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

1 축산 용어

1.1 개요

屠畜
가축고기가죽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죽이는 일. 도살(屠殺)이라고도 불린다.
애초에 畜이 가축이므로,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일은 도축이라고 하지 않는다. 간혹 도축을 그저 짐승을 죽이는 행위라고 여겨 사냥꾼이 짐승을 잡는 것도 도축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착각하지 말자. 도축을 포함하는 도살(屠殺)이란 단어가 따로 있다.

현행 대한민국 법률에서 가축은 , 돼지, , 오리, , (염소산양을 포함), 사슴, 거위, 칠면조, 메추리, 타조, , 그 밖에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이다. 후자는 2013년 개정으로 노새, 당나귀, 토끼, , 꿀벌, 기타 농림축산부 장관이 지정하는 동물로 되어 있다. 역시 2013년 개정으로 오소리, 지렁이, 십자매, 금화조, 문조, 호금조, 금정조, 소문조, 남양청홍조, 붉은머리청홍조, 카나리아, 앵무, 비둘기, 금계, 은계, 백한, 공작이 여기 해당한다.

다만 실제로 도축이라는 용어는 법적인 가축이 아니어도 여우, 너구리, 등 상업적으로 사육하는 동물을 잡을 때는 모두 사용한다. 호주에는 고기를 목적으로 하는 캥거루 목장이 있는데[1], 여기서는 당연히 캥거루를 도축한다. 그리고 동남아 악어농장의 악어도, 서남아시아의 낙타도 도축한다. 한국 법에서 가축이건 아니건, 다른 나라에서 '키워서 잡는' 걸 가지고 딱히 표현할 말도 없다.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나 신석기시대에 가축 사육이 시작되면서 도축도 시작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애초에야 모든 사람이 직접 짐승을 잡았겠지만, 농업사회가 진전되면서 분업화 되고 일반인은 피를 보기 꺼려하게 됨에 따라 전문적인 도축업자가 출현했을 듯.

1.2 상세

도축업자는 짐승을 도축장으로 데려가서 건강상태와 육용 가능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후 바로 도축과정에 들어간다. 그리고 도축된 짐승은 바로 사체(도체)가 되어서 가죽을 벗겨내거나 육용으로 사용된다. 이 도축업자의 자격이나 도축 과정은 축산물위생관리법의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도축업자 뿐만이 아니라 요리사들도 도축방법을 배우곤 한다. 가볍게는 닭부터 파충류까지. 신선한 고기를 재료로 만들기 위해선 필요한 기술이다. 큰 고기나 가금류를 통으로 쓰는 바비큐 요리사도 도축 (+ 발골, 정형) 필수 기술이다.

보신탕개고기 목적 때문에 를 도축하는 경우도 있다. 개의 경우 동물보호단체나 애완견 애호가들이 가장 혐오하거나 비난하는 대상이기도 하여서 개고기 식용자나 도축업자 그리고 동물보호단체나 애완견 견주들이 갈등을 빚는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 법적으로 개는 가축에 들어가나, 식품으로서 관리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무작정 개 키우고 파는 사람들의 생업을 침해할 수도 없어 곤란한지라 법의 사각지대에 들어 있다.

또한 가축을 기르는 집 안이나 주인도 무단 도축이 엄금되어있다. 짐승 도축의 경우 행정당국에서 특별히 허가된 자에 한정해서 도축장에서만 도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무허가로 집 안에서 무단 도축을 할 경우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예외로 자가 소비, 즉 그 장소에서 동물을 잡아서 직접 먹거나 부산물을 사용하기 위해 하는 도축이나, 해당 장소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조리하여 판매하기 위하여 도살·처리[2]하는 경우엔 허용된다. 다만 후자의 경우엔 도축 과정에서 다른 전문 도축 과정과 마찬가지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 (축산 당국에서 도축장 기준으로 식당들을 단속한다면 많은 업소가 걸릴 것이다. 다만 식품위생법상 단속이 있을 뿐 실제 축산 담당 부서의 단속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과거 법령에는 소는 반드시 허가된 도축장에서 잡아야 하고, 돼지까지는 자가소비용 도축이 가능하였는데, 돼지만 해도 덩치가 매우 크고 피나 오염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농가나 집에서 직접 잡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된다.

전세계적으로 일단 개인 도축은 금지하지만, 대도시 외곽이나 시골에서는 무척이나 많은 개인 도축이 이뤄지고 있다. 할랄 푸드에 나오듯이 이슬람이나 코셔 푸드같은 유태교,힌두교같은 종교적 의식으로 도축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그냥 고기 먹느라 도축하는 게 허다하며 전세계적으로 많다. 한국조차도 90년대 초반만 해도 소나 돼지 도축장을 개인이 운영하면서 위생상 문제가 컸고, 수입 고기가 들어오면서 법적으로 개인 도축장을 금지했지만 2000년 초만 해도 대도시 외곽에서 개나 닭 도축이 종종 벌어졌고, 지금도 시골에서는 종종 벌어진다. 하여간 불법이 아니니까 막을 방법도 없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도축을 막자면 여러 논란이 오고간다. 한 시골마을에서 닭을 도축하는 걸 도시 귀농자가 반대하자 그 마을 사람들은 코웃음치면서 "대도시에서 그래, 개인이 물고기나 게나 오징어도 살아있는 거 토막내어 조리해 먹는건 괜찮고? 다같은 생명인데 개나 소나 돼지나 닭같이 큰 동물만 생명이라는 거야?"라고 무시한 일화도 있다...

유대인들의 경우 도축을 랍비가 담당한다고 한다. 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어려운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유대인들은 피를 먹는 걸 금기시 하므로 최대한 피를 빼야 하는데, 이것 역시 기술이 많이 든다.[3]

육식을 주로 하는 몽골에서는 유목민들은 어린이들까지 새끼 양이나 염소 잡는 것을 마치 라면 끓이듯 쉽게 해치운다. 찌르고 가죽 벗기고 내장 빼고 토막쳐서 물에 넣고 삶는 게 전부라서 그렇다. 몽골에선 전통적으로 도축 후 피 빼는 과정이 없다. 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불길하게 여기기 때문. 아랍/유대인과는 반대다. 작업이 간단하지만 그 탓에 고기에서 누린내가 엄청 난다고 한다.

과거 한국에선 백정들이 소나 돼지를 도축할 때는 승려가 참석해서 가축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염불을 해주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명색이 산 목숨을 끊는 행위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풍습. 근대화 과정 속에서, 특히 한국전쟁 이후 백정이란 신분 자체가 사라지고 도축/정육업자들이 일반적인 기술자로 인식되면서 사라진 풍습이다.

1.3 방법

도축은 동물을 아무렇게나 마구 죽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도축 역시 다른 전문직 못지않게 전문성을 요구한다. 특히 잘못 도축하면 여러가지 문제로 육질이 심각하게 떨어지며 심지어는 사람이 먹지 못하는 수준의 고기가 나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도축은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전문 도축가가 해야 하며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도축해야 한다.

  • 소나 돼지같은 거대가축의 경우 도축 대상이 자신이 도축당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해서는 안된다. 만약 도축대상이 자신이 도축된다는 사실을 눈치챌 경우 겁에 질려서 마구 울고불고 날뛰게 되며 이 때문에 해당 도축대상과 힘겨루기를 하거나 현장에서 죽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죽은 동물은 처리하기도 어려운 데다 육질이 뻣뻣해져서 맛이 없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도축대상을 단 한방에 기절시키거나 죽인 후 식용으로 거의 쓰지 못하는 머리[4]를 분리하기 위해 참수를 한 뒤 고기를 가공한다. 단, 닭같은 소형 동물이나 일격에 기절시키기 힘든 동물은 예외.[5] 실제로 한국에서 도축당할 처지의 소가 탈출한 적이 있었는데 그 소를 제압하는 방식이 너무나 잔혹해서 경찰도 " 아 그쯤 합시다 " 이러면서 혀를 찼을 정도였다. 왜 경찰이 저런 말까지 했냐하면 쇠꼬챙이로 양 눈을 후벼서 장님으로 만든 뒤 트럭에 태워 데려가서 그렇다.
  • 과거에 전기충격기 같은 것이 없던 조선시대 이전에는 도축 전용 망치로 소나 돼지의 정수리를 정확하게 단 한방을 때려서 기절시키는 것이 백정의 기술이였다. 바람의 파이터라는 만화에서 이를 자세히 묘사하는데, 망치로 머리를 쳐서 기절시킨 다음 옆에 있는 다른 자가 정과 망치[6]로 머리에 구멍을 내고 또 옆에 있는 자가 철사를 넣어 를 휘저어 죽였다고 한다. 동물들은 대부분 생명이 질긴데다 소 같이 덩치가 큰 동물들은 죽기 전에도 난동을 부리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반항해서 다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현대에는 이 역할을 전기충격기가 대신하고 있으며 간혹 볼트건도 사용한다. 도축 전 가축에게 심하게 심리적 충격을 주거나 놀라게 하여 난동을 부려 근내 출혈이 일어나면 아무리 A++등급 감이던 가축의 고기도 판정이 등외로 떨어지므로, 도축장까지 수송과 도축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 산채로 도축대상을 구타하는 것은 완전히 바보짓 중에서도 상 바보짓이다. 이렇게 도축하면 도축대상은 온몸에 피멍이 들어서 죽게 되는데 피멍이 들면 고기에서 피가 빠지지 않아서 육질이 최악 수준이 되어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지경까지 추락하고 만다. 고기를 두들겨서 육질을 좋게 하는 방법은 도축이 끝난 이후 피를 완전히 뺀 후에 두들겨야만[7]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 도축한답시고 살아있는 동물을 패는 건 동물학대일 뿐 아니라 육질을 최악으로 떨어트리는 아주 나쁜 행동이다. 고려시대에는 불교 때문에 육류의 수요가 많지 않아 도축기술이 서툴러서 사신들에게 대접할 때 네 발을 묶어 불에 넣어 죽이는데, 불에 넣어도 안죽으면 가축을 때려잡거나 높은 곳에 떨구는(…) 짓을 했다고 한다. 심한 경우 장이 터져 배설물 냄새가 고기에 배는 바람에 사신들이 도저히 먹지 못했다는 말이 있다.
  • 도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방혈이다. 참수를 하건 동맥을 절단하건 대개 거꾸로 매달아 신속하게 피를 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관과 근육속에 남아있는 피가 부패하면서 고기질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먹을 수 있는 기간이 극히 줄어들게 된다.
  • 방혈을 하면 고기는 참수 후 가죽을 벗기고 발목과 꼬리를 자른 뒤 내장을 분리하면 1차 가공이 완료된다. 돼지고기 등 별다른 가공 없이 가죽도 함께 먹을 수 있는 고기는 굳이 가죽을 벗기지 않는다. (면도를 하거나 불로 지져 털을 제거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소고기도 머리 부분은 가죽을 벗기지 않는다.) 도축장에서는 이 상태로 도매상으로 넘어가며, 도매상에서 다시 부위별로 재가공을 하게 된다. 내장은 따로 가공되어 순대곱창 등으로 사용된다. 닭의 경우는 참수 후 발묵을 자르고 털을 뽑고 내장을 분리하면 1차 가공이 완료되는데, 2차 가공이 아닌 그대로 조리해서 먹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닭을 2차 가공하는 경우는 튀김을 하거나 닭볶음탕을 만들 때 정도.

2 자전거 속어

자전거 완성차를 구성하는 각 부품의 공장도 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차이를 노려서 새 완성차를 분해해 부분품으로 파는 행위. 국산이나 마이너 브랜드의 부품 구성이 좋아 가격 대 성능 비가 높은 자전거가 주로 목표가 된다. 법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지만, 비난 받는 행동이다. 특히 가게에서 자행할 때엔 완성차 공급사가 좋아할 리가 없다. 천만 원 대 고가 자전거의 경우, 도축해서 팔면 백만 원 이상 더 남기도 한다.

자전거 항목 참조
  1. 목장이 일부 있긴 하나 캥거루 고기 공급의 대다수는 사냥이다.
  2. 재래시장에서 생닭을 직접 잡아서 파는 경우나, 교외의 농장을 겸업하는 식당에서 닭이나 오리 등을 바로 도축해서 요리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3. 이슬람인들의 사례인 '할랄 푸드' 항목을 참고해도 좋다. 할랄이나 코셔나, 종교적 의미를 제한다면 그 의식의 과정과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4. 우리 나라 얘기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돼지 머리, 소 머리도 다 먹는다. 돼지나 소나 피를 빼내기 위해 베는 곳이 경동맥이므로 목을 일부 베기는 한다.
  5. 요즘은 전기로 기절시킨 뒤 도살하는 '전살법'을 주로 사용한다.
  6. 망치의 이름은 촛대이다. 저승가는 길을 밝혀준다나
  7. 돈까스를 만들때 고기를 두드리는것을 생각해보면 쉽다. 근섬유를 짓이겨 부드럽게 만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