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读秒(중국) / 秒読み(일본) / Byo-yomi(영어)[1]

바둑, 장기, 쇼기 등과 같은 대국형 보드게임에서 둘 중 한 사람의 기본 제한시간이 모두 끝나고 나서 10초나 30초 단위의 추가시간을 주고 이 안에 착수를 두게 하는 것. 보통 1회나 3회 정도 초읽기 기회를 준다. 일본의 기전은 5회까지도 있는 모양이지만, 대한민국은 주로 3회, 중국이나 대만은 1, 2회 정도의 초읽기 기회를 준다. 한국바둑리그에는 제한시간 10분/초읽기 40초 5회가 제공된다.

초읽기라고 하는 이유는 시간을 맡는 사람이 직접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런 식으로 숫자를 직접 소리내어 읽기 때문.[2] 바둑 두는 입장에서는 바둑에 집중이 안 되기 때문에 은근히 신경쓰인다. 타이젬이나 오로바둑, 한게임바둑 등 인터넷 바둑 게임에서는 실제로 숫자를 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종소리나 기계음으로 대체한다.

초읽기 시간 내에 착수를 하면 기존 사용 시간을 제하고 다시 차감되는 기본 제한시간과 달리 다시 초읽기 시간을 온전히 다 준다. 즉 1분 초읽기라면 다음 착점 기회에 다시 1분을 주는 것. 그러나 초읽기 시간을 넘어가서 착수를 하면 초읽기 한 회가 사라지며, 초읽기까지 모두 써버리면 시간패가 선언된다. 예를 들어 1분에 3번 초읽기 기회라면 '50초 만에 한 수, 40초, 49초, 37초' 등 1분 안에만 두면 무한히 둘 수 있지만, '1분 20초, 1분 10초 한 수 씩' 이라면, 이미 2번 초읽기 기회를 날렸으므로 한 번 더 1분이 지나가면 그대로 패배하게 된다. 물론 한꺼번에 3분이 지나버려도 패배다.

이 때문에 역으로 "노타임", 즉 상대가 수를 두자마자 바로 두어 상대에게 다시 초읽기의 압박을 빠르게 주는 전략도 존재한다. 이걸 속칭 시간 공격이라고 하는데, 이세돌, 김지석, 신진서, 최정 네 명이 이 시간공격의 대가로 꼽힌다.

기본 제한시간을 모두 다 쓰면 "초읽기에 몰렸다"라는 말을 쓰며, 초읽기 기회가 한 번 남으면 "마지막 초읽기에 몰렸다"고 한다. 초읽기라서 제대로 집중도 안 되는데 시간은 부족하고 둬야할 곳은 많다 보니 한 두 번 씩 실수가 나오면서 대역전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한 중요한 상황이라면 과감히 초읽기를 한 회 써버려가며 오래 생각을 하는 전략도 필요하기에 구경하는 사람으로써는 매우 흥미진진하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기사라면 1분의 시간을 최대한 사용하여 시간이 남을 때에는 다른 수의 경우를 수읽기 하기도 한다.

한 명이 초읽기에 몰리고 다른 상대방이 두고 있는 상황에서 쉬는 시간을 요청하면 시간 자체가 멈추는 듯 하다.

샹치는 체스처럼 스탑워치 방식을 쓴다. 대신 초읽기 시간이 고작 5~6분. 한국 장기 공식 경기가 초읽기 30분인 걸 감안해보자.(초읽기 3회 30초) 그래서 샹치는 공격적인 기사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바둑에서 많이 쓰는 용어이지만, 신문이나 뉴스 등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용어인데, 어떤 중요한 사안이 임박했을 때 '초읽기에 돌입하다'라는 형태로 사용한다. 그러나 바둑을 직접 접한 사람이 아니면 그 원류를 제대로 알기 힘든 단어. 단어 자체가 간단한 합성어이므로 의미를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역으로 그 간단한 의미 때문에 '로켓 발사할 때 그건가?' 등으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 대마불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련의 경기들 덕분에 온국민이 알게 되어버렸다.
  1. 일어 발음을 그대로 읽은 것.
  2. 10초 남았을 때부터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