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세계무술축제

1 개요

충청북도 충주시에서 1998년부터 매년 가을마다 실시해오고 있는 세계규모의 무술 축제.

사과 말고는 별다른 지역상품이 없는 충주시에서 고민하다 만들어낸 행사다. 송덕기의 제자인 신한승이 원래 충주 사람이고, 신한승이 택견 전수관을 충주에 연 점에 착안해서 충주를 택견의 본고향으로 포장하려는 의도에서 민속무술축제를 기획한 것이 시발점. 하는김에 세계 민속 무술 사이에 충주 택견을 끼워넣어서 홍보도 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이벤트 상품으로 개발하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사실 웃대 택견이든 아랫대 택견이든 택견이란게 원래 서울 지방에서 행해지던 무술이다보니, 충주를 택견의 본고향으로 만들려는 속내는 솔까말 왜곡이다.(...) 어쨌든 충주 택견 측에서는 환영할만한 행사다.

1998년 1회를 시작으로 2008년 11회까지 매 년마다 성공적으로(?) 개최해왔다. 충주세계무술축제와 연계하고있는 단체가 세계무술연맹(WoMAU)인데 말이 세계연맹이고 한국을 중심으로 민속무술의 세계연맹화를 꾀하는 단체. 충주세계무술축제의 성공에 힘입어서 세계무술연맹의 유네스코 NGO 지위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말로 유네스코 NGO 지위를 딴다면 듣보잡 자칭 세계연맹에서 UN이 공인해주는 세계규모의 비정부단체가 되는 것이니 대박.

2 실상

하지만 유네스코 NGO 획득을 코앞에두고 이런저런 암초에 부딪치고 있다. 2009년 축제는 신종플루 유행으로 인해 행사 직전에 취소되었고, 축제 행사장으로 사용하던 유엔 평화 공원이 연말까지 공사가 예정되어있는 바람에 2010년도 열리기 어려울 듯 하다. 게다가 충주시 측에서는 2011년부터 격년행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의 축제가 세계 각국의 무술단체를 항공비와 체류비까지 전액 지원해서 초청하는 상당한 소모성 행사였던지라, 그다지 지역상품으로 재미를 보지 못해서 슬 발을 빼려는듯.

그리고 축제 자체도 무술 관점에서 보면 그다지 내실있는 행사가 아니었다.
충주세계무술축제 홈페이지#에 소개된 참가무술의 면면을 보면 알수 있듯이, 참가 무술에는 민속 무술, 전통 무술이 아니라 현대 창작 무술, 심지어는 사이비 무술이 여럿 끼여있다(...)

  • 중국 전통권을 초청할 생각은 않고 소림사무당파에서 곡예단이나 불러다놓는다. 알다시피, 현대의 소림사나 무당파에 무술전통 따위는 없으며 브랜드 팔아먹는 중국 지역정부에서 만들어낸 관광상품일 뿐이다. 무당파 고수 따위는 고수가 아니라 곡예단일 뿐.
  • 캐나다의 오키치타우는 인디언 무술인 척 하고 있지만 사실은 합기도, 태권도, 유도를 베이스로 창작 토마호크 기술을 믹스한 사이비 무술이다. 고스트 독 프로덕션의 아파치 나이프 파이팅 역시 로버트 레드페더의 창작무술. 애초에 아파치라는 것 자체가 아파치 어족을 사용하는 여러 부족을 싸잡아 부르는 말이라서, 아파치로 불리는 여러 부족들은 문화나 세부 언어, 전쟁기록이 서로 상이하다. 아파치 전통무술을 믿느니 차라리 아파치족이 AH-64 아파치를 만들었다고 믿겠다.
  • 일본에서는 거합도가 참가했는데, 그나마 영신류 종가에서 참여해서 격이 있는 이벤트였다. 문제는 관객들의 보는 눈이 없다보니 반응이 처참했다. 반면에 한국의 모 시범단에서 불붙은 링 뛰어넘고 삼각도[1]로 짚단 싹뚝싹둑 베는 것에는 환호했다.

뭐 일반인들은 이마로 벽돌 뽀개고 손날로 맥주병 쳐날리고 자동차 뛰어남고 하면서 차력쇼를 해야 아 무술 쫌 하는구나 생각하지, 외과수술처럼 정밀하고 품격있는 시범은 봐도 모르는게 사실. 그걸 알아볼 눈이 있으면 이미 일반인이 아니다.(...) 그래도 행사 자체가 보여주기용 졸속이라는 점은 애석함이 크다. 이름 있는 네임드 무술관련 블로그의 충주세계무술축제 포스팅을 보면 대다수가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다음부터 이런 축제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포스팅도 제법 눈에 띈다. 이런 예산 낭비 축제는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

  1. 짚단베기에 특화된 칼. 매우 날카로워서 짚단은 잘 베지만 구조상 매우 약해서 실전용 도검이 아니라 사실상 짚단베기 퍼포먼스용 면도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