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소스

Fish sauce. 어장(漁醬) 이라고도 한다.

생선을 소금 등에 절여 발효시켜 만든다. 주로 동남아시아 요리에 쓴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동북아시아에서도 대중적인 조미료다. 김치를 담글 때 쓰는 멸치액젓도 어장의 일종. 서양에서는 잘 안 먹을 것 같지만 고대 로마에서는 생선을 내장까지 통째로 절여 지독한 냄새가 나는 가룸이라는 피시소스를 널리 이용했고 올리브유와 함께 지중해에서 대규모 교역이 이루어진 기록이 남아 있다. 현재 유명한 피시소스로는 베트남의 느억맘이나 태국의 남플라, 일본의 오징어 젓갈인 이시리 등이 있다.

단백질을 분해해서 아미노산을 만든다는 점에서 을 발효시키는 간장이나 된장과 원리 자체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일설에 의하면 어장은 모든 발효장류의 원조가 된다고 한다. 생선을 보존하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소금에 절이는 방법이 고안되고 여기에서 다시 어장이 만들어지는 필연성이 있기 때문. 콩을 삶고 으깨고 띄워서 간장 된장을 만드는 기술은 어장의 영향을 받아 보다 후대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요리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고 한국에서 식초나 간장병을 올려 놓는 것처럼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음식을 찍어 먹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아주 옛날부터 생선을 구하기 어려운 내륙에서 생선의 맛을 즐기기 위해 피시소스를 사용했다. 중국음식점에서 요리 이름 앞에 어향(漁香) 자가 붙은 음식이 있다면 이쪽이라고 봐도 된다. 한국에서도 의외로 많은 요리에 사용된다. 간장과는 미묘하게 다른 풍미가 있으니 음식에 간을 맞출 때 간장 대신 혹은 간장과 함께 조금 섞어 넣으면 독특한 맛이 난다. 대신 아무래도 대부분의 한국인에게는 큰 거부감 없는 간장 냄새에 비해 악취로 느껴지는 특유의 향이 진하므로 많은 양을 넣으려면 주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