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조 이론

칠면조가 한 마리 있다. 주인이 매일 먹이를 가져다준다. 먹이를 줄 때마다 '친구'인 인간이라는 종이 순전히 '나를 위해서' 먹이를 가져다주는 것이 삶의 보편적 규칙이라는 칠면조의 믿음은 확고해진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을 앞둔 어느 수요일 오후, 예기치 않은 일이 칠면조에게 닥친다. 칠면조는 믿음의 수정을 강요받는다.

칠면조는 어제까지의 사건들에서 내일 있을 사건을 알아낼 수 있는가?[1] 아마도 상당히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을 테지만, 아무튼 그것은 칠면조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적다. 그리고 이 '적은' 것이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1 개요

Black Swan. 번역에 따라 검은 백조 이론으로 칭하기도 한다. 이 흑조가 아니다!!

2 상세

이스라엘 출신의 경영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가 맨 처음에 제시한 단어이나, 사실 엄밀히 말해서 그 개념 자체는 엄청나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 검은 백조[2] 라는 이름의 책으로 동녘사이언스에서 출판했으며 역자는 차익종이다. 번역의 질은 중간 정도.탈렙의 다른 책을 번역하신 이건님의 말씀에 따르면 독자를 고려하지 않는 영어를 한다는듯 책의 서술상의 기교를 논하자면, 굉장히 재미있다!! 경제학 서적[3] 중에서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재미있게 쓰여진 서적이다. 다만 시중에서 파는 '경제' 글자가 달린 대중서보다는 수준이 높으니 어려울수도...블랙 스완보다는 행운에 속지마라가 더 번역도 매끄럽고 내용도 좋다, 단 절판

이 이론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1. 미지의 영역[4]에 존재하는 경제 기폭이 존재하고,
2. 그 기폭은 한번 터지면 엄청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하며, 대개 기존의 체제나 기업 등의 단체가 붕괴되며 질서가 재편되는 사건은 이러한 예측하지 못한 변동에 의해 야기된다.
3. 그러면서도 후폭풍이 몰아닥치고나면 그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가 있다고 사후적으로 강변하지만, 다음 번의 블랙스완이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는 예측하지 못한다.

다시 말하자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명확하지 않았던 일을 사건이 일어난 후에는 기존에 있었던 잡다한 이론들을 들이밀어서 거기에 끼워맞춘다음, 이 사건은 반드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고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예측할 수도 있었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 이론을 설명할 때 이렇게 설명을 했다.[5]

"맨 처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흑조가 발견될 때 사람들은 백조만 알았지 흑조가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일단 발견되고 나니 생물학계는 물론이고 전 유럽이 충격에 휩싸였죠. 그러나 과학적 연구를 통해 왜 흑조가 존재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6]

이 이론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들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현 금융대란의 현실을 너무나도 잘 꼬집었기 때문이다. 미국발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 를 위의 이론에 대입해보면,

  1.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다. 그런데 앨런 그린스펀 시절에는 금융규제 완화가 불러 일으킬 이런한 무시무시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2. 일단 서브프라임이 터지고나니 CDS고 나발이고 모두 무너졌다. 그때 무너진 파생상품의 가치를 달러로 환산하면 1조 달러가 넘는다.[7]
3. 이런 상황이 왜 닥쳐왔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명확하다고 생각된다.

이 이론으로 니콜라스 탈레브는 서브프라임 이후, 세계 경제학자들 중에서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는 선두주자로 떠오르게 되었다. CNN이나 BBC 경제학 부분 인터뷰에서도 종종 등장, 더블 딥의 위험요소를 설명할 때 위의 흑조 이야기를 종종 꺼내는 모습도 보였다.

3 참고 문서

  1. 참고로 이 '칠면조와 먹이' 비유는, 매우 유명한 러셀의 비유를 인용한 것이다. 단, 러셀의 주장은 단지 귀납법 자체의 약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에 가깝다.
  2. 블랙 스완이라고 찾는게 더 빠르다
  3. 일반적 차원의 잡학지식이나 체계화되지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서적이 아닌 사회과학류의 서적들 중에서
  4. 이 미지란 것은 사회과학이나 역사와 같은 다른 학문에서 또한 존재하며 이러한 미지의 영역은 고도로 개연성이 부족한 필연적인 사건들을 평가절하함으로써 그 수가 더욱 증가하게 된다.
  5. 니콜라스 탈렙옹 왈: 사람은 관념보다 이야기가 더 뇌리에 남는 법이지.
  6. 이 책의 기본적인 목적의 방향과 전제를 나타내는 말이다.
  7. 참고로 당시 기준(2007)으로 한국의 1년 GDP가 1조 달러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충공깽스러운 폭발적인 대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