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고수

1 개요

소년 만화배틀물, 무협물, 판타지물에서 흔히 나타나는 캐릭터의 유형이다. 말 그대로, 은둔(隱遁)하는 고수를 뜻한다. 은둔의 고수가 아니다 은거고수라고 칭하기도 한다.

작품 속에서 보여지는 능력치나 전투 능력은 설정상 최종보스와도 맞먹을 정도이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세상의 눈을 피해 지내는 캐릭터를 흔히 지칭하기도 한다. 속세의 싸움에 휘말리기 싫어 떠돌아다니는 경우도 있고, 과거에 슬픈 기억을 지닌 채 은둔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가볍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즐기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자신의 정체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은 채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은둔고수의 유형도 있다.

어쨌든 배틀물이나 소년 만화에서는 은둔 고수가 등장한다면 높은 확률로 선한 역할이다.

아무래도 이런 은둔고수들은 실력이 실력이다보니 최종보스나 중간보스와 서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주인공이 은둔고수인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주인공이 은둔고수가 아닐 경우, 이 은둔고수는 주인공의 성장을 도와주는 조언자 포지션으로 자주 등장하곤 한다. 최소한 은둔 고수가 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주인공이 귀축이 아닌 이상 거의 드물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다가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게 되면서, 결국 악당들과 같이 싸우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면 주인공이 궁지에 몰렸을 때, 은둔고수가 등장해서 악당의 졸따구들을 낙엽처럼 쓸어버리는 게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이다. 안타깝게도 은둔고수가 주인공의 성장을 도와준 후, 악당들과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상당한 편이다. 주인공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외가 있다면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플레이어의 적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높은 확률로 최종 보스보다 더 어려운 히든 보스로 등장한다. 숨겨진 강자라는 존재 자체가 스토리와 무관하게 플레이어의 도전정신을 불태우기 딱 좋은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검마 독고구패도 게임판에서 숨겨진 보스로 나온 사례가 있으며, 이렇게 먼 사례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매우 친숙한 케이스도 존재하니 다름아닌 포켓몬스터초대 주인공. 참고로 초대 포켓몬에서는 진짜 고수 할아버지가 히든 보스 데이터로 남아 있는 걸 보아 등장 예정이었던 것 같다.

'지나가던 스님'이랑 비슷한 경우일지도 모른다.

공무원 시험에서는 필기 시험을 잘 봤음에도 불구하고 합격예측 서비스에 점수를 입력하지 않아서 예상 합격선을 실제 합격선보다 낮추는 사람들을 은둔고수라고 부른다. 덕분에 필기합격한 줄 알고 좋아하던 공시생들은 합격자 발표날에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특히 이 은둔고수들은 지방직, 국회직 등 소수 직렬에서 큰 힘을 발휘하여 뭇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은둔고수를 죽입시다 은둔고수는 나의 원수

2 현실사회에서 은둔고수

문명이 발달하지 않아서 정보의 교환이 느리고, 지역적으로 폐쇄되어 있어서 소통이 어려웠던 과거, 혹은 그에 준하는 판타지나 무협 소설등에서 은둔고수가 존재하는 것은 딱히 이상할것이 없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소설속의 은둔고수 설정을 현실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메이저급 격투기나 무술보다는 전통적이고 마이너한 무술들인 경우가 훨씬 많은데, 이는 은둔고수에 대한 신비감이 전통무술에 대한 신비감과 그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 많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술이라는 것은 다양한 체계와 더불어 그것을 습득한 이들간의 교류를 통해 발전되고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즉, 산속이나 방구석 등에 틀어박혀 은둔고수니 뭐니 하며 타 무술가와의 교류를 피하는 무술가보다는, 다양한 무술가와 온갖 대련과 경험을 쌓은 무술가가 훨씬 고수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언급됐듯, 마이너하고 전통적인 무술을 익힌 은둔고수의 존재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반면, 종합격투기권투와 같은 메이저급 무술을 베이스로 하는 은둔고수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이런 메이저급 무술들이 메이저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자신의 기술체계를 은폐하고 교류를 거부하는 무술들과 달리, 온갖 교류와 경험을 쌓으면서 발전을 거듭했던 점에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마이너급 무술에만 존재하는 은둔고수의 존재는 사실상 그러한 무술들의 신비성에 자신의 실체를 은폐하는 사기와도 같음을 증명하는 바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들은 양지로 나와서 메이저급 격투가들과 겨뤄보라 하면 온갖 핑계를 대며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법칙은 무술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모두 통용되는 것이다. 학문으로 따지면, 재야에 묻혀 학술논문이나 학계에서 인정받을 만한 연구는 내놓지 않는 사람이 저명하고 실력있는 학자로 인정받는 경우가 있는가?[1] 학문이라는 건 논문과 연구라는 물적 근거로서 평가받는 것인데, 이런거 내놓지도 않고 "학계의 은둔고수" 대접받는다는 것은 아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임 또한 최고수들로 인정받는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하루의 대부분을 동료들과 온갖 교류와 연습을 전전하는 사람들이다. 당연하지만 이들의 실력은 아마추어들과는 넘사벽이며, 교류 없이 혼자 연습해서 프로게이머들을 쌈싸먹는 은둔고수 따위는 그저 환상종일 뿐이다. #

이런 현실의 세상을 반영해서인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은둔고수에게도 굳이 이런저런 설정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2] 원래는 양지에서 전국을 제패했으나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은둔하게 되었다는 등의 설정을 붙이는 등등.

  • 이름이나 정체만 숨기고 활동을 계속해 실력을 쌓는 경우.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게임에서 보이기 좋은 유형으로, 고수가 정체를 철저히 감추고 온라인 상에서 활발히 대련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물론 대중에게 가까운 초고수의 영역으로 갈 수록 노출의 위험이 올라간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이는 적당히 알아서 처신할 부분(...).
  • 활동은 활발하지만 신출귀몰하여 종적이 묘연한 케이스. 어떤 의미로 가장 판타지스러운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격투게임계의 은둔고수 캐릭터를 대표하는 고우키를 예로 들자면, 의외로 한 곳에 틀어박히지만은 않고 강자들을 찾아다니며 권을 겨루고 죽이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지만, 싸움만 끝나면 매번 종적을 감추고 사라지는 탓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설정.

현실 세계에서는 재야의 고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 현실에서도 그리고리 페렐만 같은 은둔하는 먼치킨이 있는 걸 보면 불가능은 아닌 듯(...).

3 나무위키에 등재된 작품 속 은둔고수들

  1. 은둔고수로서 '대접받는' 케이스는 없지만 은둔고수 부류로 넣을수 있는 사람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후에 논문이 재평가된 멘델이라든가.
  2. 물론 마법통신에 순간이동에 정보길드에 현실 빰치게 정보와 인적교류가 일어나는 양판소의 경우는 당연히 필요하다.
  3. 토비 본인이 마다라를 사칭하기만 했지 실상은 우치하 마다라랑은 전혀 다른인물로 작중인물 대부분이 그의 진짜 정체를 모르는 상황이었다.
  4. 육손이 드랍하는 의상이름도 은둔자다.
  5. 위키러가 뭘 잘못먹었나 싶겠으나, 작품 내에서는 그의 정체를 아는 밀짚모자 일당 정도를 제외하면 거물중의 거물로 알려져 있으며, 그러면서도 정상결전 전까지 일반인들에겐 전혀 정보가 없었던 진정한 은둔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