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서 넘어옴)

EMpylori.jpg

Helicobacter pylori

나선형[2] 그람 음성 간균인 미호기성의 박테리아.

위산이 난무하는 위 속에서도 살아남는 근성있는 녀석으로 사람의 와 십이지장에서 주로 번식한다. 이 녀석은 위 내벽에서 만성적인 염증과 위궤양을 일으킨다. 그 외에 위염, 십이지장궤양, 심지어는 위암까지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위장의 관점에서는 만악의 근원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위에서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이 박테리아가 만들어 내는 유레이스(요소분해효소, Urease)이다. 이 분해 효소는 위 속에서 분비되는 요소(Urea,(NH2)2CO)를 분해해서 암모니아를 만들어 내고, 이 암모니아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주변의 pH를 높이는 것이다.[3][4] 유레이스가 분비되지 않거나 활성화 되지 않을 경우 제아무리 헬리코박터라도 위 속에서 살지 못한다. 또한 이때 만들어진 암모니아는 헬리코박터가 만든 다른 효소와 화학 물질들과 함께 위 내벽의 상피세포(epithelial cells)를 손상시킨다.

왠지 친숙하게 느껴진다면 아마 모 요구르트 선전에서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실질적 홍보대사 특히 이 박테리아가 위궤양을 일으킨다는 직접적인 연관을 밝혀낸 배리 마셜(Barry Marshall) 박사는 직접 그 요구르트 선전에 나온 바 있다. 그리고 해당 광고가 한창 방송되던 무렵에 노벨상 수상이 발표되자 광고에서는 배리 마셜 박사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한다고 추가 자막을 띄웠다. 흠좀무...

이 박테리아의 존재가 밝혀지기 전에는 "인간의 는 너무 강산성이라 미생물들이 살 수 없다"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져, 위궤양은 순수하게 위산과다로 인한 궤양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 때문에 의사들은 여러가지 항산제들을 환자에게 처방했으며, 그 환자들은 평생동안 항산제를 먹고 살아야 했던 일종의 흑역사라면 흑역사가 있다. 또한 위암, 위궤양의 원인이 스트레스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1982년 빌 마셜 박사와 로빈 워렌 박사의 연구로 의해 이 박테리아가 인간의 위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83년 배양에 성공했다.[5] 특히나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마셜 박사가 그들의 연구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들이 배양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군집을 직접 마셔버린 것이다.제가 직접 먹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궤양 크리를 먹고 "아 우리의 연구가 헛된 것이 아니었구나"라고 외치며 항생제를 복용해서 치료했다고. 다만 이런 무대뽀 인체실험쌍팔년도에나 가능했지 2000년대 이후로는 이런 짓거리 했다가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통과부터가 불가능하니 착한 연구원들은 따라하지 마세요!

이 연구가 의약계에 미친 가장 큰 공로는 그때까지 평생동안 항산제를 먹으면서도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던 환자들이, 항생제를 복용함으로써 단기적인 치료로 완전한 회복이 가능했던 것이다. 약학적인 기준으로 치료(Treatment)와 쾌유(Cure)의 분명한 선을 보여주는 예로써 자주 사용된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에는 노벨의학상을 수상.

앞선 연구에 대해 다음 인용을 첨언한다.

과거에 모든 의과 대학생들은 궤양이 스트레스에 기인한다고 배웠다. 스트레스로 산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이것이 위나 십이지장의 점막을 침식함으로써 소뤼 궤양이라는 웅덩이 같은 상처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몇십 년간 이에 대한 처방은 제산제나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제, 미주신경절단(vagotomy : 위에 침투한 산 분비 신경을 절단하는 수술), 심지어 위절제술(gastrectomy : 위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행하는 것이었다.

의외로 위장에 있는 균이 위궤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1875년 독일의 과학자들이 먼저 밝힌 바가 있고, 이후 몇몇 과학자들이 비슷한 실험을 하여 거의 동일한 결과를 얻었으나 균 배양에 실패를 했다거나, 여러 외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흑역사 크리를 먹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치료로는 비스무트 제제와 항생제의 복합요법이 쓰인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복합요법은 bisthmus subcitrate, metronidazole 및 amoxicillin (tetracycline으로 교체 가능)의 3중 요법이다. 참고로 이 약들이 상당히 독하다. 약을 먹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밥을 먹어야 하는데, 그냥 위에 뭐가 들어만 있으면 되겠지 하고 대충 먹고 약을 먹었다간 속이 쓰리고 아프다 못해 나중엔 목구멍까지 아프다(...) 헬리코박터 균을 잡으려다가 내 위까지 잡는 거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선천적으로 위가 안좋으면 속쓰림이 배가되니 더 신경쓰도록 하자. 또한 위산분비 억제 작용을 하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했을 때 위산 분비가 지나치게 많아져 역류하며 식도염등의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유산균을 위에 넣어주면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유산균(락티스, 비피두스)이 들어간 요구르트를 먹는 것이 헬리코박터균의 억제와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것. 괜히 헬리코박터 요구르트가 나온 게 아니다.

한국인들은 찌개나 탕 하나에 여러 수저를 넣어 먹는 식습관때문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보유율이 높은편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비위생적인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 원인인지는 확실치 않은데, 실제로 이를 통해 감염되었다고 증명된 예가 한건도 없게 때문이다. 한국이 아니더라도 전세계 평균 감염율이 50%넘어가기도 한다
  1. 신종균 본인이 옴니아 불만 사태 당시에 스스로 헬리코박터와 문자도 하는 사이라고 말한 내용이다.
  2. 그래서 '헬리코'가 붙었다.
  3. 위는 산성이지만 암모니아는 염기성이어서 중화시킨다.
  4. 이를 이용해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14C 로 표지된 요소 용액을 마시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있을 경우 유레이스에 의해 요소가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고, 14C로 표지된 이산화탄소가 날숨에 섞여 나오게 되는 것.
  5.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배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