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전

1 개요

조선 후기 고전소설.

작가 미상에 집필연대 미상이다. 하지만 조웅전 자체가 당시 민중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있던 소설인지라 역사 문헌에도 언급이 되었고, 그 언급이 18세기 중반 이후로 올라가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체적으로 18세기 중반 정도에 집필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중국 송나라 문제 시대에 태어난 조웅이 문제가 죽고 간신 이두병이 왕위를 찬탈하자 도망쳐 고난을 겪다가 위나라를 도와 서번의 세력을 꺾고 위나라의 도움을 받아 태자를 즉위시킨다는 것이 대략적인 줄거리. 줄거리 요약만 봐도 알겠지만 전형적인 군담소설로, 조선 후기에는 이런 류의 이야기가 큰 인기를 끈 것으로 짐작된다.

주인공 조웅이 히로인들과 혼인을 맺기도 전에 같이 잠자리에 드는 등 작품이 어느 정도 개방적인 성격을 띄고 있기에 인기가 많았다는 설도 존재.

2 기타

집필 연대가 병자호란 이후인지라 중화사상과 북방 이민족 배척사상이 작품 전반에 강하게 묻어있는 편이다. 그러나 정신승리류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것이, 청나라라는 단어만 안 나왔을 뿐 어딜 봐도 청나라인 나라를 작품 전반에 등장시켜놓고 엿을 먹이며 정신승리를 하는 박씨전에 비해 주인공부터가 한족 중국인이고 시대 배경도 조선시대에서 먼 시대를 삼고 있으며 최종보스는 결국 이민족이 아닌 한족 반역자인 것을 보자면 박씨전과 동급의 정신승리물로 보기에는 조웅전이 좀 억울할 수도 있다.

조선시대 고전소설이 다 그렇듯이 역사고증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편. 일단 작중 송나라가 과연 어떤 송나라인지부터가 알 수가 없다. 주인공의 협력자로 위나라가 등장하고 송 문제가 등장하는 걸 보면 통일왕조 송보다는 유송에 더 가까운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중간보스 격으로 등장하는 서번은 티베트를 가리키는 말인데 문제는 유송 시대는 티베트가 중국 대륙을 위협할 정도로 자라나기 한참 전이고, 통일 송나라 시기에는 이미 한참 약체화된 이후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 송나라 시대에 북중국에 자리잡고 있던 국가들은 작중 위나라처럼 한족 왕조의 왕실 회복을 도와줄 만큼 한족에게 우호적인 국가들이 아니었다(...). 그냥 작중의 송나라는 소중화 사상에서 받드는 한족 왕조를 형상화한 것이고, 서번은 이민족 왕조를 형상화한 것이라 보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유송이든 통일 송이든 간에 작품 속에선 해피엔딩으로 보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사실은 어느이건 꿈도 희망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