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오

何首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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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오
이명 : 적하수오
Fallopia multiflora (Thunb.) Haraldson, 1978
Polygonum multiflorum이나 Reynoutria multiflora로 부르기도 한다.
분류식물계
현화식물문
목련강
마디풀목
마디풀과
닭의덩굴속
하수오

1 개요

마디풀과 닭의덩굴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한약재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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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오 뿌리의 모습. 백하오가 길쭉한 모양을 하는데 비해 덩어리진 모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저렇게 큰 덩어리가 되는 것은 오래 자라서 그렇고 보통 둥그렇고 통통한 고구마같은게 여러개 연결된 형태를 하고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고구마와 착각할 정도로 닮았다.

중국 원산이며 고대 의학서 황제내경에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약재이다. 이를 장복하면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고 정력이 감퇴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중국에서는 주로 인삼, 구기자와 함께 정력제로 알려져 내려왔다고 한다.

2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본초강목》에 따르면 원래 마간석(馬肝石)이었는데 사람 머리카락을 검게 만들 수 있다고 하여 하수오로 이름 지었다고 나온다. 당나라 이고(李翱)가 지은 《하수오전》에 따르면 하수오란 사람이 복용해서 이름을 따왔다는 전설이야기가 전한다. 동의보감에도 이것을 요약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고의 풀버전은 다음과 같다.

하수오란 사람은 순주(順州) 남하현(南河縣) 사람이다. 할아버지 이름은 하능사(何能嗣), 아버지 이름은 꼬부기하연수(何延秀)이다. 하능사의 본명은 하전아(何田兒)로, 태어나면서 생식기가 발달하지 못하여 나이 58세에 처자식이 없었다. 늘상 도술을 부러워하여 스승을 따라 산에 머물렀다.

하루는 술에 취해 산에 누웠는데 갑자기 덩굴 두 그루가 눈에 띄었다. 이 덩굴은 서로 세 자 남짓 떨어져 있는데 새로 돋은 덩굴이 서로 얽혀 한참 있으면 풀리고 풀렸다가 다시 얽히는 것이었다. 하전아는 그 기이함이 놀랍고 의아하여, 아침이 되자 그 뿌리를 캐어 돌아왔다.
사람들에 이게 무엇인지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후에 어떤 산노인이 홀연 와, 이를 보여주었더니, "당신은 기왕에 자식이 없고, 이 신기한 덩굴은 아마 신선의 약인 듯하니 어찌 이를 복용하지 않겠소?"라고 답을 하였다.
찧어서 가루를 내어 빈 속에 한 돈을 술에 타 복용했다. 7일이 지나자 성욕이 생기고, 몇 개월 지나자 몸도 튼튼해지는 것 같았다. 두 돈으로 늘려 늘상 복용하였다. 해가 지나자 고질병이 다 나았고 머리카락이 검어지고 용모가 젊어졌다. 십 년도 안되어 아들 여럿을 낳았고 이름도 능사(能嗣)[1]로 고쳤다.
아들 연수와 함께 복용했는데 둘 다 160세까지 살았다. 연수는 수오(首烏)를 낳았고, 수오도 약을 복용하여 역시 여러 자식을 낳고 130세까지 살았는데도 머리카락은 오히려 검었다. 이안기(李安期)라는 사람이 하수오와 고향 친구였는데 그 비방을 훔쳐 복용하여 그 역시 장수하였으며 그가 이 일을 이야기하여 전해오고 있다.

3 백수오와의 구분

백하수오(백수오)라는 이름 때문에 하수오와 백수오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하수오와 백수오(백하수오)는 사실 과(科) 수준에서 차이가 나는 식물이다. 하수오는 마디풀과, 백수오는 박주가리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또한 쓰는 뿌리 부분도 하수오는 고구마같은 덩이뿌리를 쓰는 것이라면 백수오(또는 이엽우피소)는 뿌리 자체가 굵고 뿌리 자체를 약재로 쓰는것이다.

이 둘은 한의학서 등에도 구분하여 등재되어 있는 약재이다. 사실 맛이나 색깔 등에서 꽤나 차이가 난다. 하수오는 먹어보면 쓰고 떫은 맛이 나는데 백수오는 그에 비해 맛이 약하고 단맛이 조금 난다. 중부 이남에서 많이 자라는 백수오와 달리 하수오는 강원도나 그 이북에서 자란다고 동의보감에서부터 언급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된 효능은 하수오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후 이제마동의수세보원에서 약을 조제할 때 백수오를 하수오 대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서술한 것에서 하수오와 효능에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식이 퍼졌다고 하는데, 이제마의 처방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한약은 다양한 약재가 조합되어 효과를 내는 것이니 단일 약초를 대체한다고 해서 같은 효능이 있다고 볼 수는 없긴 하다.

사실 이전에는 동의수세보원에서 나온 것과 같이 하수오를 대체할 수 있는 약재로 취급되는 정도였지만, 백수오가 여성 갱년기 질환에 좋다는 말이 퍼지고 이후 원래 유명한 약재인 하수오와 연관짓기 위해 백하수오라는 명칭을 더 많이 쓴 것으로 보인다. 아예 백수오를 하수오와 같은 것으로 아는 경우도 많고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도 헷갈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며 상인들은 일부러 두 가지(또는 세 가지(...))를 같은 것인양 말하는 경우도 보인다. 백하수오라는 말이 많이 쓰이게 되자 구별을 위해 원래 하수오였던 것을 적하수오로 부르고 있다. 그런데 백수오가 워낙 유명해지니 하수오를 적수오라고 줄여서 백수오, 적수오로 부르는 경우까지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틀린 것이며 하수오는 하수오, 백하수오는 백수오일 뿐이다.

사실 정력제나 자양강장제로 쓰이는 하수오와 여성 갱년기 질환에 좋다는 백수오는 주목받는 효능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약학적 분석에서는 하수오는 에모딘이라는 강한 살균 작용 등이 있는 성분이 주요 약효성분이며, 백수오는 프라그난이라는 강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이 주요 약효 성분이다. 백수오가 갱년기에 좋다는 것도 이 항산화 성분 때문으로 하수오와는 별 상관이 없다.
  1. '능히 후손을 이을 수 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