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아모스

트로이 전쟁 당시 트로이의 왕. 헤카베가 아내이다.

원래 이름은 포다르코스였었는데 프리아모스로 개명했다. 그 사유는 후술.

트로이 전쟁을 두 번 겪었는데 그 첫번째는 헤라클레스가 트로이를 박살낸 것, 사유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인 라오메돈은 인간 세상으로 유배온 아폴론포세이돈을 종으로 부려먹고는 품삯을 주지 않았다가 아폴론과 포세이돈에게 전염병과 바다 괴물로 보복을 당했다. 라오메돈은 헤라클레스에게 트로이의 보물인 신마(神馬)를 상으로 걸고 해결을 청한다.
헤라클레스는 일단 공주 헤시오네를 전염병에 감염시키고 바다 괴물의 먹이로 내놓은 후 나타난 바다 괴물을 회쳐버림으로써 두 문제를 함께 해결했다.
그런데 라오메돈은 품삯속이기에 재미들렸는지(...) 그 신마는 이미 트로이에 없었고, 먹튀를 당한 헤라클레스는 일단 12가지 노역부터 해결한 후 50여 척의 함대를 몰고 와서 성을 순식간에 개발살냈다.
이 때 공주 헤시오네를 같이 싸운 텔라몬(후에 아이아스의 아버지가 된다)에게 주었는데 헤라클레스가 헤시오네에게 제안하기를 50명의 형제들 중 딱 한 사람만은 머리에 쓴 금사 베일 값으로 팔겠다고 하였다. 헤시오네가 선뜻 결정하지 못 하자 텔라몬이 왕자 포다르코스를 가리켰고 헤라클레스는 포다르코스만 남겨두고 나머지 49명을 끔살한다. 헤시오네가 이때 울면서 동생에게 "프리아마이(내가 너를 샀다)" 라 속삭여서 훗날 포다르코스는 프리아모스로 개명했다.

이런 안습한 상황을 거치고도 근성이 풍부했는지 유일하게 생존한 왕자로서 겨우 트로이를 재건했는데 아들원수 파리스헬레네를 데려온 것 때문에(...) 또 한 번 그리스 연합군에게 트로이 침공을 당하게 된다.

일리아스내에선 인품은 훌륭하지만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에 헥토르의 시체를 되찾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아킬레우스를 찾아가 사정한다. 적진 한복판에서 아들의 원수에게 "이 늙은이가 아들놈 가는 길에 마지막 노잣돈이라도 부치게 해주시오."라며 통사정하는 모습에, 아킬레우스도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핵토르의 시신을 돌려준다. 이 부분은 영화 트로이에서도 인상적으로 그려지는 장면.

결국 트로이가 함락되며 네오프톨레모스에게 죽었다. 참으로 안습한 인물.

영화 트로이에서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로렌스 역으로 유명한 명배우 피터 오툴이 연기했는데, 인품은 훌륭하지만 무력한 모습을 잘 연기했다. 물론 작중 몇년전부터 트로이와 스파르타가 치열하게 싸움을 했으며, 한번도 외부 세력에 함락된 적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진짜 무력한 건 아니다. (헥토르의 존재가 크긴 했지만, 그가 태어나기 전에 누가 트로이를 지켰을까?) 다만 신앙심이 너무 강한 탓인지 신관의 엉터리 신탁을 믿고 치명적인 실수를 좀 해서 나라를 결과적으로 말아먹었다. 첫째는 헥토르의 충고를 무시하고 그리스 군을 무리하게 공격함으로서 모래알 조직력이던 그리스 군이 사기를 회복하고 아킬레우스의 참전을 이끌어낸 것, 두번째는 파리스의 충고를 무시하고 트로이의 목마를 성 안에 가져온 것.[1]
인품만은 진성 대인배. 나라를 말아먹게 한 원흉인 파리스임에도 탓하지 않았으며 잘못했다고 하는 헬레네에게 조금도 탓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아버지라고 부르게 했다. 최후엔 신전을 망가뜨리는 그리스 군에게 분노해 칼을 들고 "네놈들은 명예도 없느냐"라고 맞서다가 아가멤논에게 뒤치기를 당했는데 유언으로 "부탁이오...아이들만은, 죄없는 이들만은 살려주시오"라고 한다. (감독판에만 나오는 장면) 그러나 아가멤논은 이를 듣고 "죄없는 이는 없다"라고 차갑게 일축한다.

영화 십계에서는 직접 등장은 없으나 그의 사신이 이집트 파라오의 즉위를 축하하러 알현한다.
  1. 두 번 모두 신관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신앙심이 깊은 프라이모스가 그대로 따른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 신관은 감독판에서 트로이의 목마(신관은 이를 신에 바치는 그리스의 제물이라고 추정했다)를 태우자는 파리스의 주장을 반대하며 "아폴로 신을 모독한지 하루 만에 우리의 헥토르 왕자님께서 응징을 당하셨죠. 트로이의 아들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기를 바랍니다"라며 고인드립을 하기도 했다. 감독판에는 트로이 멸망 후 영아 살해, 부녀자 강간, 민간인 학살 등 보기 힘들 정도로 잔혹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산관이 그리스 병사들에게 '친구들이여, 조심하게. 나는 신의 종일세"라고 하다가 담벼락 너머로 던져져 끔살당하는 장면은 전혀 안타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