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1 냉방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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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개요

모터로 날개(팬)를 회전시켜서 바람을 일으키는 냉방 기계. 여름철 우리의 단짝친구

인체 주변의 공기는 체온으로 인해 덥혀지기에 보통 기온보다 높다. 이때 바람이 분다면 체온보다 낮은 공기가 유입됨과 함께, 증발로 인해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이 원리를 사용한 전통적인 도구로 부채가 있고, 선풍기는 이를 바탕으로 하여 기계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땀의 증발로 인한 냉각 효과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만약 체온보다 기온이 높다면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선풍기는 뜻하지 않게 온풍기가 될 수도 있다. 습도와 관련하여 이와 비슷한 부작용이 냉풍기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날 우리들에게 구원을 주는 매우 고마운 기계. 요즘은 에어컨의 위상에 줄어든 감도 있지만 전기가 적게 들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곳에서 사용된다(선풍기는 한달에 720시간을 돌려도 전기료가 3000원도 안 나온다). 당장 선풍기의 전력 사용량은 40~50W인데, 에어컨은 최소 1000W에 많으면 4000W까지 치솟는다. 전기 풀가동 에어컨 대비 최소 20배, 많으면 100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외에도 여름에는 헤어 드라이어 대용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가동하면 에어컨이 방의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해주고, 선풍기는 그런 쾌적한 온도를 빠르게 순환시키는데다 낮은 온도의 공기를 지속적으로 부채질을 해주기 때문에 에어컨 단독으로 작동시키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또한 에어컨을 중간에 꺼도, 실내온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선풍기만 가동시켜도 충분히 시원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도 절약할 수 있다. 즉 두 기계의 궁합은 정말 최강이다. 냉풍기와의 궁합은 최악이다. 또한 얼어죽을수도 있다.

보통 전기로 작동되는 물건만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스털링 기관으로 돌아가는 Jost Hot Air Fan이라는 물건이 1892년에 발명되었고 발명된지 10년뒤에 영국, 미국, 독일, 인도 등지에서 잔뜩 팔린 바 있고, 줄을 잡아당기고 다시 되감아지는 힘으로 작동되는 반수동 물건 또한 만들어져 팔린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역사가 길다는 것.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전기 콘센트가 아닌 USB에 꽂아 쓸 수 있는 선풍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개발된지 오래된 제품이다보니 예전 제품과 지금 제품에 차이가 있다. 요즘 선풍기는 같은 크기라면 1970 ~ 1980년대 제품에 비해서 풍력이 많이 떨어진다. 물론 요즘 선풍기들은 모터의 성능은 더 발전되긴 했지만 소음 문제로 예전에 비해 바람이 약간 약하다. 옛날 선풍기는 지금에 비하면 소음은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또는 그만큼 소음을 낮추기 힘들었기 때문에 소음은 요즘과 비교하면 거짓말 좀 보태서 헬리콥터 수준이었다. 대신 옛날 선풍기는 요즘처럼 플라스틱 제품이 아닌 받침 프레임까지 철제로 만드는 경우도 많아 무겁긴 해도 더 튼튼하고 중심잡기 좋고 소음도 신경쓰지 않았으니 출력이 강한 모터를 맘 놓고 올려 바람이 강할 수 밖에... 그리고 복잡한 기능 없이 버튼을 눌러서 켜고 끄기만 하면 되는 구식 선풍기의 경우 모터가 맛이 가지 않는 이상 거의 고장날 일이 없는 엄청난 내구력을 자랑한다. 따라서 1980 ~ 1990년대에 나온 제품이 아직까지도 현역으로 돌아가고 있는 경우도 보이며 심지어는 1970년대는 물론이고 1960년대 제품도 현역으로 쓰인 경우도 있다(!)[1]. 오히려 전자 타이머나 리모콘을 이용하는 제품들이 수명이 짧다. 종종 인터넷을 찾으면 1900 ~ 1910년대에 만들어진 미국산 선풍기를 보여주면서 100년이 넘어도 여전히 끄덕없이 잘 작동된다고 하는 것도 찾아볼 수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삼성전자이나 LG전자 같은 국내 대기업이 직접 제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비디오 데크와 마찬가지로 생산라인을 없애고 주로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OEM으로 팔기도 한다. 그나마 신일산업, 오성사, 카이젤(kaiser)이나 한일전기같이 중소기업으로 오래전부터 꾸준히 선풍기를 만들던 업체들은 여전히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오히려 선풍기의 품질과 위상은 삼성, LG보다 신일, 한일이 더 인정받는다. 사실 LG의 경우는 금성사 시절 까지만 해도 히타치와의 기술 제휴 및 국내 최초로 선풍기를 만든 제조사[2]의 명성에 걸맞게 무식할 정도로 튼튼한 내구성과 엄청나게 센 바람으로 모터 들어가는 제품 하면 금성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던 주역이었고 국산 선풍기 중에서 가장 높게 쳐주던 시절도 있었으나, LG전자로 사명이 바뀐 1990년대 중후반 이후 부터는 하향세를 걷다가 어느새 선풍기 생산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2015년 현재 신일산업은 국내제조 (대개 국내 제조는 중국제 보다 견고하고 날개가 4엽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보다 중국제 OEM으로 생산을 주로 이루고 있어서 판매업자들이 신일은 국내산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선풍기의 경우는 국내산 선풍기 중에서는 그다지 쳐주지 않았던 물건이었고 LG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 생산을 종료하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생산 종료와 함께 아예 선풍기 판매를 접어버린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현재는 중국산 OEM(주로 중국 Airmate 제품) 선풍기를 수입하면서 끈질기게 명을 이어가고 있다.

바닥에 세워놓는 스텐드형 선풍기 뿐만 아니라 벽에 붙이거나 천장에 붙이는 선풍기도 있다. 그러나 벽이나 천장에 붙이는 선풍기는 에어컨의 보급으로 인해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것들은 가정집보다는 교실이나 군대의 생활관[3]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일본의 오래된 전철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4]
지금은 사라진 비둘기호 열차도 여름에는 천장에 설치된 선풍기로 냉방을 하며, CDC 동차에서는 지금도 보조송풍기로 천장형 선풍기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팬선풍기 외에 타워형 선풍기도 있다. 말그대로 세워서 사용하며 팬은 원통형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손가락 부상의 위험은 적지만, 풍량이 아무래도 일반 팬방식보다 좀 딸리고 세로(혹은 가로)로 넓게 바람이 나오다보니 화력…이 아니고 바람을 집중시키는 면에서도 뒤처진다. 또한 2010년대부터는 엔틱 인테리어가 퍼지면서 전체가 철로 된 선풍기도 대중화되었다.[5]


타워형 선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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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선풍기. 손가락이 다칠 위험이 일반 선풍기보다 더 높다보니 안전망도 더 촘촘하다. FNaF시리즈 단골손님.

5엽 선풍기가 3엽 선풍기보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1.2 각종 응용법 및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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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지 마세요
돌아가는 팬에다 아~~ 소리를 내면 목소리가 재밌게 변하며[6] 가끔 그러고 노는 초딩들이 있다.물론 국딩도 예외는 아니었다(..).중딩이상도 예외는 아니다 가끔 성인도.... 정신세계가 좀 독보적인 인간의 경우 고딩 때도 이 짓을 한다(예: 오사카). 일본에선 이 놀이를 우주인 흉내(宇宙人ごっこ)라고 한다. "우리들은 우주인이다~"(我々は宇宙人だ)라고 선풍기를 향해 말하는 게 포인트. 전기오르간의 로터리팬 효과가 이것이다. 말 그대로 회전하는 팬에 소리를 통과시키는 것으로, 회전속도에 따라 음색이 변화한다.

이게 있으면 선풍기 에어컨이라는 냉방법을 쓸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 컴퓨터 본체 갤러리에서 제창된 획기적인 신종 냉방 이론이다. 선풍기 목을 최대한 길게 올린 후 창문 밖을 향해 놓는다. 이 때 선풍기 밑에 받침을 놓아서라도 선풍기의 바람이 나가는 곳이 창문의 높은 쪽에 위치하도록 한다. 과학 기본 지식인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온다는 것에 기초하여, 방 안의 더운 공기를 선풍기가 빼내고 반대로 찬 공기가 창문 아래쪽을 통해 유입되게 한다는 것. 실제로 그냥 선풍기 돌리는 것보다 훨씬 시원하다고 한다. 스펀지에도 나왔다!

사실 환풍기와 같은 원리인데, 일종의 강제 환기인 셈. 배기팬 하나만 장착된 저가형 pc 케이스를 떠올려보자. 밀폐된 공간 안에서 쿨링팬을 통해 밖으로 바람을 빼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케이스 내부의 압력상태가 자연히 음압(negative pressure) 상태로 변하면서 슬릿을 통해 바깥의 찬 공기를 빨아들이게 된다. 이와 같이 선풍기를 pc 케이스의 배기팬처럼 사용해서 방 안의 더운 공기를 배출함으로써 창문 밖의 찬 공기를 빨아들이는 원리이며, 당연히 선술한 pc 케이스와 같이 방문을 닫아서 방 안을 최대한 밀폐된 상태로 만든 뒤에 실시해야 창문 밖의 공기를 제대로 빨아들일 수 있다. [7] 또한 실외 온도가 떨어지는 저녁~밤 시간대에 활용하면 더욱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8] 특히 자취방이나 기숙사 방처럼 좁은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 경우 모터의 발열로 인해 실내 온도가 급상승하기 쉬운데 창가에 놓고 틀면 이런 일이 없고 오히려 공간이 좁을수록 효과가 더 좋다. 창가에 놓고 돌리기 편하도록 사각형의 납작한 모양으로 나오는 선풍기들도 있다. 방충망이 허술할 경우 벌레들도 바람을 따라 떼로 몰려 들어온다는 단점이 있다.울라라

선풍기의 대부분은 팬이 회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끔 어린아이나 애완동물이 팬 돌아가는 데에 손발을 넣었다가 크게 다치는 사고도 생긴다. 그래서 선풍기에 안전망이 붙어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드문 경우지만 회전하는 팬에 이물질을 끼어넣는 장난을 하다가 팬이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안전망이 없으면 파편이 바로 사람에게 날아간다. 그러므로 먼지가 많이 걸리고 때가 껴서 귀찮다고 안전망을 제거하면 안된다.

모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선회와 착륙을 방해 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옅게 해준다거나 체온을 낮춰주는 식으로 모기의 관심도를 낮춰준다고 한다. 걍 약풍만 써도 효과가 있다. 날개에 빨려들어가서 잡히는 모기는 보너스. 체감상으로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 중 하나.

1.3 날개 없는 선풍기

이름 그대로 선풍기의 날개 부분 없이(!) 바람을 내보내는 선풍기. 하지만 뜯어보면 안에 날개가있다...

1.4 기타

대한민국에서는 밤에 창문을 닫고 밀폐된 공간에서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잘못된 언론의 보도로 인해 만들어진 도시전설이다. 선풍기 바람은 실내 공기를 환기시키기는 해도 사람을 질식시키지는 않는다. 오히려 선풍기는 이로운 도구라고 할 수 있는데 시끄러운 도심의 소음을 막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존슨 홉킨스 대학교 연구진이 280명을상대로 실험한 결과, 잠자리에 들기 전 약 30분~1시간 동안 선풍기를 켜 놓고 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렘 수면 상태에 도달했고, 장기간 깊은 수면 상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선풍기 사망설 참조.

선풍기를 튼 채 아이스크림이나 빙수 등을 먹으면 더 빨리 녹는다. 얼핏 시원한 바람이 분다는 인식과 증발 작용으로 인해 온도가 내려갈 것 같지만, 문서 도입부에서 설명된 선풍기가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원리와 같이 선풍기의 바람 자체가 시원한 것은 아니다. 차가운 물체 주변의 냉각된 공기를 그보다 높은 온도의 공기로 계속해서 대체시키기 때문에 더 빨리 녹는 것이다. 사람의 체온은 대개 대기의 온도보다 높거나 비슷하기 때문에 바람이 시원하다고 느끼지만, 빙과류의 온도는 여름철 대기에 비하면 매우 낮기 때문에 빙과류의 입장에서는 같은 바람도 엄청난 열풍이다.

둘리는 선풍기의 날개를 프로펠러삼아 하늘을 날기도 했다.

2 야구 은어

야구경기에서 헛스윙으로 삼진을 당하기 일쑤인 타자들에게 붙이는 은어. 방망이로 바람만 일으킨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사실 휘둘러서 바람을 일으키는 원리는 선풍기보단 부채가 더 맞는것 같지만 넘어가자

한 방을 노리는 슬러거 타입의 선수들에게 보통 붙는 별칭으로 헛스윙 또한 '선풍기질', 혹은 '풍기질'이라 부르며 욕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 선수들은 풍기질 하는 만큼 장타도 많이 따내는 타자들이다. 그리고 이런 타자들이 당하는 삼진은 폭삼(폭풍삼진)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홈런과 삼진은 정비례한다

김풍기 심판과는 관계없다(…). 깐풍기

여담으로 미국 은어에서도 Fan(선풍기)은 헛스윙 삼진을 뜻한다. 일본에서도 선풍기라고 한다.[9] 국경을 초월하는 야구

3 은혼에 등장하는 선풍기

사실 한자로 이름을 적으면 "전봉기"지만 "선풍기"와 일본어 발음이 동일하기에 사카타 긴토키는 영락없이 속아서 이 기계가 1번 항목의 그건 줄 알고 관련돼서 고생했다.

돈을 찍는 무시무시한 기계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선풍기라 할 수 있지만 사실 찍어내는 돈은 위조화폐(…)이다.

이 에피소드가 나온지 한참 후 이와 비슷한 말장난이 한 번 더 나왔다. 사카모토의 쾌원대가 거래할 '감전혈'[10]을 도둑맞아 찾아나서는 에피소드로, 이 물건 역시 한자로 쓰면 '감전혈'인데 이것 역시 건전지와 일본어 발음이 같다.
  1. 일본 제3섹터 철도의 천장형 선풍기를 쓰는 오래된 중고 전동차에서는 일상이다.
  2. 금성사가 두번째로 만든 제품이 선풍기였다. 1960년 생산된 GS-12A가 해당 제품이다.
  3. 군대의 생활관들은 아직도 여름을 천장형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는 곳이 절대다수다. 여름에 고장나면 그야말로 지옥이 연출되기도.
  4. 주로 도큐, 도쿄메트로, 게이세이 전철의 구형 전동차들.
  5. 이전에는 이런 선풍기는 국내에서는 주로 촬영 소품용이어서 일반인이 쉽게 구하기는 좀 힘들었다.
  6. 음성학적으로는 후두개 전동음(/я/)으로 정의한다.
  7. 방문이 열린 상태에서 실시할 경우 압력평형을 이루기 위해 창문 밖에서 유입되는 찬 공기의 흡입량이 줄어들면서 그 분량만큼 (아마도 방 안의 온도와 비슷할) 거실의 공기가 유입되므로 방 안의 온도 자체를 내리는 데에는 별 소용이 없다. 마찬가지로 pc 쿨링도 흡입되는 공기 자체를 차게 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쿨링팬은 냉각핀 주위의 과열된 공기를 배출하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를 전달하여 열교환을 돕는 도구일 뿐 냉각의 주된 매개체가 아님.
  8. 다만 실외 공기 온도가 실내와 차이가 나지 않는 열대야일 경우 오히려 더 더워지는... 현상을 경험할 스 있다.
  9. 파워프로 시리즈에서 삼진특성이 진화(?) 하면 선풍기라는 특성으로 변한다(...)
  10. 외관상으로는 그냥 무식하게 큰 건전지였다.