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프톨레모스

1 그리스 신화의 영웅

Νεοπτόλεμος

트로이 전쟁의 용사. 아킬레우스의 아들이자 아버지보다 3배는 더 악독한 살인광이다.

머리가 붉었기에 필로스라고도 불렸으며 네오프톨레모스란 이름은 젊은 용사란 뜻이다.

1.1 생애

트로이 전쟁 막바지에 그리스군을 구원하기 위해 참전해 헥토르의 어린 아들 아스티아낙스를 죽이고[1] 프리아모스 왕을 살해하고 공주 폴릭세네를 아버지 아킬레우스의 혼백에게 제물로 바친 뒤(에우리피데스의 "헤쿠바"에선 폴릭세네를 죽일 때 잠시 망설였다곤 하지만.)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를 억지로 첩으로 만들고 헥토르의 동생 헬레노스를 노예로 삼아갔다. 한마디로 훌륭한(?) "그리스 영웅" 의 표본(...). 필록테테스에선 그나마 사람이 순진하게 나온다. 이제 막 전쟁에 참전해서 그런가... 그런데 네오프톨레모스의 어머니(리오메데스 왕의 장녀 데이다메이아)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가하지 않으려고 숨어있을 때 그에게 강간 당해(혹은 눈 맞았거나) 네오프톨레모스를 임신한 것이기 때문에 이때 네오프톨레모스의 나이는 단 10세.[2]

아이네이스에서는 체구가 작다고 묘사되지 않고 10세라고는 하지만 부친의 유전자를 받아서 선천적으로 큰 체구에 성장까지 빨랐다고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아이네이스는 어차피 베르길리우스가 아우구스투스의 주문 아래에 로마 건국신화를 만들어보려고 쓴 서사시이기 때문에 본인이 개인으로 남긴 연구 기록과도 모순되는 내용이 많다.[3]

아무튼 어려도 무력만큼은 아버지의 피를 제대로 물려받아서 트로이 학살극에 용맹하게 활약했다. 다만 사이코끼가 심해서 트로이의 왕자 폴리테스의 다리에 활을 쏘고 폴리테스가 안간힘을 쓰며 기어가는 것을 재밌어하며 따라가면서 조금씩 칼로 찌르고 프리아모스 왕에 도달했을 때에 폴리테스는 상처로 사망했다. 분노한 프리아모스가 투창을 던졌지만 간단히 피하고 안드로마케의 아들 아스티아낙스를 곤봉 삼아 왕을 때려죽인 묘사는 호러 그 자체.

네오프톨레모스가 안드로마케와의 사이에서 몰로소스라는 아들을 얻었다는 것은 어느 전승에서나 똑같지만, 이후에 대해서는 네오프톨레모스가 에페로이스를 건국했는지, 프티아로 귀환했는지와 안드로마케를 단순히 첩으로 여겼는지, 진심으로 사랑했는지에 따라 갈린다.

장 라신의 비극에서는 네오프톨레모스가 안드로마케를 사랑하게 되서 아스티아낙스를 죽이지 않고 에페로이스에 끌고 와 자신과 결혼하지 않으면 아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안드로마케는 남편 헥토르에 대한 정절을 지켜야 할지, 아들을 살려야 할지 고뇌하다가 네오프톨레모스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네오프톨레모스와의 첫날 밤에 관계를 가진다. 하지만 네오프톨레모스의 약혼녀였던 헤르미오네는 질투에 미쳐 사촌 오빠 오레스테스에게 부탁해 네오프톨레모스를 죽인다. 그리고 자신이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오레스테스를 저주하며(...) 자살하고 오레스테스도 헤르미오네의 죽음에 슬퍼하며 자살한다.

에우리디케의 비극에서는 정실인 헤르미오네의 질투를 받는다. 헤르미오네는 원수한테 가랑이나 벌리는 색녀라고 안드로마케를 모욕하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이유를 안드로마케가 자신을 저주했다고 여겨 네오프톨레모스가 델포이에 간 사이에, 안드로마케와 몰로소스를 죽이려고 한다. 다행히 펠레우스가 구해주지만, 네오프톨레모스는 이미 델포이에서 오레스테스에게 사망한 후였다. 네오프톨레모스 사후, 헤르미오네는 오레스테스와 결혼해 아들 키사메노스를 낳는다. 안드로마케는 헥토르의 동생인 헬레노스와 재혼해[4] 왕비가 되어 케스트리노스를 낳는다.[5] 여전히 헥토르를 그리워하고 로마를 세우러 가는 아이네아스를 만나기도 하는데, 이 전승이 제일 유력하다고 여겨진다.

에페로이스 건국이 아니라 프티아에 귀환했다는 전승에는 헤르미오네에 관한 언급이 없고 네오프톨레모스와 결혼해서 장남 암피알로스(몰로소스)를 낳는다.[6] 이 루트는 네오프톨레모스의 유일한 생존 루트지만[7], 안드로마케에게는 최악의 루트.

몰로소스 이외에 네오프톨레모스의 아이를 낳았다는 전승은 프티아 버전일 확률이 매우 높다.[8] 네오프톨레모스와의 사이에서 암피알로스, 몰로소스, 피엘로스, 페르가모스 무려 네 아들을 출산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안드로마케의 나이에 다산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에 대해 하이기너스(Hyginus)의 기록에 짤막한 언급이 있다.

안드로마케의 어머니는 에에티온과의 사이에서 아들 7명을 낳고 안드로마케를 낳았는데, 안드로마케도 네오프톨레모스의 아들 7명을 낳고 다음 해에 을 낳았다는 이야기도 있다.[9][10] 금슬이 좋았던 헥토르와의 사이에는 아이가 하나 밖에 없었지만, 최악의 원수의 자식을 많이 낳았다는 거에서 아이러니.[11] 하는 짓이 누구하고 비슷하다

베르길리우스의 기록(Virgil III)에 의하면 네오프톨레모스는 자신의 어머니인 데이다메이아를 헬레노스에게 아내로 주고 자신은 안드로마케와 정식으로 결혼했다고 한다. 이후에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을 보면 끝까지 안드로마케를 귀여워 한 것으로 보인다.

1.2 여담

안드로마케는 네오프톨레모스보다 약 20년 연상.[12] 헤르미오네는 9살 연상이다.진정한 연상녀 & 유부녀 모에. 하지만 네오프톨레모스 본인의 나이를 생각해 볼 때 연상 취향인 것이 당연하며 자기 나이 먹자 오히려 덜 나이 차이 나는 연상을 찾는 것으로 볼 때 그냥 평범한 호색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마케가 낳은 아들[13]알렉산드로스 3세의 어머니 올림피아스의 조상이라고 한다.

2 마케도니아의 장군

Neoptolemos
(? ~ BC 321)

알렉산드로스 3세 사후에 페르디카스가 섭정이 되면서 카파도키아, 아르메니아 정벌을 하면서 아르메니아 왕을 쫓아내자 네오프톨레모스는 페르디카스로부터 아르메니아의 샤트라프로 임명되었다.

제1차 디아도코이 전쟁 때 크라테로스에우메네스를 공격하자 페르디카스는 프톨레마이오스 1세를 공격하기 위해 원정을 가려고 했기 때문에 알케타스와 함께 페르디카스로부터 에우메네스를 공격하는 지시를 받았지만 이방인인 에우메네스를 도와 동족인 크라테로스를 공격하는 것을 좋지 않게 여겼다.

에우메네스에게 기습을 받아 병력을 모두 빼앗기면서 크라테로스에게 도망쳤고 기원전 321년에 크라테로스와 함께 안티파트로스에게서 병력을 받아 다르다넬스 해협을 건너 카파도키아로 향해 진군했는데, 다르다넬스 해협 근처에서 에우메네스에게 패하고 전사한다.
  1. 작품에 따라선 오디세우스가 죽인다.
  2. 그런데 실제 후기 청동기 시대 동지중해 지방의 전쟁 관습 중에는 정복당한 지역의 왕이나 귀족들을 어린 소년의 손으로 죽임으로써 적에게 최대한의 모욕을 안기는 풍습이 있었다. 따라서 트로이가 함락된 뒤 트로이의 왕과 귀족들을 죽일 때 그들에 대한 모욕과 아킬레우스의 복수의 의미로 아킬레우스의 어린 아들에게 처형을 맡긴 것 자체는 당시 관습상 가능한 일이다. 구약성서 사사기에 나오는 이스라엘 지도자 기드온도 적장을 붙잡은 후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그들의 목을 베도록 했다가 적장들이 "이거 너무하지 않느냐?"라고 항의하자 손수 적장들을 참수했다는 기록도 있다.
  3. 160 정도의 신장까지는 생각해 볼 수 있긴 하다. 무리수를 던지면 그보다 클 수도 있고. 하지만 고대인의 신장 문제도 있고 그보다는 더 작게 보는 편이 맞을 것이나, 또 너무 작은 것도 이상하니 적당히 상상하는 편이 바람직하겠다.
  4. 헤르미오네와 결혼했을 때 넘겼다는 설도 있다.
  5. 케스트리노스는 헬레노스와 전처의 아들인 겐테르라는 전승도 있다.
  6. 장남이 누구인지는 학자마다 다른다. 파우시아는 몰로소스를, 가이우스 율리우스 하이기너스는 암피알로스를 장남으로 기록했다.
  7. 단, 델포이에서 깽판치다 죽는다는 전승이 있기는 하다.
  8. 헤르미오네가 나오는 전승에서는 몰로소스만 언급된다.
  9. 단, 이 전승을 따르면 안드로마케는 거의 40을 넘어서까지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물론, 지금 시대에도 출산을 하기에는 늦은 나이. 네오프톨레모스의 나이는 적어도 18살
  10. 이 이야기는 알렉산드로스의 어머니를 직접적으로 네오프톨레모스의 딸이라고 서술한 전승인데, 시대를 보면 맞지 않다다. 그냥 알렉산더가 아킬레우스의 후손이라는 소문 중 하나라고 보면 될 듯.
  11. 네오프톨레모스가 헤르미오네와 자식을 낳지 못했던 것을 보면 네오프톨레모스와 안드로마케의 유전자 궁합이 좋았다고 밖에(...).
  12. 더 적을 거라는 의견도 있지만 세대 차이를 고려하면 많을 수 밖에 없다.
  13. 암피알로스 or 몰로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