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蔘鷄湯
파일:Attachment/삼계탕/Samgyetang.jpg

1 개요

어린 닭 뱃속에 찹쌀, 대추, 밤, 황기, 인삼 등을 넣고 푹 고은 요리. 한국의 대표 보양식으로, 특히 복날에 주로 먹는 여름 보양식으로 유명하다. 보양식이 대개 그렇듯이 삼계탕도 열량이 꽤나 높아서 삼계탕 한 그릇이 밥 세 공기의 열량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2 역사

의외로 역사가 짧은 음식인데, 원래 조선시대에는 복날에 서민은 개고기를 넣은 개장국을, 양반들은 주로 소고기를 넣은 육개장을 먹었다고 한다.# 단, 삼계탕의 원조격인 닭백숙은 조선시대에도 엄연히 존재했으며 고기가 귀했던 시절 가정에서 그나마 자주 해먹었던 고기 요리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여러 부잣집들에서 닭백숙이나 닭국에 인삼가루를 넣어 만든게 삼계탕의 시초였다.[1] 그러다가 1950년대에 '계삼탕'[2]을 파는 식당이 생겨났고 6.25 전쟁 이후 1960년대에 비로소 삼계탕이라는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1960년대 들어 냉장고가 보급되며 유통방식이 개선되어 인삼을 장기적으로 보존할 수 있게 되자 삼계탕에 인삼가루를 넣는 식이 아닌 말린 인삼을 넣는 식으로 요리 형태가 바뀌고, 이에 따라 이름도 바뀌면서 지금의 삼계탕이 되었다. 이후 개장국의 하향세와 엇갈리면서 복날 음식의 대표주자가 삼계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삼계탕은 닭을 삶는다는 조리법은 그대로이지만 말린 인삼보다는 주로 수삼(말리지 않은 인삼)을 넣고 다른 한약재를 넣는 경우도 늘어났다. 또한 산삼 배양근을 넣는 경우도 많다.

3 재료

주 재료는 이름과 같이 인삼인데, 영계와 6년근 인삼을 넣어야 제대로 된 음식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웅추(雄雛, 수평아리)와 3~4년근으로 대강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알을 낳기 위한 산란계는 당연히 암컷 병아리를 길러서 나오므로, 수평아리는 종계(씨를 뿌리기 위한 수탉) 이외에는 쓸모가 없다. 이런 수평아리를 적당한 크기로 길러서 삼계탕용으로 납품하는 것이다.(닭 문서에도 있지만, 삼계탕용 뿐만 아니라 시중에서 유통되는 닭고기의 거의 대부분은 수탉을 도축한 것들이다.) 예전에는 45일 정도를 길렀는데, 이 정도로도 중닭, 즉 영계의 크기에는 이르지 못한다. 그나마도 최근에는 30~35일 정도를 길러서 내놓는데, 이건 사료비와 닭의 크기에 따른 출하 가격의 절충점인 셈이다. 6년근 인삼을 쓰면 비용 및 인삼 공급의 문제가 발생. 어차피 만 원짜리에 제대로 된 재료가 들어가기를 기대할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꼭 6년근을 넣을 필요는 없는데, 사실 인삼의 유효 성분인 사포닌으로 따지면 4년근이나 6년근이나 차이가 없다. 더군다나 미각스캔들에 의하면 3~4년근도 사치고 1~2년근 싸구려 삼을 넣는다고 한다. 이런 삼이 생기는 이유는 인삼을 재배하다가 여러 사정으로 밭을 중간에 갈아엎는 농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씨가 쓴 요리책을 보면 업소에서는 향을 내기 위해 인삼차를 넣고, 맛을 진하게 하기 위해 치킨 파우더를 넣는다고 한다(!). 흠좀무.

심지어는 인삼 대신에 비슷한 맛이 나는 뿌리 약재인 황기를 넣기도 한다. 그럴 경우 황계탕이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그냥 삼계탕이라고 한다. 식사량이 적은 여자나 어린이를 위해, 또는 중닭을 사용하기 위해 한 그릇에 닭을 세로로 반 쪼개 넣은 반계탕이란 변형이 있다. 그런데 명색은 삼계탕집인데 이런 반계탕만 파는 집도 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대추가 닭의 나쁜 성분을 흡수해 주므로 대추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무근. 몸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해롭지는 않으므로 먹어도 상관없다. 사실 닭성분을 흡수한 대추가 해로워진다면 닭에 뭔가 문제가 있는거다 황교익은 수요미식회 삼계탕 편에서 이러한 속설에 대해 '질 나쁜 대추, 관리가 안 된 건대추의 안 좋은 맛을 둘러대기 위해' 나쁜 성분을 흡수해서 그렇다는 거짓말이 퍼진 거라고 추측했다.

4 상세

뱃속에 찹쌀, 대추, 인삼, 녹각 등을 채워 넣고 만드는 게 일반적이나, 그냥 국물에 넣고 따로 끓이기도 한다. 재료를 채워넣지 않고 그대로 끓인 삼계죽도 있다.

속 채우는데 손이 가고, 인삼 등 약재가 들어가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라 상당히 비싼 편이다. 2010년에는 서울 강북 지역 기준 11,000-13,000원 선이며, 15,000원까지 받는 집도 있다. 하지만 왠지 기름에 튀기기만 한 치킨보다 싸다. 심지어 속을 생각해보면 삼계탕이 먹을 게 더 많다.

설렁탕처럼 오래 고아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들어먹기는 좀 난감한 편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으나, 요즘처럼 삼계탕 속재료 구하기가 쉬워진 세상에서는 집에 압력솥만 있다면 누구나 해먹을 수 있는 쉬운 요리 중 하나다. 압력솥에 속 채운 닭을 넣고 푹 끓여 내면 끝이다. 요즘은 레토르트로도 나오는 형편이다.

집에서 삼계탕을 해먹으면 대부분 음식점 맛이 나지 않는데, 왜냐하면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이 뭉개지지 않도록 삶는 정도만으로는 국물을 충분히 우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절대 다수의 삼계탕 집들은 닭은 닭대로 삶거나 쪄서 따로 준비하고, 국물은 국물대로 따로 우려낸다. 이 국물에는 삼계탕용 닭 삶을 때 나온 육수도 들어갈 수 있지만, 그보다는 대형 육계와 닭뼈, 닭발 등을 대량으로 고아내서[3] 따로 준비한다. 그래서 주문이 들어오면 이미 준비된 육수에 이미 익은 닭[4]을 넣고 다시 한 번 끓여서 나가는 것이다. 이때 치킨파우더나 치킨 스톡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이 국물을 따로내는 과정을 단축하거나 생략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집에서 삼계탕을 제대로 만들어먹겠다면 닭육수를 마련할 준비 정도는 해두는 것이 좋다. 아니면 치킨 스톡을 준비하자

똑같은 조리법이지만 자라, 전복, 잉어 등 몸에 좋고 귀한 재료와 짝을 이루면 용봉탕이니 등으로 이름이 바뀌고, 값이 확 뛰어오른다. 자라, 전복, 잉어값을 생각하면 뛰는게 당연하다. 셋 다 고가의 재료라는 걸 잊지말자. 그 외에도 흑미삼계탕, 들깨삼계탕 등의 배리에이션이 있다.

5 기타

외국인들 입맛에도 딱히 자극적이지 않고 을 삶은 음식이 웬만한 나라엔 다 있는 요리인만큼 여행 오면 한번쯤은 찾게 된다. 닭고기의 단백질이 풍부한 보양식인 덕에 과거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훌리오 프랑코가 나중에 뉴욕 메츠에서 박찬호와 같은 팀이 되자 제일 먼저 했던 말이 "찬호~, 삼계탕 먹으러 가자~."였을 정도라고. 과거 일본프로야구의 대투수였던 가네다 마사이치 역시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즐겨먹었는데, 그 맛에 감탄한 일본인 선수들이 만드는 방법을 배워가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의 유명 아이돌 가수 그룹 아라시의 막내인 마츠모토 준도 무척 좋아한단다.

위의 유명인 사례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이 한국에 관광 왔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음식 중 하나일 정도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다. 한국에 고춧가루 듬뿍 든 시뻘건 음식만 있는 줄만 알았던사실 설렁탕이나 순대국처럼 흰 국물음식도 많다. 거기에 다대기나 고춧가루를 퍼부어 최종적으로는 시뻘건 국물로 바꿀 뿐 일본인에게 컬쳐쇼크라고. 채팅을 통해 일본인과 대화해보면 한국에 놀러갈 계획인데 삼계탕 잘하는 집 추천해주세요" 같은 질문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한편 일본에는 장어가 여름 보양식으로 이미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주로 겨울에 먹는다고 한다.

자국 음식에 자부심이 높은 중국인들이 그나마 좋은 반응을 보이는 몇 안되는 한식 메뉴 중 하나이다. 서울시내 유명 삼계탕집에는 항상 중국인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10여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 (레토르트 등으로) 삼계탕을 수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고. 특히 2016년 방영되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한류드라마에 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삼계탕을 끓여 주는 장면이 나온 덕분에 (2014년 '치맥' 열풍에 이어) 중국에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어, 2016년 6월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천 명이 반포한강공원에서 삼계탕을 시식하는 행사가 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 8월 초부터 미국에도 삼계탕을 수출한다고 한다.#

군대에서는 초복, 중복, 말복쯤에 점심식사 메뉴로 등장한다. 짬밥 요리의 특성상 한 솥에 닭들을 모조리 몰아넣고 시간을 들여 고아내기 때문에 짬밥치고는 인기가 좋다. 또한 1인당 닭 한마리씩을 지급하는 바람직한 분량 덕분에 여름 더위에 지친 군인들의 낙이기도 하다. 그리고 저녁에는 닭죽 2014년도부터 1종 지침이 바뀌면서 전복이 추가된다고 명시되어있긴 한데 실제로도 전복 삼계탕이라는 메뉴가 추가되긴 했다. 참고로 삼복이라고 한건, 삼복에 항상 나오는게 아니라 그 전후로 나오기 때문. 심지어 1달에 1번 나올 수도 있어서 9월에 삼계탕을 먹는 일도 있을 수 있다!!

닭값이 떨어지면 군대에서 후라이드 치킨과 삼계탕이 같이 나오는 기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가령 조류독감 사태라든가(...). 다만 소, 돼지 등이 걸리는 구제역에 비해서 가열하면 위험요소가 없어지는 조류독감이 그나마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무래도 식품 사건이 터지면 왠지 꺼려지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인지라 조류독감 소식이 퍼지면 닭 소비가 줄면서 군대에 닭 공급이 많아지는 편.

학교 급식에서도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닭다리닭가슴살을 넣어준다. 간혹 외고나 강남쪽 고등학교 등 학부모들이 극성스럽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교에서는 여름에 학생들 체력 챙겨준다고 제대로 닭 한마리가 든 삼계탕이 1~2회 나오기도 한다.

또한 회사나 관공서 내 등의 구내식당에서도 복날에는 삼계탕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팀 선수진이 무너지며 비밀번호를 찍고 있는 한화 이글스를 조롱할 때도 쓰인다(...). 타 구단 바리에이션으로 곰탕, 쌍화탕, 대구탕이 있다 카더라. 2016년 6월,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한화 이글스가 하위권 경쟁을 하며 삼케탕이라는 바리에이션이 생겼다.

삼계탕을 기내식으로 쓰는 항공사가 몇 있는 모양이다. 아에로플로트의 삼계탕이 가장 유명하며, 이외에도 대한항공, 에어 캐나다, 에어프랑스에서 삼계탕을 준 적이 있다. 다만 지상에서 먹는 완전한 삼계탕은 아니고, 일반 밥에 삼계탕용 닭고기를 몇 조각 넣고 국물을 조금 넣은 뒤 밤과 대추를 얹은 것.

6 창작물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판 시즌 4 2화에서 등장했다. 다만 전형적인 삼계탕이 아닌 식당 주인이 생각한 오리지널로, 일본인이 면 요리를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서 인스턴트 라면사리를 넣어 삼계탕 라면이라는 신 메뉴를 만들었다.[5]

유명한 일본 와인만화인 신의 물방울에서는 고추장을 풀어서 먹는다고 소개되어 있다(...). 아마 업소에 따라 다진양념(다대기)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애니메이션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 6화에서 환자의 보양식으로 등장했다. 작중 등장인물들이 이거 삼계탕이라고 인증하기까지 한다. 원작에서는 그냥 죽이었는데 왜 삼계탕으로 바뀌었는지는 의문. 이게 혐한초딩들의 마음에 안 들었는지 각본가트위터가 이들에게 테러를 당했다. 그런데 삼계탕을 각본에 넣은 건 다른 사람이었다. 페이크다 이 병신들아 심지어 일본어 위키백과에 삼계탕을 중국의 약선요리라고 악질적인 반달리즘 행위까지 저질렀다.#그리고 2기가 날아갔다

삼계탕도 모에선은 피해갈 수 없었는지 2013년 여름 삼계탕 모에화가 나왔다.#

2014년 8월에 하현곤 팩토리가 하팩 캘린더 2014년 8월 앨범을 내면서 삼계탕을 주제로 노래를 불렀다.

7 관련 문서

  1. 하지만 당대에는 닭백숙의 한종류로 취급되었다.
  2. 노인들은 지금도 이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3. 닭육수는 살보다는 뼈와 껍질, 젤라틴 등에서 대량으로 나온다. 이걸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부위가 닭발, 그 다음이 닭머리다.
  4. 이때 속재료를 언제 넣느냐가 문제인데, 대부분은 닭을 처음 익혀내기 전에 넣는다.
  5. 이 드라마의 후기인 "훌쩍 쿠스미"에서도 소개하는데, 한국에서는 못 먹는거라고 일러두기까지 한다.감자면을 삼계탕에 끓이면 되는걸 꼬꼬면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