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데이터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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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IDC

Internet Data Center

1 개요

인터넷과 연결된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이다. 라우터, 서버 등으로 구성된다.

라우터가 인터넷을 구축하는데 가장 중요하다면, 서버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데 가장 중요하다. 물론 서버가 라우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은 안 중요하다.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인터넷과의 연결을 고속화하고 지리적으로 중앙집중화 시킬 필요가 있을 때 설립된다.

요즘엔 IDC라기보다는 데이터 센터라고 부르는 편이다. 서버 호텔이라는 표현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데이터 센터는 CDC(Cloud Data Center)라고 하는데 이 역시 일반적으로는 데이터 센터라고 지칭한다. 최근의 데이터 센터들은 이러한 기능을 모두 포함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CDC라고 하면 대부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2 IDC의 설계지향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서버들을 한 곳에 모아놓는 편이 유리하다. IDC 는 서버가 요구하는 모든 자원을 건물 자체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항온항습이 유지되는 공조기, 먼지를 제거하는 에어필터, 이중화 전원 및 전원안정화 설비, UPS시설을 통한 정전 대비, 저지연 고대역 네트워크, 보안 및 기술지원 인력 등을 제공한다.

IDC 건물은 이런 요구사항을 달성하려 일반 사무실이나 공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어진다. 예를 들어 발열량이 엄청난 서버의 열을 신속하게 식히려 공조 설비가 건물 설계시부터 대규모로 반영된다.

요즘은 박리다매 식의 업체가 대세가 되어 입주비가 많이 싸졌다. 30메가 회선[1]에 월간 5만원 하는 곳도 있다.

3 온도와 IDC

IDC 입주 시 많은 공간을 점유하는 서버에게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한다. 서버들이 소비하는 전력량은 입주 면적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소비 전력으로 비용을 책정하지는 않는다. 대신 상면 공간 단위로 가격을 책정하게 된다. 공간 단위는 U단위이며(랙형 서버 기준) 가장 작은 단위는 1U이다(블레이드 서버는 예외). 1U서버가 2U서버보다 성능도 나쁘고 가격도 비싼데도 팔리는 이유다. 따라서 IDC에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는 가능한 적은 상면 공간에서 최대의 효율을 내려고 한다. 때문에 IDC에 입주하는 서버들은 전력 소비량이 엄청나며 대개 1000W내외의 전력을 소비한다. 이는 고스란히 발열로 이어진다.

이 발열을 냉각하는 공조 설비 설계가 IDC의 핵심 역량이 된다.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체 전력에서 냉각에 들어가는 전력이 얼만지를 알아보는 지표를 PUE라고 한다. PUE =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한 모든 전력 / 서버가 사용한 전력량이다. 낮을수록 좋고 이론상 최저 값은 1.0이다. 구식 데이터센터는 2.0~3.0사이를 왔다갔다하고 페이스북 데이터센터가 1.07이라는 경이적인 PUE값을 달성한 바 있다. 아주 추운 지방에서 자연풍냉각방식 데이터센터를 사용해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안 틀고 운영한 덕분이다. 저 0.07은 전등이나 사무실 집기 등이 소비한 전력량이다. 여러모로 대단한 데이터센터.

과거 데이터센터는 방 전체를 냉각하는 폐쇄회로 냉각 방식을 사용했다. 또 평균 18도에서 20도 사이를 유지했다. 과도하게 낮은 온도 역시 서버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특히 모터를 이용해 구동하는 부품들의 베어링이 냉각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SSD가 아닌 저장장치를 이용하는 서버들은 HDD 의 플래터가 열수축에 의해 데이터 위치 오류가 발생하여 하드디스크가 정지, 서버 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식 설계에 실내온도를 낮게 운영하도록 책정한 IDC라면 한여름에 파카 입고 손 호호 불어가며(...) 작업하는 진귀한 그러나 작업자 입장에서는 빡치는 경험을 해야 할 것이다. 2016년 현재 이런 IDC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에는 외부 공기를 이용한 냉각 방식이 대세다. 냉복도와 열복도를 분리하고 열복도에 쏟아지는 뜨거운 공기를 모아서 데이터센터 바깥으로 배출하는 방법으로 전력소비를 낮춘다. 입지 자체를 추운 곳에 선정해서 이득을 보기도 한다. 서버실을 섭씨 30도 정도로 유지해 냉각 비용을 낮추기도 한다.

최신 설계의 데이터센터는 25~30도를 유지하므로 장비 실어다 올리고 부품 좀 교체하다 보면 등줄기에 땀 몇방울 흐르는 정도다. 사실 작업자에게는 온도보다는 귀가 멍멍해질 정도의 팬 소음(서버들의 냉각팬 및 공조기 소음)과 전자파 샤워의 압박이 더 크다.

4 정전과 무관한 IDC

정전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서버가 물리적인 대미지를 받거나 고장날 확률은 낮다. 부팅 스크립트가 잘못 만들어져 있어서 부팅을 못 하는 서버가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전원 복구와 함께 자동 재부팅 및 복구 절차를 진행해서 약 10분에서 3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 정상화된다.

하지만 PC처럼 1분 이내에 부팅이 끝나질 못하고 RAID어레이 초기화나[2] 서비스 기동 스크립트 등이 시간을 꽤 소비한다. 1초 정전으로도 약 10분 이상의 시간은 무조건 날아간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셧다운된 서버 중에 금융권 서버라도 들어있었다면 IDC가 물어내야 하는 배상금은 대략 조 단위. 따라서 IDC는 회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절대로 정전되면 안 된다. [3]

IDC는 이중 삼중의 전원 백업을 한다. 둘 이상의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으며, 그것도 모자라 자체적인 UPS가 이중 삼중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서버 하나를 백업하는 유닛 단위의 UPS, 서버실 단위를 백업하는 배터리 기반의 Static UPS, 그리고 IDC전체를 백업하는 다이나믹 UPS(발전기 장착 사양)를 장착한다. 이 중 유닛 단위 UPS는 입주한 기업이 원가절감을 위해 생략하는 추세다. 데이터센터가 죽어버렸는데 서버 혼자 살아봤자 네트워크가 죽으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구글은 아예 서버와 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므로 서버 내부에 배터리를 달아버려 최악의 경우에는 서버 내부 배터리로까지 견딜 수 있게 한다. 참고로 전세계 서버 출하량 통계에 구글 자체 제작 IDC용 서버를 포함하면 다섯 손가락 안에서 왔다갔다할 정도다.

서버실 단위의 정전은 IDC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서버 일부가 고장나서 타버리는 바람에 합선을 일으킨다든지(랙 단위로 전원이 차단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더 넓은 범위가 셧다운) 공조기 고장으로 열배출이 불가능해져서 방 하나 분량을 강제 셧다운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금융권 서버가 셧다운 되면 배상금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IDC에서도 클래스를 나눠서 강한 보호를 제공하는 클래스는 돈을 더 받는 등으로 차별화한다.

다른 분야에서는 에어컨 따위에 UPS를 물리면 바보짓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IDC에서는 서버를 꺼서라도 냉각기에게 우선적으로 전력을 보낸다. 왜냐면 서버가 50도 이상 뜨겁게 달아오르면 물리적인 대미지가 가기 때문이다. SSD는 데이터가 증발할 것이고 CPU도 수명이 깎일 수 있다. 온도가 100도 이상 오래 유지되면 전선 피복이 녹아내리면서 화재가 발생한다. 이런 사태까지 가면 시설이 망가져 데이터센터의 생명이 끝난다. 자연풍 냉각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냉각기가 선풍기와 마찬가지인지라 전력 소비량이 적어 냉각기의 우선 순위가 높지 않다. 그러나 구식 데이터센터는 서버의 전력량 이상의 전력이 냉각기 돌리는데 쓰이므로 냉각기의 우선순위가 중요해진다.

5 개인 서버 vs. IDC

오늘날 기술의 발전으로 개개인 역시 서버를 소유하고 자기 집에서 웹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에는 장단점이 있다.

  • 자가 소유가 유리한 경우

- 보안이 극도로 중요한 내용은 IDC에 두면 안 된다. 기업비밀 중에는 하드디스크 하나에 담을만한 내용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도 있다. 국가기밀 역시 마찬가지이다.

  • IDC가 유리한 경우

- 전기요금, 접속속도, 접속자가 몰리는 상황, 돌발상황 등 모든 면에서 유리

6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IDC

데이터 센터는 정전에만 강하고 지진이나 핵폭발에는 견딜 수 없다. 군용 데이터센터는 핵 직격만 아니면 살아남을 정도로 강하고 튼튼하며 자체적으로 방공호 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그렇지 않으므로 아포칼립스 상황에 IDC로 피신하기는 현명하지 않다. 그러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는 좋은 피난처다. 아예 핵방공호에다 IDC를 만들기도한다.

정부가 발전소나 댐 같은 국가기반시설과 동급으로 간주해 보호할것이다. 통신망이 집중된 곳이라 정보 습득이 매우 빠를 것이다. 자체 발전기가 있으니 전기와 연료 걱정이 적다. 공조 시설 덕분에 덥지도 춥지도 않는 쾌적한 환경에 있을 수 있다. 공조기의 필터 시설이 바이러스까진 무리여도 박테리아나 포자 정도는 방어한다. 격오지에 있는 데이터센터는 정수 시설 등 생활 관련 설비도 자체조달 방식이라 식량만 어떻게 해결하면 거점으로 삼아도 된다.

기본적으로 보안시설이라 외부인의 침입(좀비라던지)에도 저항할 수 있다. 공간도 널찍하다. 공기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풀가동 중인 데이터센터도 빈 공간이 상당하므로 합판 등으로 쉽게 벙커 베드를 만들고 대량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인력, 식량 빼고 거의 모든 게 다 갖춰진 게 IDC다. 화학플랜트가 아니라서 화재가 났어도 국지적일 확률이 높다. UPS를 분해하면 엄청난 양의 배터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모바일 기기(무전기 등)를 대량으로 운용해도 부담이 없다. 대부분의 IDC가 냉각수 냉각 방식을 보조적으로 사용하므로 생활용수 수급도 어렵지 않다. 식수야 추가정수할 수 있다. 피복류도 서버실 안쪽이 항온항습이므로 밖에 나갈 사람들에게 몰아주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국제 인터넷망과 직통으로 연결되고 위성 링크도 당연히 있는 건물이라 외부와 연락을 취하기도 쉽다. 식량만 확보할 수 있다면 정식 방공호에 맞먹는 강력한 요새가 된다. 물론 전쟁에는 건물이 그리 튼튼한 편은 못 되므로 피하자. 어디까지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유용하다. 무기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소수의 인원만 피신했다면 마트보다도 나쁜 선택이 된다. 시설이 거대하므로 거점을 방어하고 운용하려면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식량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혹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면 이곳을 이미 거점으로 개조하고 피난민을 받고 있을 것이다. 의심 살만한 짓 하지 말고 평범하게 접근하면 군부대 입장에서도 시설을 유지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므로 받아줄 수도 있다. 단, 평범하게 접근하도록 주의에 주의를 거듭해야 하며, 부대 측에서 민간인의 접근을 거부하면 즉시 물러나야 한다. 어디까지나 해당 부대장의 재량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식량 도움을 얻기 위해 부대에 접근하다가 사살당하는 예는 많다.

  1. 속도가 아니다. 추가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대역폭이 30메가라는 것이다. 보통 회선은 1Gbps를 제공한다.
  2. 하드디스크가 주렁주렁 달린 레이드 어레이는 하드 디스크에 시간차를 줘 기동시킨다. 안 그러면 전력량 과다로 또 차단기 떨어진다. 근데 이 어레이는 모든 디스크가 기동하고 나서야 초기화가 끝나고 부팅을 시작하기 때문에 PC보다 기동 시간이 훨씬 늦다. SSD 어레이는 예외.
  3. 물론 대기권 바깥에서 EMP가 터진다든지 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