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지 추측

밀레니엄 문제
미증명 이론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해의 존재와 매끄러움
리만 가설
버츠와 스위너톤-다이어 추측
양-밀스 질량 간극 가설
호지 추측
P-NP 문제
증명된 이론푸앵카레 추측

1 개요

X가 부드러운 사영 복소 대수다양체일 때, X의 모든 호지 류는 대수적이다. 즉, X의 호지 류들은 항상 X의 부분 대수다양체들의 코호몰로지 류들의 유리수 위에서의 선형 결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일부 밀레니엄 문제들은 대학교 수준의 수학이나 물리를 모르더라도, 그게 어떤 것인지 이해가 가능은 한 수준으로 표현될 수 있다.[1] 하지만, 이 문제는 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대수기하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해야 그나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어려운 표현들로 되어 있다. 전문 수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호지 추측'이나 버츠와 스위너톤-다이어 추측을 이해 못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또한 일단 여기에 서술된 밀레니엄 문제들에 대한 일상 언어 표현이라는 것들 역시 문제 자체에 대한 설명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2 쉬운 설명

호지 추측을 굳이 위와 같은 일상 언어의 수준으로 설명하려 한다면 (한 문장으로는 어렵겠지만) 대강 다음과 같다.

기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것이 대수기하학이든, 미분기하학이든, 또는 위상수학이든 일단 각자가 다루는 대상들에 대한 완전한 분류인데, 이를 위해서는 그 대상들을 분류하고 구별할 방법이 필요하다. 위 문제의 서술에 나오는 코호몰로지 같은 것은 그러한 방법들 중 가장 자주 쓰이는 것인데, 쉽게 말해 기하학적 대상을 일정한 방법으로 조각낸 블럭들의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2] 이제 만일 비교하고자 하는 두 기하학적 대상 X와 Y가 있을 때, 이 둘을 똑같은 방법으로 조각내서 그 블럭들을 일정한 방법으로 재조립한 결과물(물론 이 재조립한 결과물들을 비교하는 일은 원래의 X와 Y를 직접 비교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쉬운 편이며, 그래야 이 방법이 의미가 있다)이 다르다면 원래의 X와 Y는 처음부터 달랐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3]

물론, 이렇게 조각난 블럭들을 가지고 재구성한 정보들은 보통 원래의 대상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당연히) 상당 부분 잃어버리게 되며, 따라서 이렇게 재구성된 부분적인 정보들이 실제로 얼마나 특별한가, 혹은 어떤 (기하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하는 것들을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한데, 호지 추측은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 대수다양체에서 얻어지는 호지 류라고 불리우는 특정한 기하학적인 조각들이 '대수적'이 된다는, 일반적으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매우 좋은 성질을 가졌음을 주장하는 가설이다.[4]

3 자세한 설명

위키 백과 설명

경고: 대수기하학의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가 많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위의 것들은 매우 매우 간단히 설명하여 실제 문제와는 많이 달라있는데, 이를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는 대수기하학에 대해서 자세히 배워야 한다. 간략히 설명해본다.[5]

임의의 복소 n차원의 콤팩트한 복소 다양체(여기서 connectedness는 보통 암묵적으로 가정된다) X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다양체는 실수 2n차원 oriented한 미분 가능 다양체이며 여기서 특히 코호몰로지 [math]H^\bullet(X)[/math]를 정의할 수 있다[6]. 여기서 X를 켈러 다양체라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이 X의 코호몰로지를 분해할 수 있다.[7]

이 식에서 [math]H^{p,q}(X)[/math][math](p,q)[/math]의 harmonic forms으로 표현 가능한 코호몰로지 류의 부분 group인데, 이들의 원소들은 호지 이론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복소 미분형식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8]

[math]dz_{i_1} \wedge \cdots \wedge dz_{i_p} \wedge d\bar z_{j_1} \wedge \cdots \wedge d\bar z_{j_q}.[/math]

여기서 코호몰로지의 cup product에 해당하는 harmonic forms의 wedge products를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바뀐다.[9]

[math]\smile\colon H^{p,q}(X) \times H^{p',q'}(X) \rightarrow H^{p+p',q+q'}(X).[/math]

여기서 X는 콤팩트한 oriented 다양체이므로 정해진 orientation에 따른 X의 fundamental class가 잘 정의된다. 이제 Y를 복소 여차원 k인 X의 복소 부분다양체라고 하면[10] 이것의 호몰로지류를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 푸앵카레 상대성에 의해 Y의 코호몰로지류를 세울 수 있고[11], 그 성분은 반드시 (k,k)이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에 따라서 유리수 계수를 가진 군 Z(X 위의 analytic subvariety들의 유리수 위에서의 linear formal sum들의 모임이다)에서(혹은 X가 대수적임을 미리 가정한 경우 이 군을 rational equivalence로 잘라서 정의한 Chow group을 대신 사용해도 된다) 특히 코호몰로지로 이어지는 다음과 같은 morphism이 나온다.

여기서 우변을 X의 degree 2k인 Hodge class group이라 한다. [12]

이 때, 호지 추측은 X가 대수적일 때 위의 모든 Hodge class가 유리수 계수를 가진 대수적인 코호몰로지 class인지를 물어보는 것이다.[13] [14]

사람 살려

4 해결법

아직까지는 이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법은 알려진 바가 없다. 호지 류의 (실수) 여차원이 2일때에는[15] 증명의 길이가 고작 몇 줄에 지나지 않지만[16] 그 이후에는 영 답이 없다. 사영공간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진 극소수의 대수다양체들의 경우 그 위에 존재하는 직선들을 적절히 이용해 증명하는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최근에는 새롭게 필립 그리피스[17] 등의 수학자들에 의해 시도되는 normal function[18]을 이용한 아이디어(정확히는 이 normal function이라는 것의 singular locus가 비어 있지 않음이 일반화된 호지 추측과 동치임이 증명되었다)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이쪽 방향 역시 커다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5 기타

세상에는 페르마의 대정리처럼 문제 자체는 일반인도 이해할만큼 쉽지만 그 증명은 난해하기 그지 없는 것들도 많다. 하지만 이 호지 추측은 애초에 문제 자체가 일반인이 이해하기 너무나 어려운 수준이므로 이 문제만큼은 아~ 이런게 있구나 하고 넘어 가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도전해 보고 싶다면 우선 여기서[19] 문제를 정확히 확인하라. 그리고 나서 대수기하학, 특히 복소기하학과 호지 이론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호지 추측에 대해 참고할 만한 좋은 책으로는 수학자 제임스 루이스가 쓴 "A Survey of the Hodge Conjecture"가 있다. 비록 2015년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이 나온 지 20년도 넘게 지났지만 그 사이에 이 추측에 대한 별다른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좋은 레퍼런스이다. 수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시도해온 방법이나 아이디어들, 그리고 (비록 얼마 되지는 않지만) 호지 추측이 확인된 경우들에 대한 정리도 되어 있으니 이 문제에 도전하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 보는 것이 좋다.

유리수가 아니라 정수 위에서라면 이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 처음 영국의 윌리엄 더글러스 호지라는 수학자가 이 추측을 정수 위에서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티야와 히르체브루흐에 의해 반례가 나왔고, 이후 꼬임(torsion)을 배제한 경우에도 헝가리의 콜라르 야노시에 의해 반례가 발견되었다.

추가로, 알렉산더 그로텐디크에 의해 일반화되기도 했는데, 이를 보통 GHC(generalized Hodge conjecture)라고 부른다. 그리고, 복소수체 위의 대수다양체가 아닌, 임의의 체 위에서의 대수다양체에 대해서 유사한 결론을 주장하는 추측도 있는데, 이 추측을 내놓은 수학자 존 테이트의 이름을 따서 Tate Conjecture라 한다.
  1. 리만 가설소수(3번 항목)의 구조가 어떻게 생겨먹었는가, 푸앵카레 추측한 모양을 다른 모양으로 바꾸면 어떻게 되는가,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액체기체의 움직임이 어떤가, P-NP 문제는 채점하기 쉬운 문제를 풀기도 쉬운가, 양-밀스 질량 간극 가설은 모든 입자가 질량이 존재하는가로 각각 "일상언어"로 설명이 기능하다. 버츠와 스위너톤-다이어 추측은?
  2. 사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호몰로지에 대한 설명이고, 코호몰로지는 그 조각들 위에서의 함수들을 본다. 스킴이나 다양체 위의 쉬프(sheaf, 우리말로는 '층'이라 번역하며, 기하학적 대상 위에서의 함수 구조를 말하는 수학 개념이다)에 대해서 호몰로지가 아닌 코호몰로지가 보다 자연스럽게 정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수학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공부하지 않은 위키러들은 일단 본문 정도의 이해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하다.
  3. 당연하지만 재조립한 결과물들이 같다고 해서 X와 Y가 같다는 소리는 못 한다.
  4. 이 대수적이라는 성질이 얼마나 드문 것인지를 보려면, 예를 들어 좌표평면 위에 아무 곡선이나 그려 놓았을 때 그것이 어떤 대수 다항식(즉, 사인이나 코사인, 로그 같은 초월함수들은 배제하며, 오로지 'x^2+y^3-1=0' 같은 다항식만을 생각한다)의 그래프일 가능성이 얼마나 될 지 한 번 생각해 보라.
  5. 이하는 전부 호지 추측을 설명한 http://www.claymath.org/sites/default/files/hodge.pdf 다음 논문을 인용한다.
  6. 호몰로지와 코호몰로지는 적절한 조건 아래의 위상공간 위에서는 항상 잘 정의되지만, 여기에서 compactness, smoothness, 그리고 orientable임을 추가로 가정하면 Poincare duality를 쓸 수 있게 된다. 또한 De Rham 코호몰로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도 이들 중 앞의 두 조건들이 꼭 필요하다.
  7. 이를 호지 분해(Hodge decomposition)이라 부르며, 컴팩트한 복소 케일러 다양체에 대해서는 항상 성립한다. 다시 말해 이 정리를 위해서라면 X가 대수적이라는 조건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이 호지 분해는 케일러 metric이 일단 존재하기만 한다면 케일러 형식(Kahler form)을 바꾸어도 변하지 않는다.
  8. 사실 여기에 제시된 수식이 완전하지 않은데, 이런 form들의 harmonic 함수 계수 linear sum들이어야 한다.
  9. 아래의 수식은 cup product(=intersection pairing)가 X의 Hodge structure와 서로 잘 어울린다는 것을 말하며, 아래에서 설명할 사실인 X의 복소 부분다양체들의 코호몰로지의 성분이 항상 (k,k)-꼴이 된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원 작성자의 현재 설명이 이를 뜻하는 것이 맞는지 판단이 가지 않아 일단 남겨두는데, 필요시 적절히 수정 바람.
  10. 여기서의 부분다양체는 위상수학에서 말하는 부드러운 녀석들이 아닌, X 위에서의 해석함수들의 공통근으로 정의되는 해석적 부분다양체(영어로 analytic subvariety라 하며, 당연히 singularity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를 말한다. 물론, X가 사영적(projective)이라면 GAGA 정리에 의해 이들은 자동적으로 대수적이 된다.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Y를 일단 smooth submanifold로 제한해서 설명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어떠한 subvariety의 cohomology class(=Hodge class)를 정의하기 위해서 그 subvariety가 smooth해야할 필요는 없다. 이 경우, Y 전체가 아닌 Y의 smooth locus 위에서 적분하는 current를 생각한 다음 이것이 closed임을(다시 말해, exact form을 적분한 결과가 0이라는 것을) 보이게 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히로나카의 특이점 해소 정리(resolution of singularity)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11. Poincare duality는 X의 fundamental class와의 capping(즉, X위에서 주어진 form을 적분하는 것)이 X의 cohomology group(이들의 원소는 드 람 코호몰로지를 이용해 표현할 경우 미분형식으로 나타낼 수 있고 그 표현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이다)에서 homology group으로 가는 map을 주며 이것이 isomorphism이라는 것이다. 이 isomorphism을 이용해 Y의 homology class의 Poincare dual class를 취하면 된다. 특히 Y가 smooth할 경우라면 Thom isomorphism 정리에 의해 이는 Y의 X안에서의 normal bundle의 Euler class와 같음을 알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Y의 cohomology class의 De Rham 표현도 얻을 수 있다.
  12. 즉 지금까지의 설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X가 컴팩트 케일러 복소다양체라면 X의 해석적 부분다양체(analytic subvariety)들의 코호몰로지 류들은 항상 호지 류라는 것이다.
  13. 사실 위의 모든 설명들 자체는 X가 컴팩트인 복소 케일러 다양체이기만 해도 전부 성립하며 X의 대수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호지 추측이 예측하는 것은 여기에 X가 대수적이라는 조건(혹은 X가 케일러일때 그와 동치로 X가 사영적(projective)이라는 조건)이 추가로 붙는다면 X의 Hodge class들은 항상 대수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X가 대수적이라면 Serre의 GAGA principle에 의해 X의 analytic subvariety들도 모두 대수적이므로, 이는 위에서 정의한 morphism phi_k가 surjective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14. 참고로, 대수적이라는 조건을 제외할 경우, 즉 X가 단지 복소 케일러 다양체일 때에는 호지 추측의 가능한 적절한 변형들이 모두 거짓임이 프랑스의 클레르 부아쟁이 제시한 반례에 의해 확인되었다. 즉, 호지 추측이 참이라면 X가 대수적이라는 조건은 반드시 필요하며 증명의 어딘가에 핵심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15. 호지 류의 실수 여차원은 항상 짝수이어야 하므로, 이 경우가 최소이다.
  16. 이 정리를 (1,1)-류에 대한 레프셰츠 정리(Lefschetz theorem on (1,1)-classes)라 부른다. 여기서 (1,1)은 실수 여차원이 2인 호지 류의 성분을 뜻한다.
  17. 2014년 서울 국제 수학자 대회에서 천 메달(Chern medal)을 수상한 수학자이다.
  18. 직역하면 '정규 함수' 또는 '법함수'(여기서 '법'은 수직이라는 뜻) 정도일 테고, 이 함수의 실제 의미를 따져보면 아마 후자가 타당할 듯하지만, 아직 정식 번역어가 존재하지 않는 수학 개념이다. 불명확한 부분이니 정확히 아는 위키러가 있다면 수정 바람.
  19. 필즈상 수상자인 피에르 들리뉴의 호지 추측에 대한 공식적인 서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