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계

영계의 반대의미

고기를 먹기 위해 길러지는 육계가 아닌 알을 먹기위해 키우는 닭이 늙어서 알을 못 낳게 되면 잡는 닭이다. 이름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늙은 건 아니고, 그냥 알 낳는 게 더딘 폐경기에 가까운(...) 닭. 수탉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는 없어서 늙어서 고자가 된 닭을 뜻하기도 한다.

늙은데다가 식용으로 키워진 닭도 아닌 것답게 엄청나게 질기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닭이기도 하다. 제대로 조리할 줄 모르고 만들었다가는 이빨도 안 들어갈 정도. 값도 매우 싸서 한 마리에 단돈 3000원 정도 하기 때문에 군대나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그 질긴 닭고기도 폐계닭으로 만드는 경우가 꽤 있다. 다만 군대의 경우 취사병의 조리실패(...)도 감안해야 한다.

너무 질긴 탓에 통닭으로는 거의 먹을 수가 없고 오직 간장에 푹 졸이거나 옻닭, 삼계탕, 백숙 등을 해 먹어야 되는데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익히려면 많은 시간을 푹 고아야 한다가스비가 더 나오겠다[1] 혹은 닭도리탕처럼 볶음을 해서 먹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닭을 푹 삶는 건 같다. 양념을 넣고 볶느냐 아니냐의 차이.[2]

쫄깃한 고기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할 만한 식재료..는 아니고 육수 뽑는데만 최고의 재료. 식객 평양냉면 편에서 어중간한 양식용 보단 차라리 노계(폐계)를 쓰는 게 더 낫다는 대사가 나온다. 닭곰탕의 경우에는 닥치고 폐계를 써야 제맛이 나온다고 할 정도이며 폐계가 아닌 그냥 적당한 닭을 쓰면 고기가 흐물흐물해서 거의 씹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잎싹'이 폐계. 단, 소설 한정.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직 쌩쌩한 젊은 닭으로 나온다.

소설 완득이에서는 완득이 가족이 가끔 먹는 모습이 나온다. 고무닭이라 불리며 너무 질기다는 불평이 나온다. 그런데 소설 끝부분에 다른 닭을 사오자 너무 씹는 맛이 없다고 한다...
  1. 백숙으로 해 먹으면 좋은데, 일반 냄비로는 어림도 없고 압력밥솥에 못해도 두 시간 이상은 푹 고아야 한다. 일반 닭을 이렇게 삶으면 살이 완전히 풀어져 뼈와 살이 저절로 분리되겠지만, 폐계는 들어간 모양 그대로 나온다-_-; 그러고도 영계에 비하면 훨씬 쫄깃한데, 이 정도 삶으면 그래도 질긴 정도는 아니고 알맞게 쫄깃해져서, 이거에 익숙해지면 영계는 푸석거려 못 먹는다. 돼지고기에 비유하자면 그냥 구워 뼈(?)까지 오도독 씹어먹는 삼겹살과, 노인도 잘 씹을 수 있게 잘 다져서 부드럽게 만든 산적 같은 관계.
  2. 여담이지만, 폐계닭 볶음은 경기도 평택에서만 먹을 수 있다 카더라. 아는 사람만 아는 몇 안되는 평택만의 먹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