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경

趙志敬

<신조협려>의 등장인물. 전진칠자왕처일의 수제자. 도호는 청숙(淸肅) 진인.

양과에게는 원수같은 존재로 양과가 세상을 편협하게 보게해 심사를 뒤틀어버린 주요 인물로, 어린 시절의 그에게 가장 큰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 전진교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강해서 다른 문파는 모두 사파라고 부르면서 멸시한다. 소용녀도 따라서 고깝게 보고 있다.

독자들에게 곽부, 공손지와 함께 한 푼의 동정도 없이 미움받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윤지평견지병은 한 때의 정욕 때문에 큰 실수를 범한 것이라 늘 죄책감을 품고 살아가기에 나름대로 변호의 여지가 있고, 이막수는 실연을 당한 슬픔이 사람을 미치게 했다는 것에서 연민이 들게 하지만, 조지경은 그런 것도 없다..

무공은 훌륭하지만 속이 좁고 사리사욕에 눈이 먼 인물이며, 성정이 음험하고 난폭하여 전진칠자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고 다른 제자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전진칠자, 윤지평, 그리고 조지경의 뒤를 이어 장교에 오른 이지상은 실존인물이지만 조지경은 이름만 따오고 성을 갈아버린 완벽한 허구인물.

첫 등장은 곽정양과전진교에 의탁하러 왔을 때, 전진교 제자들이 우글우글 모여서 펼친 천강북두진을 지휘했다.

곽정양과전진교에 의탁할때, 구처기가 조지경을 사부로 맞게 했으나 양과가 입산할 때 벌인 트러블에 심사가 꼬여 구결만 외우게 하고 무공은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 상태로 다른 제자들과 시합을 시켜 양과를 복날 개패듯 맞게하여 양과가 고묘파로 도망치게 되는 원인을 낳았다. 녹청독이 양과의 합마공에 맞고 쓰러지자 양과를 쫓아가다가 옥봉(玉蜂)에 쏘여 중상을 입고 도망쳤다. 어떻게 보면 소용녀와 양과의 연애 플래그를 성립시킨 인물. 무공은 전혀 가르치지 않았지만 구결만은 정확하게 알려줬다. 양과도 이놈이 거짓으로 알려주는 게 아닌가 싶어서 여러 번 물어보면서 확인했지만 항상 동일하게 알려줬다. 이것만은 나중에 소용녀와 무예를 연마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원래는 무공이 높아 3대 제자들 중 수제자였지만 나중에 구처기가 돌아와서 학대통과 싸우던 소용녀를 막고, 양과가 고묘파로 가버린 진상을 알게 된 뒤에는 조지경은 3대 수제자를 맡기에는 덕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윤지평(신판에서는 견지병)에게 3대 수제자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이로 인하여 양과에게 큰 원한을 품게 된다.

양과가 고묘에서 나오면 바로 붙잡기 위해 녹청독 등에게 시켜서 고묘의 숲을 은밀히 감시하게 했다. 하지만 그러다가 우연히 견지병이 소용녀를 사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을 빌미로 견지병을 협박하다가 양과소용녀가 옥녀심경의 내공을 연마하는 것은 목격한다. 이때 양과와 소용녀가 내공연마를 위해 옷을 풀어헤치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이 파렴치한 짓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여 이 사실을 발설하겠다고 큰 소리를 친다.

그리고 양과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다가, 소용녀가 사람을 죽이는 것은 좋지 않으니 제3자에게 발설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시키라고 하여 만일 자신이 이 일을 발설하면, 무림에서 파렴치한 놈으로 낙인찍히고 제 명에 죽지도 못할 것이라고 맹세한다. 견지병이 소용녀를 겁탈하는 장면을 엿보고 약점을 잡아 견지병을 쥘락필락 괴롭힌다. 양양성에서 소용녀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견지병을 데리고 도망치다가 몽골군의 진영에 들리게 된다.

그리고 전진칠자와 함께 영웅대연에 참가한다. 양과를 만나자 분을 못 이겨 도발하고, 양과가 전진교에서 무공을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다면서 무공을 모르는 척 하자 전진교 무공으로 공격을 했지만, 전진교의 상극이 되는 옥녀심경을 배운 양과는 무공을 모르는 척 하면서 조지경이 자멸하도록 만들었다.

영웅대연에서 금륜법왕 일당이 난입했다가 돌아간 후, 제 3자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한테 얘기하겠다고 억지를 쓰면서 맹세를 어기고 양과와 소용녀가 숲 속에서 옷을 벗고 있었던 것을 밝히려 했다. 화가 난 소용녀에게 공격당해 중상을 입고 쓰러진다.

여기에서 금륜법왕과 죽이 맞아서, 몽골의 힘을 업고 전진교의 장교가 되는 대신 송나라를 배신하고 몽골로 돌아서기로 하여 매국노가 된다.

구처기의 뒤를 이은 차기 전진교 장교 자리에 견지병이 임명되는 것을 보고 소용녀를 겁탈한 것을 약점잡아 협박하여 장교 자리를 가로채고 몽골의 침략에 협력하라는 명을 내린다. 다른 전진교의 유력한 도사들이 이에 반발하였지만 금륜법왕 일당이 전진교에 나타나 손을 쓰지 못하게 된다. 자신을 반대하는 견지병, 이지상, 왕지탄 등 24명의 3대 제자를 붙잡아 처형하려고도 한다.

그러나 소용녀가 난입하여 자신을 죽이려 하자 그녀를 피해 도망치게 된다. 나중에 양과가 나타나 소용녀를 구하자 녹청독과 함께 검을 빼들고 달려들었다가 양과에게 당해 중상을 입게 된다.

금륜법왕 일당이 패배하여 도망치자, 자신도 슬쩍 도망치려 하지만 마침 전진교에 들른 주백통에게 붙잡혀서 종(鐘) 밑에 갇혀버린다. 주백통의 벌꿀을 몰래 가져다가 그것을 끌어안고 목숨을 구걸했다. 하지만 오히려 주백통의 꾀에 속아 넘어가 꿀통을 열었다가, 꿀 냄새를 맡고 틈새를 통해 종으로 들어온 벌들의 침 수만발을 맞아 끔살당했다.

중국 현지에서도 조지경은 찌질하고 돼 먹지 않은 인물이라는 평이 자자해서인지, 그가 갱생하여 삶을 고치는 이야기를 다룬 <중생 조지경>이라는 팬픽도 존재한다. 물론, 내용물은 무협야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