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도

太平道

동한 초기에 우길이 창시하고 후한 말기에 장각이 널리 퍼뜨린 종교. 도교의 한 일파.

우길(于吉) 등이 연구한 음양재이(陰陽災異) 사상과 당시 민간에 있던 무술(巫術), 그리고 도교를 혼합하여 만든 종교. 천지 만물은 모두 원기를 받으며, 음양이 서로 교감하고 오행이 배합하여 만물이 이루어지기에 사람은 오행의 이치를 따라야 하며 그런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자는 벌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태평한 기운이 뻗어나가면 큰 을 지닌 군자가 세상에 나타나 평화의 시대를 이룩한다는 메시아 사상도 담겨 있었다. 도교의 천명사상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태평도에서는 주술사가 아홉 마디의 지팡이로 주술을 행해 병든 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잘못을 생각하게 해 이로 인해 부적과 정화수를 마시게 하면 병이 날로 가벼워지며, 나은 사람은 믿음이 있다고 하지만 낫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믿음이 없다고 했다.

이렇듯 시작은 좋았는데, 부패해서 끝물이 빠지고 있던 나라가 탄압을 일삼고 장각이 현실참여적인 마음[1]을 먹음에 따라 나중에 반란군인 황건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 한나라가 무너지지는 않은 탓에 정규군에게 신나게 진압당했고, 결국 당시 영웅 호걸들의 경험치를 쌓아주는 명성을 드높이는 졸개가 되었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삼국지/삼국지연의의 시작을 알리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사실 태평도 종단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장각에 호응, 동조하지 않은 집단도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각=황건적=태평도로 찍힌 이상 장각과 거리가 있는 집단이라 한들 탄압에서 안전할 수는 없었다. 한제국의 붕괴 이후 각지의 군웅들은 태평도 교단=황건적 이라고 찍어놓고 무자비하게 탄압했는데 이는 손책의 사례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잔존했던 태평도 단체는 그나마 세력을 유지한 다른 도교 종단인 오두미도(천사도) 쪽으로 흡수되어 버린 것으로 보인다.

먼 훗날 이름이 비슷한 또다른 신정국가 태평천국이 등장한다.

  1. 부정적으로 보자면 궐기해서 왕 노릇 좀 해보려고 그랬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장각 항목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