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구름 추락 소동

1 사건 개요

파일:YGsnQFP.jpg
(출처) CG도 아니고 주작도 아니다.

2015년 7월 29일 오후에 있었던 세계멸망의 징조 소동.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덕풍천 덕풍2교 인근에 "하늘에서 구름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119와 관할 시에 접수되었다. 현장에는 폰카로 상황을 찍고 있는 행인들로 붐볐으며, 바람이 불 때마다 "구름" 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사방으로 흩날리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천변 우수관에 가득 쌓인 이 구름은 부드러운 질감의 거품처럼 보였으며, 손으로 만질 수도 있었고 물을 뿌려 봐도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하필 바로 앞에는 종교기관인 하남성당(…)이 있는지라 오묘한 세기말적 분위기도 풍겼다. 이날 하루 동안 SNS는 하남시에서 뜻밖에 벌어진 사건으로 와글와글 들끓었다.

그리고 곧 현장에 공무원들과 소방 전문가들이 모여서 분석을 시작했다.

2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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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후 밝혀진 문제의 구름(?)의 정체는 다름아닌 인근의 세제 소분업체의 창고에서 우수관으로 쏟아져 나온 거품.[1] 직원이 이날 12시 30분경 실수로 세제 원액 "코코글루코사이드" 를 흘렸고, 이를 청소한 후 그걸 그대로 하천에다 방류해 버린 것이었다. 하늘에서 레알 구름이 떨어졌다는 비현실적인 상상보다는 훨씬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실수 핑계를 대면서 몰래 하천에다 버린 건 아니냐" 면서 씁쓸해하기도 했다. 사실 따져보면 이런 걸 하천에 굳이 버릴 이유는 없지만...

이미 이전에도 중동 쪽에서 유사한 모습이 포착되어 유튜버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으며, 인도에서도 성분은 다르지만[2] 공장 오폐수와 생활하수가 섞이면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었다. #

사실, 구름이 지면 근처에 내려오는 건 드문 일이 절대 아니다. 단지 그 이름을 조금 다르게 부르고 있을 뿐이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구름 속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로, 별 특이할 것도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단지 이 사건의 경우는 일반인들의 인식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구름에 대한 이미지와 환상에 잘 부합하기 때문에 인기를 얻은 비유가 되었을 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푸른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손으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을 테니까.

여기까지 보자면 현대 사회에서 가끔 마주칠 수 있는 유쾌하고 흥미로운 한바탕의 해프닝[3]으로 끝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리고 사건 며칠 후 이 화학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기사가 떴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그 거품에서 , 아연, 페놀, 계면활성제[4] 등이 다량 검출되었으며, 하남시는 이에 따라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회사를 경찰에 고발할 방침 이라고밝혔다.(…) 아무튼 이래저래 씁쓸한 세상사.
  1. 화장품 공장에서 흘러나왔다는 얘기도 있지만 시측에서 루머라고 밝혔다.
  2. 암모니아와 인산염의 결합 결과라고 한다.
  3. 사실 도시전설 내지 파라노말 판타지(paranormal fantasy)가 주는 흥미진진한 몰입감과도 유사하다. 이것은 실제로 민속학에서 현대사회를 연구할 때 굉장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4. 세제의 원료. 오염물질을 옷이나 섬유 등에서 뜯어내는 기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