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Clutch'라는 말 뜻 그대로 찬스를 단단히 붙잡고 놓치지 않는 타자, 즉 해결사를 말한다. 주로 득점권(2, 3루)에 주자가 가 있을 때 안타를 치거나 중요한 순간에 홈런이나 장타를 날려 주는 선수로 타점이 높은 것은 당연. 클린업 트리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클러치 히터로 대다수에게 인정받는 타자로는 MLB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빗 오티즈가 있었고,[1]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치퍼 존스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해결사' 한대화가 유명하다. 약간 이상한 예로는 두산 베어스의 고영민이 포함될 수 있을지도? 반대로 클러치 히터의 정반대격의 활약을 보이는 선수는 FA 계약 체결 후의 '로또준' 이호준을 꼽을 수 있겠다. 각 항목 참조.
즉 타점과 관계되는 능력이라는 소리인데, 이는 타점을 내는 상황, 타점의 가치 등을 비롯한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겠다. 직관적으로 보여지는 관련 스탯은 득점권 타율,[2] 타점 정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 득점권 타율은 표본의 부족으로 신뢰성이 약하고, 타점은 타자 본인의 타격 능력보다 자기 타석에 깔린 주자의 의존도가 높은 기록이다.[3] 그래서 최근 미국의 세이버메트리션 등 전문가들, 특히 소위 말하는 '머니볼'의 주창자들 중에서는 '클러치 히터는 없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후 어느 정도의 수준에선 존재할 수도 있다라고 살짝 물러섰지만.
예컨대 득점권 타율이 일시적으로는 평균적인 타격 능력보다 앞설 수 있지만[4] 표본이 확대되면 결국 본인의 평균 스탯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점(이는 스탯 회귀의 법칙의 대표적 한 사례로 이용된다)이 그 근거가 될 수 있겠다.
이 '표본이 늘어나면 본인의 스탯으로 회귀한다'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득타율이란 근본적으로 '타율'의 표본에서 '득점권 타석'을 새로이 추출해내 분모로 삼아 만들어낸 표본이고, 이렇게 추출된 표본이 늘어나자 모표본의 그것으로 돌아간다는 뜻은 애초에 그 추출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을 뜻한다. 즉, '득타율'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분할하여 명명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이다.
만약 어떤 선수가 A라는 광고가 나오는 날에는 4할을 치고 A가 나오지 않는 날에는 2할을 친다고 해 보자. 한 달, 두 달, 한 시즌 정도는 신기하게도 A라는 광고가 나오는 날의 타율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이것을 A-타율이라고 명명해서 스탯으로 정의한다고 쳐 보자. 이런 경향이 유지되는 단계에서는 뭐 A라는 광고의 광고주와 스폰 계약을 해서 그 때 치면 메리트가 걸려있다거나, 이면 합의가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가설을 세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표본이 쌓이게 되면, A가 나오는 날이나 나오지 않는 날이나 타율이 똑같아질 것이다. 상식적으로 광고가 나오고 안 나오고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리가 없고, 그냥 우연에 의해서 잠깐 그런 경향이 있었을 뿐이고 큰 수의 법칙이 작동하면 그것이 없어질 게 뻔하니까. 이러면 A-타율이라는 스탯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스탯이 스탯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실 예측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권의 교체가 일어난 것은 2번이고 총 대선은 18번 있었으므로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날 확률은 2/18이다" 라는 분석이 현실 예측 능력이 있는가? 통계, 데이터를 본다고 하는 사람들이 쉽게 현혹되는 부분인데, 이런 식의 기록은 그냥 일어난 '과거'의 사건을 다른 방식으로 기록했을 뿐이지 스탯이라고 할 수 없다.
득타율은 본질적으로 이 A-타율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득점권에서는 타자의 집중력, 멘탈리티가 발휘되어, 시즌 전체의 타율과 비교했을 때 다른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는, '득점권 상황에서 투수는 온 힘을 발휘하여 타자를 제압하려고 들 것이기 때문에 시즌 전체의 타율과 비교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온다'라는 가설이 너무나 그럴듯하기에 다들 상식처럼 득타율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실제 통계적으로 검증했을 때 저 A-타율이나 득타율이나 실체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한 예로, 클러치히터로 유명한 데이빗 오티즈의 통산 커리어 타출장인 0.282-0.377-0.545과 RISP 0.298-0.403-0.526은 OPS로 볼 때 그에 대해 '찬스에 강하다'란 인식만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반대로 찬스에 약하다고 까이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2007년엔 RISP 0.333, 2009년엔 2할6푼대, 전체 커리어 RISP avg는 0.301로 커리어 타율과 큰 차이가 없다. 그나마 차이가 좀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게 매니 라미레즈로 0.313-0.411-0.591과 0.327-0.455-0.599정도이며[5] 수많은 선수 중 몇몇 사례가 나온다는 것은 결국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것이 대다수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주장이다. 결론 :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한다
다만 여기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타자가 KBO에 한명있으니 그가 바로 박용택 통산 2000안타를 친, 충분한 커리어를 쌓은 타자임에도 통산 타율과 득점권 타율의 차이가 5푼가까이 난다. 심지어 두 시즌이나 득점권 타율 4할을 달성한바 있다. 거기다가 본인스스로도 득점권과 비득점권, 득점권에서도 주자 2루와 주자 3루상황의 타격 매커니즘을 다르게 가져간다.고 자신감있게 발언하며 스스로 클리치히터로 자부하고 있다.
또한 타점 능력도 본인의 타격 능력도 능력이지만 누상에 얼마나 주자가 있으냐, 즉 팀의 전력과 관계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현대 야구 이론에서는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대표성 외에 그다지 유용한 스탯으로 보지는 않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2009시즌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40홈런을 쳤지만 타점은 고작 99점에 불과하다. 반대로, 리그는 다르지만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의 바비 아브레유는 홈런수는 15개이지만 타점은 100점이 넘을 정도이다. 이 점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으로 고평가 된 선수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외야수 조 카터.
그러나 무조건 득점권 상황과 비득점권 상황이 완전히 똑같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득점권과 비득점권의 타격 상황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유발한다고 조금이나마 인정받는 유일한 것은, '투수가 피해가는 피칭을 한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리그에서 쟁쟁한 명성을 떨치는 타자들의 경우 득점권 타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 경우 살펴보면 오히려 볼넷률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볼넷을 주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극단적으로 존 바깥을 공략하는 투구를 할 경우 타율 자체를 낮출 수 있긴 하다. 이 밑에 깔려 있는 이론은 득점권, 비득점권을 따지는 이론이라기보다는 사실 고의사구에 가깝다.
또 클러치 히터라는것은 단순히 수치상의 타점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한방 역시 뜻하기도 하다. 국대에서의 이승엽의 홈런을 생각해보면 좋을 듯. 이걸 인정하는 측도 안 하는 측도 논쟁에서 물러나긴 힘들다.
비슷한 예로는 투수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논쟁이 있다. 웬만한 사례에서는 위기관리능력을 상징하는 잔루율(LOB%)이 리그 평균인 70% 초반에서 형성되고 엘리트급 불펜투수의 경우에나 가끔 70% 후반을 넘는 정도인데, 이를 투수가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고 빨아주는 국내 야구 해설의 행태는 세이버메트릭스 계열로부터 클러치히터 논쟁보다도 많은 지탄을 받는다. 어디까지나 이런 운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한다는 명제와 가장 좋은 위기관리능력은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세이버메트릭스 계열의 주장이고,[6] 중요한 상황에 병살타 유도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등의 의견이 기존의 시선이다.[7]
- ↑ 이를 역대 최고의 클러치 히터라고 보빠들이 정신없이 빨아주는 탓에 해야갤 등에서 오티즈를 역최클이라고 부르며 비꼬기도 한다.
- ↑ 일본에서는 근래 공식 기록화되었다.
- ↑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홈런을 쳐도 주자가 없으면 1타점인데 반해, 만루상황에서는 단타 하나에 2~3타점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주자 2루 상황에서 외야수 앞 안타를 쳤을때는 2루 주자의 주루능력에 따라 득점확률이 달라지게 된다.
- ↑ 리그 평균으로도 주자 있을때가 주자 없을때보다 타/출/장이 OPS 0.02정도 높다. 득점권으로 가면 더 올라가지만 그래봐야 0.02수준의 차이를 벗어나진 않는다.
- ↑ 이 스탯도 보면 알겠지만 타율과 장타율은 각각 1푼 정도밖에 차이가 안나며, 출루율만 .044만큼 차이가 나는데, 이는 매니를 상대한 투수들이 굳이 승부를 하지 않고 피하는 피칭을 했다는 결론을 얻어 낼 수 있지 득점권에서 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 ↑ 모든 투구에 전력을 할 순 없으니 주자가 없을 땐 체력을 아끼다가 위기 상황에선 전력 투구를 하는 것이란 주장도 있는데, 모든 투구에 전력을 다해서 위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체력 보존에 훨씬 도움이 된다. 애초에 주자가 1명이라도 나가는 순간 볼카운트는 리셋이고 이쪽이 투구 수 관리에 훨씬 큰 불리한 상황이다.
- ↑ 다만 박찬호의 땅볼을 유도했는데 안타가 되는 것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말처럼, 투수가 땅볼을 유도할수는 있어도 이를 아웃으로 만드는건 수비의 몫이라는게 현재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