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 자전거

(짐자전거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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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계의 포터

1 개요

속도,안정성 다 버리고 오로지 짐을 싣고 실어 나르기 위한 자전거

보통 삼천리자전거의 '점보' 모델을 일컫는 말이다. 당연히 현재는 단종되었다. 짐자전거 또는 쌀집에서 많이 쓰였기에 쌀집 자전거라는 별명(?)으로 많이 불렸다. 자전거계의 봉고, 포터, 포니 요즘은 보기 힘든 레어템.

픽스드 기어 바이크의 육체적 전신이며 팻바이크의 영혼적 전신이다. 왜 그런지는 기타 항목 참조.

2 목적

쌀집에서 자주 쓰였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 자전거의 주 사용 목적은 화물 운송이다. 1990년대 중반에 대형 마트가 생기고 그 마트에서 쌀을 취급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옷집, 쌀집, 채소가게, 철물점 등 각각 전문적으로 한두 종류의 물건만을 취급하고 있었는데, 이 자전거 이름의 유래가 된 쌀집의 경우 배달 위주의 영업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한 가마니가 40kg에 육박하는 무게도 무게이거니와 요즘처럼 자동차가 흔했던 시대도 아니었고, 쌀의 주 구매자인 가정주부들은 저 묵직한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으니 당연한 일. 하지만, 자동차가 흔치 않던 시대이니만큼 쌀집에서도 뭔가 쌀을 배달할 방법이 필요한 상황. 쌀집에도 트럭이 없거나 트럭이 있더라도 길이 좁아 트럭이 접근할 수 없는 곳도 많았던 그 시절, 쌀집 아저씨를 구원해준 비장의(?) 장비가 바로 이 자전거였다. 한마디로 자전거 계의 포터라고 보면 된다.

3 구조와 특징

자전거 제작 목적이 목적이니만큼 무게를 견디기 위해 통짜 철로 만들고, 기어 변속 그런거 없는 단순한 구동 구조, 드럼 브레이크와 철사로 된 브레이크 라인 등 내구성에 올인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는데, 때문에 내구성 하나는 무식하게 튼튼하다. 20년 전에 구매한 녹슨 자전거를 여전히 굴리는 것 정도는 너무나도 흔해서 얘깃거리도 안 될 정도. 덤으로 가격도 싸다. 이 자전거보다 약간 작은 모델인 삼천리자전거 '표준' 모델이 공식 홈페이지 판매가로 26만원이니... 거기에 더해서 이 자전거를 운송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맨 처음 사진에서도 보이듯 앞바퀴 핸들과 구동축 사이에 쇠파이프나 철근 등을 용접하고, 핸들을 2개~4개의 호크로 고정하며[1] 짐받이 또한 철제 부품을 활용해 면적을 넓히는 보강 작업을 거쳐 150kg 이상의 무게도 무리없이 운송 가능하도록 개조한다. 이런 악마의 개조를 거친 자전거는 그야말로 자전거계의 덤프트럭. 그래서 내 마음속의 자전거 에서는 경기용 바이크가 전투기라면 이 자전거는 수송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자전거계의 An-225

다만 이 자전거에도 단점은 있는데, 대부분의 부품이 철제다보니 녹도 잘 슬고, 무게도 20kg에 가까울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무겁다. 짐을 다 실은 자전거의 경우 그냥 출발할 수가 없어서 일단 자전거를 밀면서 출발시킨 뒤 가속도가 붙을 때 안장에 올라타는 묘기가 필요할 정도. 그리고 기어 조절이 안 되기 떄문에 언덕을 오를 때 어마어마한 힘이 필요하며, 반대로 짐을 실은 상태에서 언덕을 내려갈 때는 속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브레이크도 철제라 브레이크 잡을 때마다 끼이이익~! 하는 쇳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은 덤.

4 현재

도로가 발달하고 자동차가 일상화된 현재는 1톤 트럭이나 경상용차, 모터바이크계의 쌀집자전거에 그 입지와 역할을 많이 내준 상태. 주로 1980년대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의 여러 작품에 많이 나오는 편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해 주는 골동품 비슷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남대문 시장이나 동대문 일대, 그 외 사람 많은 시장이나 수퍼마켓, 공장지대, 시골 어딘가에서는 이 자전거가 지금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사실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동네 세탁소나 상가에 가보면 꼭 한대쯤은 보인다.

신품은 이제 나오지 않으며, 현재 운용되는 것 대부분이 중고이거나 폐차된 것들 중 쓸만한 부품들을 뽑아 재생된 것들이다.

5 기타

자체 무게도 많이 나가지만 그 몇 배의 짐을 싣고 달려야 하는데다 기어도 없는 자전거 특성상 이 자전거를 오래 몰면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가 된다 카더라. 한강에 이 자전거를 몰고 나온 사람이 있다면 둘 중 하나다. 초보거나, 은둔고수거나. 후자일 확률이 훠어어어얼씬 높다는 게 함정 할아버지가 쓰레빠에 난닝구 차림에 동네 마실나온 듯한 포스로 녹슨 자전거를 여유롭게 타고 계시다면 백프로

픽스드 기어 바이크의 조상님격 되는 자전거이며, 역사가 무려 일제강점기까지 올라가는 자전거다. 일본군이 이런 종류의 자전거를 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 아재들의 추억팔이도 볼 수 있다

한편 이후의 정신적 계승은 팻바이크로 이동하게 된다.

6 관련 항목

  1. 안 그러면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핸들이 흔들리거나 훽 돌아가 사고가 날 수 있다.
이 문서의 2015년 4월 17일 이전 저작자는 이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