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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임종이 임박하면 무리를 떠나 '코끼리 무덤'으로 이동하고, 여기서 조용히 죽음을 맞는다는 식의 전설이 아프리카 일대의 코끼리 사냥꾼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다. 이런 전설이 퍼지는 이유는 당연히 상아 때문. 애초에 코끼리를 잡는 건 상아 때문인데 여기 가면 코끼리 해골이 쌓여있다니까 코끼리 해골 - 상아가 있음 - 일확천금인 것이다. 때문에 여러 사냥꾼들과 동물학자들이 코끼리 무덤을 찾으러 사방팔방 뛰어다녔다.
당시 상아가 금과 맞먹는 초호화 재료였기에 만들어진, 어찌보면 엘도라도와 같은 이상향(?)의 일종. 실제 코끼리는 절대 무리에서 누가 홀로 떨어져서 죽게 방치해 두는 일이 없다고 한다. 또한 사바나 기후에서 코끼리의 뼈와 상아는 의외로 빨리 분해되므로 코끼리 사체를 찾아서 상아를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이 소문의 출처는 밀렵꾼으로, 코끼리를 잡아 상아를 대량으로 팔아넘기기 위해 일부러 퍼뜨린 거짓말로, 대량의 상아를 "코끼리 무덤 발견해서 얻은거지 사냥해서 얻은거 아님" 식으로 꾸미고 팔아넘기는데 사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끼리 무덤' 전설을 차용한 이야기(신밧드의 모험에서 신밧드가 그것을 찾아 부자가 되는 것)나 코끼리 무덤이라는 용어 자체는 현대에도 많이 쓰이는 편이다.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생태계를 모티브로 한 라이온 킹에서도 다루어 졌다. 심바가 스카의 꾐에 빠져 무파사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못 이기고 날라와 함께 탐험하려다 하이에나에게 죽을 위기를 겪고 무파사에게 구출된다. 플롯 상에서는 철없는 어린이에 불과하던 심바의 성장의 계기이기도 하면서 부자간의 유대를 상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프닝부터 밝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배경이 일관되게 유지되어오다 회색을 주로 한 음침한 색조로 뒤바뀌면서 당시 시청하던 아동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장소로, 어렸을 적 라이온 킹을 보고 자란 세대에게 코끼리 무덤이라고 하면 이것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메가드라이브로 출시된 라이온 킹 게임에선 3번째 스테이지의 배경이기도 하다. 바로 전 스테이지가 I Just Can't Wait to be King이 BGM으로 깔리고 말랑말랑한 난이도였다가, 바로 이 스테이지에 오자마자 BGM은 Be prepared로 바뀌더니 난이도가 급상승하면서 좌절했던 유저가 많았을 것이다. 까다로운 패턴의 적들은 물론이고 낙사 구간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원작의 트라우마를 더 빡치게 재학습하는 수준. 실제 난이도는 거의 동 세대에 발매된 레이맨에 비교하면 아이들 장난인 수준이지만 말 그대로 장난 삼아 게임을 잡은 아이들에겐 낙사를 피하기 위한 타이밍 입력, 배경에 가려 보이지 않는 길 등 이곳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면서 동심을 파괴하는 벽 역할을 충실히 했다. 유튜브에 업로드 된 플레이 영상에서도 이 스테이지를 넘지 못하고 좌절했었다는 아동 시절의 슬픈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잊혀진 땅에 코끼리 무덤 전설을 패러디한 '코도 무덤'이 있다. 이름대로 늙은 코도들이 많이 살고 있다.
디지몬 프론티어도 31편에서 코끼리 무덤을 모티브로 한 내용을 다룬 바 있는데, 여기에서는 트레일몬의 무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