같이 해야 된다.[9] 심할경우 컴퓨터도 후송시키는 연습한다고 컴퓨터를 박스로 쌌다가, 한 두시간만에 다시 작업해야 되어서 박스 를 뜯고 연결(...) 해야되는 사태가 벌어지곤 한다. 거기다 행정반의 휴가자/간부/근무자 총기다이와 각종 서류, 교범, 작계들이 좀 무겁나... 최악의 경우 이 와중에 중요한 서류나 물자가 몇 개 없어진다. 그러면 아주 X되는 거다.[10]

다만 육군 부대 중에서도 일부 후방 기행부대에서는 군 생활 내내 물자분류 따위는 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대들은 전시에도 부대가 평시 주둔지에 잔류하거나 주둔지가 불능 상태에 빠졌을 경우에만 부대 이동[11]하는 것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 (자세한 내용은 코렁탕 방지).[12]

당연히 해군과 공군은 이런 거 없다. 얘네들이 부대를 옮긴다는 건 전투에서 패했다는 것과 사실상 같은 의미니까…….

2 중요성

이래저래 헬게이트가 제대로 열린다. 행군과 함께 병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훈련 1위를 다툰다고 할 수 있겠다. 이 훈련의 목적은 전면전이 발생했을 때 북한으로부터 한국군의 각 주둔지로 날아올 각종 포격으로부터 병력과 물자를 손실 없이 보존하여 반격을 준비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한마디로 얼마나 빨리 완벽한 전투준비 상태로 적의 포격을 피해 주둔지로부터 이탈하냐가 이 훈련의 관건이다. 화학탄두에 대비해 랜덤하게 방독면 착용까지 강요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리고 포탄이 제대로 꽂히는 사태(...)를 막기 위해 부대들의 진짜 주소를 비밀로 해놓는다.[13] 비록 실효성이 적기는 하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는 것이다.[14]

정말 힘들고 짜증나지만 이 훈련의 중요성 자체는 주특기나 병 공통 기본과제와 함께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훈련중 하나이다, [15], 훈련의 특성상 부대 적응 및 이해도가 떨어지는 이등병이 엄청나게 많이 욕을 먹는 훈련이기도 한데, 만약 이 훈련이 전혀 없다면 전시상황시 부대 집결에 몇 시간씩 걸려 후방은 후방대로 초토화되고. 부대는 부대대로 각개격파 당해 지리멸렬하게 될 수도 있다는것.[16]

특히 북한군이 아무리 정규군이라고 불러주기 민망할 정도로 훈련도가 부족하고 밥도 못 먹일 정도의 막장을 자랑한다지만, 인원수만 119만명으로 국군의 거의 두 배 가까운 병력을 가지고 있고, 특히 휴전선과 수도까지 거리도 겨우 50km 밖에 되지 않아, 기습적으로 장사정포를 이용해 서울에 눈 먼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 거기에 남북관계의 특성상 당연히 전쟁이 벌어지면 100% 전면전인 점을 볼때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빠르게 집결하여 한 대라도 더 맞기 전에 혹은 맞기도 전에 위로 올라가서 갈아버리는것이 중요하기 때문.

그 덕분에 이 훈련의 특징인 만큼 윗동네에서 뭔가 뻘짓을 해서 긴장감이 고조되면 진짜로 맨날 이 짓만 하게 된다. 그 동네 왕위 세습정권 교체 시기 즈음해서 현역 장교들과 부사관들과 병사들이었던 자들은 아마 신나게 군장을 쌌다 풀었다 했던 경험이 있으리라. 심지어 일주일 3번까지 할 수도 있는데 이경우 훈련-정비-재훈련-정비-재재훈련(...), 말년에 북한덕에 전역 직전 까지 일주일 내내 이 짓거리를 하게 되면 참 기분이 상쾌할 것이다, 거기에 여름이라면?? 일이병들은 빡친 말년과 선임의 꼬장과 화풀이에 공포에 떨어야 할뿐...

이 훈련을 통해 국군 전원이 평소보다 1분이라도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반격 (혹은 선제타격) 에 들어간다면 그 1분간 후방에 떨어질 수백 발의 포탄에 대한 피해를 줄일수 있으니, 현역이라면 나름 의미를 갖고 자부심을 가지고 훈련해도 좋으려나??

가상 전쟁소설 2차 한국전쟁 1권에서 전투준비태세에 대한 상세한 묘사를 볼 수 있다. 극적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멋진 장면 중 하나.
  1. 상황 발생시 휴가자는 주둔지에 없기 때문에 자신의 군장을 즉석에서 쌀 수 없기 때문에 휴가 가기 전에 미리 싸놓아야 하는 것이다. 단, 부대 이동 개념이 드문 공군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휴가 준비하면서 더플백을 싸지는 않는다.
  2. 평시에 전투화를 신고 침상에 올라가지 말라고 하지만 이 때만큼은 신속한 군장 결속을 위해 허용된다.
  3. 주로 주둔지 부근에 있으며 지정된 시간내에 점령해야 한다.
  4. 진지 하나당 2인 1조로 투입되며, 나머지 1명은 군장결속 완료할 때까지 경계한다.
  5. 대표적으로 사령부급 전투지휘검열 따위가 있으며, 이 때는 준비태세가 완료되면 그대로 부대이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충했다가는 (...)
  6. 다만 최전방 부대라면 기상 후 개인 군장이나 물자는 1~2분, 다른 물자는 5~10분 이내에 끝마쳐야 한다. 때문에 몸놀림이 둔하면 이래저래 갈굼을 받기도 한다.
  7. 보안에 안걸리는 한도에서 조금만 설명을 하자면, 개인 군장과 물자를 미친듯이 싼다 -> 생활관에 있는 물자를 나른다 -> 행정반이나 사무실에 있는 물자를 나르되, 보안이나 그 특성상 중요하나 챙기기 힘든 물자는 소각, 파쇄한다 -> 장비 창고로 달려가 수십가지가 넘는 장비를 차량에 탑재 -> 포병이라면 한발에 수십 kg이나 하는 포탄과 장약을 수십발 나를 수 있다(...) -> 도보나 차량을 타고 나가 정해진 주둔지나 집결지에 모인다. (인원이나 기본 장비만 점검하고 조촐하게 끝내기도 하나 경우에 따라선 텐트치고 물자배치도 다 한다.) -> 정말 재수없으면 화생방 상황이라 치고 이 모든 걸 방독면 쓰고 행한다.
  8. 그래서 이 훈련시 최악이 바로 화학대인데 모든 물자가 어중간(...)하게 무겁기 때문에 그냥 다 때려넣는경우가 많기때문, 거기에 화학부대라고 거의 모든 상황에서 화학전 상황을 준다, 차라리 너무 무거우면 장비 파손의 염려도 있고하니 카드로 대체할텐데, 정말 적당히 어중간할정도로 무겁고 중요도는 또 전시에는 굉장히 중요한데다 또 날라야 할건 기행부대전투지원부대 특성상 엄청나게 많기때문... 특히 제독병의 경우 보안 관련상 자세히 적을수는 없지만, 궁금하면 직접 가보자!!
  9. 보급계원은 여기서 치장물자 불출+창고 물자분류 퀘스트 추가, 병기/탄약계원은 탄약 불출 퀘스트 추가다. 망했어요.
  10. 다만 간부나 선/후임으로부터 인망이 안 좋으면 엿먹어 보라고 중요 서류를 숨겨버리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11. 공군 비행단이라면 부대 이동은 곧 패주를 의미하지만, 육군 기행부대의 경우는 단지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12. 이런 부대는 혹한기 훈련도 영내에서 한다.
  13. 군대로 편지를 보낼 때 번지수가 아닌 우체국 사서함으로 적는 것과,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부대 명칭을 정확한 이름이나 'XX사단 XX연대'가 아닌 별 의미 없는 네 자리 숫자의 'XXXX부대'로 표기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14. 반대로 한국군도 NATO의 군사위성을 통해 북한군의 주요시설과 주둔지로 보이는 곳에 지대지 미사일을 조준해 놓고 있다. 그래서 전면전이 발발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조준 절차도 없이 발사된다. 이해가 안 되면 서로의 대가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느와르 영화의 상황을 상상해보자.
  15. 천하무적 킹왕짱 미군처럼 딴동네 가서 전쟁할것이 아닌 이상 본토 방어가 자국군대의 0순위 훈련 일것이고, 이것은 국군 복무신조 등에서도 나와있다
  16. 천하무적 킹왕짱 미군도 딴동네 가서 전쟁하지만, 본토 주둔 미군 역시 이 훈련이 꼭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